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 2007년 제3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신경진 지음 / 문이당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3.3

 

318페이지, 23줄, 26자.

 

잘 읽힙니다. 그렇습니다. 막힘없이 술술 넘어갑니다. 어느 날 갑자기 전화를 걸어온 전 애인의 제의에 동의해서 강원도 카지노에 돈을 쓰러 간 이야기입니다. 화자는 '나'입니다. 그러니 철저하게 1인칭인 소설이지요. 따라서 다른 사람들의 진심(생각)은 모릅니다. 그냥 내가 판단한 게 전부입니다. '나' 주위의 사람들은 여자가 많습니다. 먼저 전화를 걸어와서 지금 같은 방을 쓰는 (그러나 동침하지는 않는) 수진, 우연히 슬롯머신 옆자리에 앉았다가 이야기를 하게 된 윤미, 산책 나갔다가 만난 7살짜리 명혜, 아직은 젊어 보이는 명혜 엄마, '나'와 이름이 같은 프런트 직원. 그리고 남자가 둘 있습니다. 윤미가 상대해야 하는 의붓언니의 시아주버니뻘 되는 남자, 기훈 선배.

 

작가는 항상 나이가 많아 보이던 수진, 수진의 10년 전 모습을 보여주는 윤미, 20년 전 모습일 것 같은 명혜, 그리고 10년 뒤의 모습일지도 모르는 명혜 엄마를 차례로 보여줍니다. 사이에는 이게 카지노를 무대로 일어난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듯 몇 가지 게임에 대하여 주절거림이 있고요. 뒤쪽으로 가면서 뭔가 전달하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부분에 가면 집중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뭔 소리가 쓰여 있는지 기억에 안 남습니다. 어쩌면 불확실한 자세, 아니 어정쩡한 '나'를 보여주려는 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11027-111027/11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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