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자의 아내 1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5

아주 특이한 소설입니다. SF라고 해야 옳을 것 같네요. 설정상 헨리 드탬블은 훗날 유전성 질환으로 밝혀지게 되는 특이한 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2권에 가면 CDP(Chrono-Displaced Person 시간일탈장애인)이라고 명명하는데, 의학적인 용어는 아니네요. 작가가 그냥 만들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2003년에 출간된 것인데 시대 배경은 2006년까지입니다. 사실 중요한 인물(딸)인 앨바를 낳은 해이니 2003년이 실제적인 완성기(유전자를 성공적으로 후순에게 전달한 해) 아니겠습니까?

간략하게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헨리 드탬블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도 모르게 비특정 시대의 장소로 이동합니다. 대부분은 과거이고 가끔 미래로도 이동합니다. 오류가 조금 있는데 그건 나중에 지적하기로 하고 아무튼 자신이 가 본 곳(때로는 이야기로 들은 곳)으로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다른 시기의 타인 또는 자신과 만나게 됩니다. 클레어 엡셔는 6살 때부터 다양한 나이의 헨리를 만나서 결국 헨리과 결혼하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둘의 현실에서 나이차는 8살이니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운명이네요. 성관계를 맺을 수 있는 18살이 되자 생일 선물로 둘은 섹스를 합니다. 그리고 스무살 때 스물여덟 살인 헨리와 다시 만나 둘은 진짜로 사랑을 하게 됩니다. 사실 헨리로서는 첫 만남이었죠. 몇 번의 유산(태아도 CDP 유전자를 갖고 있어 다른 시기의 다른 시간으로 갔다가 돌아오면서 엄마와 면역부적응을 일으켜 계속 유산된다는 설정입니다) 후 헨리는 더 이상의 고통을 겪지 않기 위하여 정관 수술을 하는데 과거의 헨리가 찾아와서 가진 성교에서 임신이 되어 앨바를 낳게 됩니다. 서로 다른 시기의 헨리가 동시에 엡셔가에 나타났다가 43살의 헨리가 죽음으로써 끝이 나는 것 같지만 아니라는 암시를 유서로 남겨 둡니다.

설정상의 하자라고 할까요, 그런 걸 생각해 봅시다. 원자 수준으로 가면 한 원자가 동시에 다른 장소에 있을 수 없다는 물리학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후의 헨리가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는 대목이 나올 정도니까요. 치아 보형물 같은 이물은 내 것이 아니므로 남겨두고 떠나는데, 그렇다면 뱃속에 들은 음식물이나 변은 내 것일까요? 실제로는 위장관의 내강이 우리 몸 바깥이므로 남겨 두고 떠나야 할 텐데 그런 이야기는 없습니다. 또 미래의 자신이 알려준 정보를 타인을 통하여 현재의 자신이 전달받는 것은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는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타인의 이야기라면 가능하지만 본인의 이야기라면 미래에서 이야기 해줬기 때문에 현재의 행동이 나타나는 것이니 근원을 찾을 수 없게 됩니다. 기타 지적사항은 많지만 '참신한 설정이여서' 높은 점수를 부여합니다.

100505/1005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