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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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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어떤 분은 뜻을 깊게 새기고 계시지만, 본문만 보면 사내(아빠)는 그냥 살아 있으니까 살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목적은 하나 있습니다. 아들을 보호하는 것. 아들을 빼면 생존을 위해 생존할 뿐입니다. 여기저기에 등장하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몇 분이 리뷰에서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안 나온다고 하시는데 남자가 여자와 대화하는 장면을 보면 '우리가 이겼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따라서 전쟁이 났고, 그 후유증으로 문명이 붕괴한 상황입니다. 동물들은 거의 안 보이는데 아마도 사람이 잡아먹었을 수 있습니다. 길에 나선 초반에 개를 쫓아냈는지 죽였는지 아무튼 그런 상황이 한 번 있었다고 기술되어 있으니 인간이 살아남은 것처럼 동물들도 일부 살았던 것 같습니다.

건물은 대부분 무사하고, 생명체만 거의 멸절되었으므로 중성자탄 같은 것이어야 하겠는데 '재'를 강조하는 것을 보면 그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그냥 작가가 만들어낸 '문명이 붕괴된 현대사회'일 뿐입니다.

문명이 붕괴된 직후에 태어난 아들을 데리고 정처없이 남으로 이동하는 - 북쪽은 이제 더 이상 겨울을 나기 힘들다고 묘사한 대목을 보면 점차 추워지는 상황으로 설정된 것 같습니다 - 남자의 처지는 갖고 있는 권총의 총알 갯수처럼 위태합니다. 아내가 죽은 뒤 2발, 이들 부자를 (고기감으로 생각하여) 노리는 남자를 죽이고 나서 한 발, 물론 그 후 자신이 죽어서 아들에겐 단 한발만 남은 권총을 물려줍니다.

저자의 다른 책들- 어쩌다가 보니 국경 시리즈 세 권 하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보았네요 -과 다름이 없는 형식과 어조를 가지고 글이 진행됩니다. 몇 권을 연거푸 보니 나름대로 재미라고 할 만한 게 있기는 있습니다. 남들에게 보라고 권할 정도는 아니고요.

100512/1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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