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옮김 / 강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3.5

일단 재미있다는 말씀부터 드려야겠네요. 하지만 가볍습니다. 열 편의 단편(목사의 기쁨 Parson's pleasure, 손님 The visitor, 맛 Taste, 항해 거리 Dip in the pool, 빅스비 부인과 대령의 외투 Mrs Bixby and the colonel's coat, 남쪽 남자 Man from the south, 정복왕 에드워드 Edward the conqueror, 하늘로 가는 길 The way up to heaven, 피부 Skin,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 Lamb to the slaughter)으로 구성되어 있고, 책 자체의 영어 제목이 The best of Roald Dahl입니다. 단편집이란 소리죠.

단편집은 같은 길이의 장편에 비해 대략 세 배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왜냐하면 줄거리가 자꾸 바뀌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원 목적이 짧게 읽으라고 쓰여진 것을 모았으니 읽는 사람이 힘든 것이지요. 게다가 비록 작가는 서로 다르게 쓰려고 노력하지만 - 특히 비꼬기를 잘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 아무래도 비슷한 구성이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열 편에도 여러 편이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즉 허세, 내기 등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래서 점수를 높게 줄 수는 없습니다. 비록 하나하나는 비교적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요.

목사의 기쁨 Parson's pleasure = 보기스는 다양한 신분 특히 목사로 위장하여 시골의 집에서 골동품 가구를 싸게 사서 런던에서 비싸게 파는 사람이다. 어떤 아주 귀한 마호가니 장을 속여서 싸게 사려다 벌어지는 소동.

손님 The visitor = 오스왈드 헨드릭스 코넬리어스 숙부가 보낸 일기장(여성 편력기)에서 발췌한 어떤 에피소드. 마지막 에피소드이다. 18년전의 것. 시리아의 어떤 부호 집에 자동차 수리중 쉬러 갔다가 아내와 딸을 유혹하려고 노력하였고, 밤에 어떤 여인과 잤으나, 아침에 주인으로부터 숨겨진 큰 딸 이야기를 듣는다. 나병 환자라고. (숙부가 그 뒤 은둔하게 된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겠지요?)

맛 Taste = 마이크 스코필드에게 가끔 오는 리처드 프랏(쉰 살 정도)이란 사내는 포도주의 일종인 클라레의 품종과 연도를 잘 맞춘다고 알려져있다. 어느 날 프랏의 충동으로 프랏의 집 두 채(실존하는지는 불명)와 딸 루이즈(18살)를 건 내기가 성립된다. 프랏은 잘 맞춘 것 같았다. 하녀가 와서 서재(포도주가 놓여있던 장소이다)에서 프랏의 안경을 가져오기 전까지는.

항해 거리 Dip in the pool = 윌리엄 보티볼은 항해거리 내기에 전재산을 걸었다가 날씨가 예측과 달라지자 바다에 뛰어내려 자기에게 유리하게 만들려고 한다. 유일한 목격자와 대화를 나눈 뒤 뛰어내렸으나, 그녀의 간호부(추정)가 와서 그녀를 데려가는 바람에 홀로 남겨진다.

빅스비 부인과 대령의 외투 Mrs Bixby and the colonel's coat = 빅스비 부인은 볼티모어의 이모를 방문하는 척하고는 대령이라는 호색한과 매 달 한 번씩 혼외정사를 가지다가 8년 만에 작별 선물로 받은 밍크 외투를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남편에게 보여줄까 하다 전당포를 이용하지만 자신에게 돌아온 것은 밍크 목도리이다. 그리고 남편의 비서가 그 코트를 입고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남쪽 남자 Man from the south = 어떤 남자가 한 청년과 내기를 하자고 꼬드긴다. 자기의 고급 차와 청년의 새끼 손가락을 건 내기이다. 10번 모두 라이터를 단번에 켜면 이기는 것으로. 막판에 아내가 들어와 남편을 야단친다. 아내의 손가락은 둘뿐이다.

정복왕 에드워드 Edward the conqueror = 루이저는 리스트의 음악에 반응하는 고양이를 데려온다. 에드워드는 고양이만 생각하는 루이저에게 화가 나고 고양이를 본디 운명인 모닥불에 던져버린다.

하늘로 가는 길 The way up to heaven = 포스터 부인은 파리에 있는 딸네에 가려고 하지만 남편이 꾸물대면서 방해하자 화가 난다. 공항에 갔으나 기상악화로 연기되어 다음날 다시 출발한다. 하지만 여전히 남편이 꾸물댄다. 부인은 뭔가를 가지러 다시 집으로 들어간 남편을 뒤쫓아 집에 들어가려다 어떤 소리를 듣고 그냥 공항으로 간다. 6주 후 부인은 집에 와서 엘리베이터 수리공을 부른다.

피부 Skin = 드리올리는 1913년에 샤임 수틴이란 칼무크인에게 등에 자신의 아내를 모델로 하여 그림을 그린 후 문신으로 바꿔 갖고 있다. 그는 한 화방에서 자랑을 하였고 어떤 사람의 감언이설에 같이 나간다. 얼마후 수틴의 그림이 시장에 나타난다. 그 사람이 주인이라고 했던 호텔은 존재하지 않는다.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 Lamb to the slaughter = 메리 멀로니는 임신 6개월이다. 남편은 경찰인데 어느 날 남편이 뭐(내용은 안 나옵니다)라고 이야기하자 충격을 받은 그녀는 남편의 뒤통수를 얼은 양다리로 때려 죽인 다음 양고기는 요리를 하여 수사차 나온 남편의 동료에게 대접한다. 형사들은 무기가 뭔지에 대해 토론한다. 어딘가 바로 옆에 있을 건데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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