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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뒤비의 지도로 보는 세계사
조르주 뒤비 지음, 채인택 옮김, 백인호 외 감수 / 생각의나무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3.6
336페이지.
언젠가 어떤 바람이 불어서 혹평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구입하였습니다. 기실 할인행사를 했기 때문입니다만. 그 비평의 대부분은 우리나라가 소외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원 저자가 프랑스인임을 주목해야 합니다. 제가 자주 느끼기로는 프랑스인은 국수주의자가 많더군요. 프랑스에 대한 언급이 다른 나라를 압도할 정도로. 자연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고, 영국이나 독일처럼 오랫동안 분쟁을 하거나 이해관계가 많은 나라에 대해서는 지면이 할당됩니다. 유럽의 복잡성은 유럽인에겐 초미의 관심사이고 당연한 것입니다. 카프카스 지역의 복잡성도 이에 못지 않습니다만 관심이 적을 테니 한두 페이지에 불과합니다. 옛 유고슬라비아 지역은 유럽의 전쟁에 영향을 많이 미쳤기 때문에 훨씬 많은 지면이 배정되었고요. 결국 특정한 책은 특정인의 지식에 의해 결정되는 게 당연하니 이 책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만 재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략 330페이지 정도의 내용 중에서 유럽이 200페이지입니다. 아시아/아프리카의 일부는 지중해 연안으로 실제적인 유럽 영향권이고 그에 해당하는 지면을 뺀다면 2/3 이상이 유럽 이야기입니다. 순수한 프랑스(다른 데 언급된 것을 뺀)는 무려 24페이지입니다. 아시아/오세아니아가 52페이지, 아프리카가 26페이지, 남북 아메리카가 24페이지인 것을 감안하면 저자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금방 알아볼 수 있습니다. 아시아가 많은 지면을 차지한 것도 사실은 투르크 때문이니 중국이나 일본도 아닌 한국을 언급할 가치는 없겠습니다. 하지만 슬쩍 넘겨다 보는 관점으로써, 그리고 오래간만에 지역이 아닌 세계를 관조하는 시점으로써는 꽤 유용한 책입니다. 저에게는 더 의미가 있는데 많은 역사 관련 책(소설 포함)에서 지도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도대체 어디서 어디로 이야기가 진행되는지 알 수 없었던 것 중 적지 않은 것이 해결되었습니다. 아쉬운 것 중 하나는 인간의 역사는 지형에 따라 좌우되었지만 대부분은 평면적인 면만 제시하였다는 것입니다. 왜 이런 모양의 세력 분포가 나왔는지를 알 수 있는 단서가 없다는 것이지요. 나머진 위에서 언급한 부분들이므로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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