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빙벽 1
고원정 지음 / 해냄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2.5

어떤 부대에 있는 영웅적인 두 초급장교(장석천 및 현철기)의 사적을 기리기 위한 추모탑을 둘러싼 음모입니다. 공식적으로 장석천은 잘못 던진 수류탄을 덮쳐 부하를 구하고 순직한 장교이고, 현철기는 탈영병을 설득하다 역시 투척된 수류탄을 덮치고 중상을 입었다가 결국 순직한 장교입니다. 둘 다 제주 출신입니다. 작가가 제주 출신이여서 '제주'를 강조하는 듯싶습니다. 드문 확률이겠지만 동향 출신의 장교가 순차적으로 같은 소대장으로 부임한다는 설정은 이론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겠지요. 그런데 왜 22년간 조용하던 게 갑자기 표면에 드러나기 시작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작가 겸 사회자인 박지섭도 당시 해당 부대원이었다고 되어 있고, 등장인물들의 관계는 매우 복잡합니다. 연결 안된 사람이 없다시피 하네요. 게다가 현직 연대장이 당시 대대 교육관이었고, 당시 대대장은 지역구 국회의원, 두 사건의 생존자 겸 증언자인 최도천 중사의 아들이 인근 부대에 복무중이며 그 이름은 석기(두 장교의 이름을 딴 것처럼 보입니다), 당시 취사선임하사의 아들이 현재 해당 소대장이라는 대목에서는 아연실색할 정도입니다. 프로그램의 작가가 사회자를 개인적으로 공격하는 것이나 PD는 별다른 이의없이 사회자의 생각을 지지하는 것 등도 좀 어색하네요.

아 참 [거짓 우상을 깨부수는 모임]이라는 싸이트에서 장석천은 박민이 떠밀어서 앞으로 나서게 된 것이고, 현철기는 탈영병에게 합류하였다가 몰살당하기 전에 자살한 몇 병사들의 파편에 부상당한 것이라는 설이 올라옵니다. 글중에는 위생병의 증언으로 훈장이 수여되자 거부하기 위하여 자살한 것이라는 주장까지 곁들여집니다.

책 자체에 이르면 더 문제입니다. '고' 대신 '구'를 쓰는 것은 요즘의 잘못된 인터넷 언어 습관일 터인데, 정식 발매된 책에 버젓하게 나오는 것 하며, 중간중간에 이름 뒤에 '씨'를 붙이는 것도 어색합니다. 상황설명시 누구씨라고 하나요? 아니면 누구라고 하나요? 대화를 할 때에는 당연할 수 있겠으나 지문으로 가면 부적절한 사용입니다. 뒷부분을 더 봐야겠지만 일단은 물리적인 이유로 점수가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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