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포
지그프리트 오버마이어 지음, 강명순 옮김 / 작가정신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3.6

실제 인물인 그리스의 여류시인 사포의 일대기처럼 꾸민 소설입니다. 비슷한 형식의 책들을 여럿 접했었는데 사실 이 책처럼 완전히 소설로 꾸미는 게 읽기엔 편합니다. 소설과 역사적 사실을 교차해서 제시하는 것은 조금만 잘못해도 겉돌기 쉽상입니다. 산만해지기도 하고요. 이 책은 소설처럼 썼습니다. 사실 알려진 게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그 점 때문에 몰입하기는 쉽습니다. 레스보스 섬의 주민이란 뜻의 레즈비언이 요즘 갖는 의미를 생각하면 엉뚱하기도 하겠으나 워낙 유명한 인물이라면 그런 파급효과를 갖기도 하는 것이겠지요.

사포는 반항아였고, 실력(시인)이 있어서 인정을 받은 셈입니다. 그가 세운 일종의 교양학교에서 성교육 차원에서 신부가 알아야 할 지식을 직접 몸으로 전달하다 보니 동성애가 섞일 수밖에 없겠지요. 게다가 그 학생들 중에는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그 경우엔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욕망이 전달될 수도 있고요. 사실 더 중요한 것은 당시 지도자(피타코스)가 사포의 의도를 이해해줬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좌절되었을 것입니다. 모든 시대에서 일어난 개혁은 기존의 질서 위에서 일어난 것이 대부분입니다. 더 과격한 것은 반발이 심해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사포의 생활도 파격이었지만 기존 질서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도 꽤 되니까요.

근 750페이지나 되는 두터운 책이여서 선택하였는데-제가 두꺼운 책을 좋아하긴 합니다. 아내는 그 점을 못마땅하게 생각합니다만- 22줄에 24자 편성이여서 실제로 그렇게 두터운 것은 아닙니다. 25줄만 되어도 660페이지로 줄어들 것이고, 28자였다면 5백 대로 떨어질 테니까요. 판형을 살짝 키워 30줄 30자였다면 400대가 될 겁니다. 대신 이렇게 편성하면 진도 나가는 게 눈에 보여서 성취감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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