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사계절 1318 문고 29
띠너꺼 헨드릭스 지음, 이옥용 옮김 / 사계절 / 200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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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우리가 바라는 끝은 아닙니다. 작가가 의도하는 끝이지요.  

주인공 인따는 1976년에 태어나 이듬해에 네덜란드에 입양된 한국 출생의 여자아이입니다. 15살이 되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하여 의문이 생기고 신경질, 외모에 대한 번뇌를 거쳐 출생에 대한 비밀로 이동합니다. 점차 구체화되는 것이죠. 글중에는 각각 친구의 어머니인 성형외과 의사와 아빠의 충고가 적절하게 작용하여 자신의 갈망이 어디에서 출발했으며 어떻게 해소되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녀는 결국 자신(김영자)의 어머니 김미숙의 나라에 오게 되고 시간의 우연성(당위성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으로 인한 모녀 상봉까지 이루어냅니다. 하지만 그녀는 준비가 전혀 안된 상태입니다. 이제 16살이고 발산하기 힘든 충동을 다스리기 위한 방편으로 친엄마를 찾은 것뿐이니가요. 게다가 친엄마는 영자를 낳은 게 비밀입니다. 따라서 인따가 가져온 사진첩을 집으로 가지고 갈 형편도 아니지요.  

미숙과의 만남이 있기 전에 인따와 엄마가 김포 근처의 산동네와 남대문을 구경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일부는 배경인 1991-2년하고 안 맞지만 그야 국외자 작가의 한계이니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한국관련 기사의 내용은 외신으로 통하여 전달될 성질의 것뿐입니다. 우리가 네덜란드의 일상생활을 신문에서 기대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죠. 테러나 난동이라면 접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인따 아버지의 말은 상당히 객관적인 것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네가 알려고 하지 않았다.' 같은 것 말입니다.  

주제 자체를 잊는다면 일반적인 성장소설과 다를 게 없습니다. 잘 썼다는 이야기입니다. 원제가 '청기와집'이라는데 긴 제목으로 따지면 조금 더 있는 것 같지만 네덜란드어는 사전도 없어서 뭐라고 말할 계제가 아닙니다. 그런데 청기와집? 청와대란 소린데. 뭔가 착각을 했거나 아는 게 적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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