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법, 조선 최고의 개혁 -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
이정철 지음 / 역사비평사 / 2010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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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90페이지(끝 페이지 544), 24줄, 29자.

조선 후기에 실시된 대동법에 대한 연구입니다. 논문형식인데 책 수준이니 엄청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본문은 7개 장으로 되어 있지만 앞뒤에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붙고 또 따로 '책머리에' 라는 서론까지 있습니다.

이런 책은 목차가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먼저 수록하겠습니다.

책머리에 - 듣기 좋은 말로는 개혁이 되지 않습니다 : 더 나은 제도와 제도사 연구를 위하여
이 책을 좀 더 쉽게 읽기 위해
한눈에 보는 대동법 성립과정
연표
프롤로그
1부 대동법의 계보
 1장 관행이 변하기 시작하다
 2장 대동법의 원형이 만들어지다
 3장 두 가지 공물변통 방법론이 성장하다
2부 대동법의 정치
 4장 효종시대 : 드디어 대동법이 성립되다
 5장 현종 시대 : 대동법이 튼튼히 뿌리내리다
3부 대동법의 해부
 6장 대동법은 어떻게 운영되었는가
 7장 조선시대 경세론의 핵심을 대동법에서 보다
에필로그
부록-미주, 참고문헌
특별부록-대동사목 내용색인, 인명록, 인물사전, 용어해설, 찾아보기

어떻습니까? 방대하지 않습니까?

대동법을 간략하게 줄이자면 관행에 의해 부과되었던 조세와 공물(진상)을 토지에 의거하여 균등하게 부담시키는 제도입니다. 각지의 사정이 달랐기 때문에 비율은 조정되었지만 결국 결당 12두로 결정됩니다. 대략 처음 논의 후 100년이 걸렸다고 되어 있는데, 사람의 생각이란 시대를 초월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의지가 있은 다음부터 따져야 옳겠지요.

놀라운 것은 조선시대의 토지 단위인 결에 대한 지식입니다. 그 동안은 막연하게 알고 지냈는데 이 책에 의하면 대략 40-50마지기라고 하네요. 얼추 만 평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소출은 전국 평균 200두 즉 20가마입니다. 1마지기에 4-5말이 나왔다는 것이니 큰 수율이 아닙니다. 아주 간단한 비교 예로써 성경에 보면 예수 시대(2천년 전이지요)에 밀에 대한 이야기로 100배, 60배, 30배 이야기가 나옵니다. [로빈슨 크루소]에도 쌀과 보리에 30배 이상의 수확을 자랑하지요. 요즘은 어떤가요? 10a(1000m2)당 466kg라는 기사를 토대로 보면 조선시대에 비해 15배입니다.(아, 이 기사는 수확량이 크게 떨어진 해라고 강조된 것이었으므로 실제로는 20배 정도 차이가 날 것 같습니다. 조선시대는 벼로 계산하고 요즘은 쌀로 계산했을 때입니다. 벼는 도정을 하면 반 정도로 줄어든다고 봐야 합니다. 만약 책에 나온 게 벼가 아니라 쌀이라면 수치를 조정해야 할 것입니다.)
자세히 보면 하나의 정책이 자리 잡는데 신하들과 왕의 의지가 중요하여서 비록 좋아보인다 하더라도 오랜 시일이 지나야 자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전국적인 영향(정치인이 아닌 국민에 미치는 영향)을 끼치는 것에는 용감할 수 없었나 봅니다.
또 하나 저에게 영향을 준 것은 우리나라에는 봉건시대가 없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질적으로는 대동법 전에는 준봉건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수령 등에게만 녹봉이 지급되고 나머지 하급직에는 전혀 책정이 안되었으니 농민들이 그 비용을 대야 하는 구조라면 봉건제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서양이나 일본과 다른 점은 세습이 아니고 중앙에서 파견한 기간제(기간이 짧아서 이런 표현을 사용합니다) 수령이 내려온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후에는 준봉건제에서 중앙집권제로 거의 기울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상업에 준 효과도 있으니 250여 년 간 더 지속된 나라를 뒷받침하는 제도이므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책에 대하여는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럽지만 그렇지 못한 것들이 있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대체로 정리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았고 동일한 내용이 여러번 반복되기도 하였습니다.
주석을 책 뒤에 두지 않은 것은 좋았는데 때로는 다음 페이지로 내용이 넘어가는 등 일관성이 없어서 주석을 볼 때마다 불편했습니다. 게다가 참고문헌 번호는 작아도 볼드체로 되어 있어 잘 보이는데 반하여 주석번호는 크지만 가는글씨체여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읽다가도 지나치기 일쑤였습니다. 반복되는 주석도 있었고, 본문에 나온 것을 몇 페이지 뒤에 주석으로 제시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인물사전은 본문에 포함된 설명과 일치하지 않는 것이 많아서 마치 서로 다른 사람이 만든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용어해설은 궁금했던 것의 절반 정도만 다루고 궁금하지 않았던 것은 다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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