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의 행진
오가와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수첩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4.3

390페이지, 21줄, 23자.

이 분 글은 두 번째인가 봅니다. 차분하게 써내려가는 게 특징이라고 할까요?

주인공격인 소녀는 토모코입니다. 12살에 어머니가 대학교 기숙사에 들어가 공부를 하겠다고 하여 잠시 이모(히로미)집에 가서 있게 됩니다. 이모집에는 이모부(에리히 켄)와 이모부의 어머니 로자 할머니(유태계 독일인), 가정부 고메다, 정원사 고바야시, 사촌인 미나코(미나로 부른다)가 있고, 사촌오빠 류이치는 스위스에 유학중입니다. 피그미하마인 포치코가 있다는 것도 하나의 특징입니다. 가난한 시골소녀(오카야마면 그다지 시골은 아니겠지만 교외라니 시골이겠네요)가 부자집에 갔으니 모든 게 놀랄 일입니다. 넉넉하기 때문인지 다들 푸근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미나는 천식이 있고 멀미가 심해 차를 기피하기 때문에 초등학교에 포치코를 타고 등하교 하고 있습니다. 35살인 하마는 이제 할머니입니다. 집에 있는 또 다른 할머니들(로자와 고메다는 83세씩이니 셋 다 언제 죽어도 고개가 끄떡여지는 나이입니다)과 같은 상황입니다. 이모부는 집에 거의 있지 않는데, 처음엔 그 이유를 몰랐지만 프레시 공장에 갔다가 차량배차일지를 보고 내막을 알게 됩니다.(바람은 결국 토모코 때문에 사그러든 것 같습니다) 제목에 미나의 행진이라고 된 이유는 포치코가 어느 날 산불이 있은 다음 죽어서 미나가 홀로 걸어서 학교에 갔기 때문입니다. 그 전에는 포치코가 (미나를 태우고) 행진을 했습니다. 소아천식이기 때문에 아마 크면서 나은 것(으로 설정)으로 보이고 그 후엔 정상적인 삶을 사는 것 같네요. 사실 일시 귀국한 류이치가 혼잣말로 포치코를 타지 말고 혼자 등하교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중얼거리는 장면에서 이것이 이미 시사되고 있습니다.

바람을 피우는 남편, 할일이 없어서 잡지나 책에 나온 오자(誤字)를 찾아서 해당사에 편지를 보내는 게 취미인 아내, 학살당한 원래 쌍둥이 대신 전혀 다르게 생겼지만 반 평생을 같이 한 다른 실질적인 쌍둥이 등이 등장하는 등 인생사가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미나가 성냥갑에 만들어서 넣어둔 짧은 이야기는 장편에 내포된 단편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언뜻 보면 무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본 이야기와 연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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