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관한 짧은 이야기
토미 바이어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3.0

279페이지, 20줄, 25자.

보시는 바와 같이 짧지는 않습니다.

로베르트 알만이라는 광고문구를 만드는 전직 뮤지션이 어느날 관행처럼 사오던 로또에 당첨됩니다. 지급액은 620만 유로. 그로부터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서 일어나는 자질구레한 이야기들입니다. 아내에게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싸우게 되어서 기회를 놓칩니다. 결국 아내의 컴퓨터에 있는 프로그램을 업데이트시켜 주러 갔다가 발견한 연서를 보고 아내가 자기를 버렸음을 압니다. 당첨을 통지해준 로또 회사의 직원에게 가벼운 선물(포도주)을 전해주러 갔다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 집을 들릴까 망설이지만 역시 그냥 지나칩니다. 나중에 그날 아버지가 돌아가셨음을 알게 됩니다. 전 동업자 에키가 자기를 골탕먹이고 떠난 것처럼 그 아내 클라우디아를 내팽겨친 것을 알자 (로또 번호는 에키와 같은 번호를 늘 써왔습니다) 그녀에게 로또 당첨을 알려주어 재산분할로 250만 유로를 받아내게도 합니다. 결국 에키가 보낸 청부업자에게 얻어맞아 입원을 해야 합니다만.

달라진 점은 전에는 화가 날 수 있는 상황이 이젠 아닌 것과, 전에는 무관했던 게 이젠 거슬리는 것들입니다. 이 주인공은 금방 거덜날 것 같지는 않네요. 600만 유로면 90억 원 쯤 되는데 저도 그 정도면 오랫동안 풍족하게 살 수 있겠습니다. 죽을 때에는 대부분을 남겨서 애들에게 줄 수도 있고요.

그런데, 이야기는 경쾌하지 않습니다. 일인칭이지만 수많은 잡생각이 드나들기 때문에 지루하기도 하고 우울한 분위가 계속 지속되기 때문입니다. 인생이 대부분 우울하고 또 독일이니까 더 그렇겠지만 그래도 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평이한 느낌으로 본다면 어떠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게 인생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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