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3.9

442페이지, 23줄, 25자.

책의 말미에 [안녕, 내 소중한 사람들(전2권)]을 합본하여 재출간한 것이라는 설명이 붙어있습니다. 그래서 제목은 쓰바키야마 과장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세 사람(쓰바키야마 가즈아키, 다케다 이사무, 네기시 유타)의 사연과 얽힌 세상, 그리고 뒷이야기입니다. 쓰바키야마는 백화점의 여성복 담당 과장이고 뇌출혈로 죽었고, 다케다는 야쿠자로서 노점상을 하고 있는데 잘못된 청부로 오인사살되었습니다. 유타는 입양아로서 교통사고로 죽었고요. 그날 죽어 임시분류소(책에는 중유청中有廳, 또는 영혼도착소 Spirits Arrival Center, SAC)에 온 사람들은 재분류되어 극락으로 직행하거나 뉘우치기 위한 강습을 받은 후 극락으로 보내집니다. 위 세사람은 이의를 제기하여 인생을 정리하기 위한 3일간의 유예기간을 받고 다른 몸으로 지상에 내려옵니다. 전체적인 전개는 괜찮습니다. 일본이니까 신도나 불교의 영향으로 종교관은 다르지만 말입니다. 다만, 강습을 받고 죄를 인정한다는 버튼만 누르면 죄가 말소되는 것은 좀 이상해 보입니다. 상당히 너그럽네요. 이런 실상을 안다면 인간세상이 더 험악해지겠습니다. 아마 특정 종교를 빗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었지만 말소단계가 근본적으로 다르니 아니겠지요. 일르 쓰바키야마가 못마땅해하는 것은 어쩌면 작가가 이러한 설정밖에 못하는 것에 대한 우회적 표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무튼 우연히 같은 날 죽은 세 사람이 이런 저런 인연으로 얽혀 있는 것이야 같은 동네이니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겠으나 사후세계도 공무원이란 설정은 좀 허탈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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