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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영웅전 1 - 몽고의 영웅들
김용 지음, 김용소설번역연구회 옮김, 이지청 그림 / 김영사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3.5
331페이지, 23줄, 27자.
다들 잘 아시는 내용이라 줄거리는 생략합니다.
장춘자 구천기가 강남칠괴를 꼬드기는 장면은 좀 석연찮은데요, 왜냐하면 그 직전까지 구천기는 계속 본인의 오해로 말미암아 상대를 믿지 않으면서 핍박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젠 자기 말을 믿으라면서 상대를 몰아세웁니다. 무슨 내용인지 아시죠? 자기의 친구 둘이 협사인데 그들이 죽었으니 그 유복자를 키우자는 것이지요. 이게 믿을 만한 상대가 한 말이라면 주총이 이의를 제기할 때 협사의 자식을 키우는데 무슨 대가를 바랄 수 있느냐는 말을 할 수 있지만 입장을 바꾸면 그냥 장춘자가 혼자서 임의로 지금까지 남을 의심한 것처럼 장춘자의 말도 혼자 주장하는 것일 수도 있거든요. 즉, 그가 혼자 협사라고 정의했다고 우겨도 될 판이지요. 게다가, 그런 식으로 따지면 남송에 협사가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들을 다 책임져야 할까요? 무려 일곱에게 18년이란 세월을 강요하는 논리 치고는 빈약합니다. 게다가 자신도 나중에 보면 9년 전에야 (일곱 살인) 양강을 발견했다고 통지를 합니다. 그것도 제자를 통해서. 자신은 자기 할 일(전진교의 일)을 다하면서 (또한 양강이 마음에 들지 않아 대충 지도를 한 것 같기도 합니다) 남들에게는 18년 세월을 바치라고 강압하는 것입니다. 소설이니까 주인공 곽정을 위하여 이들 일곱이 희생하는 것은 괜찮으나 그 설정을 뒤집으면 이렇게 빈약해진다는 것입니다.
다른 이야기인데 이평은 보잘것없는 외모를 가졌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군복을 입히면 남자처럼 보이고 그래서 아무도 의심을 하지 않으며, 심지어는 징발되어 짐꾼으로 쓰이기도 하지요. 임신한 몸으로 다니는데도 체구만 작지 남자로 생각이 될 정도였던 것이 작가의 설정입니다.
그나저나 옛날에 보았던 고려원의 것과는 문체가 조금 다르네요. 어느 게 낫다고는 말하기 곤란한 게 벌써 25년이나 지났고, 실체가 없으니 비교불가입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것은 어느 것을 옮긴 것인지 모르겠네요. 파일을 받아 보니 고려원 것이네요. 문체가 다를 뿐만 아니라 내용도 조금 다릅니다. 아마 개정판이라서 작품 자체가 변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둘 다 따로 읽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설정 자체가 바뀐 게 꽤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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