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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1 ㅣ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
퍼트리샤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3.4
421페이지, 25줄, 28자.
원제는 postmortem입니다. 문자적으로는 사후라는 뜻인데 'medical examiner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법의관으로 제목을 붙였다'고 되어 있습니다. 번역자는 '부검' 또는 '해부'라고 생각한다고 하는 글이 번역자의 글에 들어있습니다. post는 뒤라는 뜻이고, mortem은 죽음이라는 단어에서 나온 것이므로 원래는 死後가 맞습니다. 대개는 postmortem examination으로 사용하지만 뒤를 생략해서도 사용하기 때문에 부검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의학용어가 그다지 어렵지 않을 텐데도 여러 책에서 번역자가 임의로 붙이는 명칭 때문에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이가 없거나 헷갈리는 상황이 자주 나오는 게 우리 나라 번역물의 실태입니다. 시간을 갖고 관련분야 전문가 몇 사람에게 물어보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미숙한 전문용어는 없어질 것입니다.
버지니아 주 리치먼드에서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 30대의 젊은 여자들이 홀로 있다가 강간 살해되는데 수법이 비슷하지만 조금씩 난폭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당국에 걸리는 공통점은 없습니다. 거리도 10km 정도씩 떨어져 있고, 백인 3에 흑인 하나가 있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법의국장(chief medical examiner) 케이 스카페타가 이 네 번째 사건을 연락 받으면서 시작된 이야기는 5번째 사건을 거쳐 6번째인 본인에게서 끝납니다. 배경이 1990년 직전이므로 지금과 다른 모습들이 간혹 비칩니다.
우리나라에도 medical examiner가 있습니다. 경찰청에서 몇 년 전부터 뽑기 시작했지요. 미국과 다르게 현장에 출동하는 게 주임무인 경찰보조원입니다. 우리나라에선 부검의는 대부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경찰소속 부검의이거나 의과대학 법의학교실원들 또는 대학병원의 병리의들이고, 개업의나 병원에 근무하는 분들도 가끔 의뢰를 받아 처리하는 것으로 압니다. 법의부검을 전담하는 병리개원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무튼 기본적으로는 국가기관의 테두리를 떠난 사례가 많지요. 다시 돌아가서 우리 나라의 medical examiner는 유관 경험이 있는 비의사출신자들로 구성되었다고 압니다. 부검의가 현장에 즉각 출동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서 만들어졌다네요.
케이 스카페타는 독신이면서 사회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자주 몰린 까닭에 - 지금도 직속상관인 장관(보건복지부라고 되어 있는데 미국은 우리랑 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명칭이 다를 것 같습니다. 아마 보건부 같은 것이겠지요.)이나 학창시절에 당한 집단 따돌림 같은 것입니다- 글 자체는 신나게 읽을 수 없습니다. 인간다운 소설의 주인공이 갖는 단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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