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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군화 - 한울사회문학시리즈 1
잭 런던 지음, 차미례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3.4
297페이지, 28줄, 31자.
얼마 전에 읽었던 [화이트 팽]의 저자가 쓴 책입니다. 설명에 의하면 이런 책을 쓰기 위한 호구지책으로 화이트 팽 같은 동물소설을 썼다고 하네요. 백 년 쯤 지났으니 우리가 신경 쓸 문제가 아니지요.
1908년 작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작가가 겪은 생은 1906년이나 그 언저리까지일 것입니다. 당시의 미국은 암울한 시대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석유왕 록펠러 같은 이가 전횡하던 시기였으니까요. 그런 시대적 배경을 하고 사회주의적인 색채로 쓴 게 이 책인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그후 사회가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여러 주장들이 이제 와서는 적지 않은 나라에서는 표면화되지 않았습니다. 마르크스의 잉여가치설이 중간에 소개되어 있는데 몇 가지 설정상 오류가 있기 때문에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책은 누군가가 오래된 원고를 발굴하여 펴낸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혁명가(의 부인)의 수기와 그에 대한 주석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또한 이야기는 하다가 갑자기 중단되어 있습니다. 쫓기기 때문에 완성하지 못한 것처럼 된 것이지요. 제 생각으로는 작가가 자신의 역량까지만 글을 쓰고 말은 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종결된 시점은 1917-8년 경이니 10년을 미리 당긴 것만 해도 모험이지요.
1912년에 처음 어니스트 에버하드와 애비스가 만났고 1915년에 수감 후 탈출한 전환점이 있는 설정에 모순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몇 년 사이에 한 나라가 어떻게 해서 특정 세력에 의해 좌우될 수 있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역사상 많은 실례가 있습니다.
한글 제목 [강철군화]는 [the iron heel]을 번역한 것인데 원 뜻과 다르지요. 아마 정치적인 의도로 그리 번역된 것 같습니다.
앞의 추천사가 말하는 극찬은 기대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제 시대가 흘러 퇴색한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내용 자체가 아니라 전체적인 구성으로 보자면 읽을 가치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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