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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타비아호의 소년, 얀 ㅣ 사계절 1318 문고 48
라헐 판 코에이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3.4
1628년 10월 동인도회사의 배 바타비아호가 출항을 합니다. 배는 1629년 6월 4일 새벽에 파선을 하는데 9월 17일에 사르담호가 구조하러 올 때까지 반란이 일어납니다. 이 책은 그 이야기에 끼어 있는 얀이라는 소년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몇 가지 설정상 헛점이 보이는데, 먼저 얀은 16살이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당시로써는 대학을 다니고 있거나 사업에 뛰어들었어야 할 나이지요. 요즘 16살과는 다르니까요. 두번째로 병사들이 글을 읽을 줄 안다는 게 이상합니다. 대부분은 무식했거든요. 대접받는 것을 보면 배 밑창에 갖혀 살다시피합니다. 그것처럼 공부도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었죠. 하사관도 겨우 읽을까 말까하는 지경인데 일반 병사들이 글을 안다는 게 이상하네요. 부상인으로 되어 있는 코르넬리스의 전직이 약제사면 중인밖에 안됩니다. 당시엔 약제사의 지위가 매우 낮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는군요. 귀중한 화물을 잔뜩 실은 배의 선장이 반란을 꾀한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러기엔 후환이 두렵지요.
아무튼 이야기를 위하여 얀은 서출이여서 집에서 쫓겨납니다. 당시엔 장자가 재산을 독식하는 제도였으니 아버지의 아내가 형식상 큰아들이었던 얀을 눈엣가시로 생각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니 얀도 다른 데 가서 그냥 둘째나 세째처럼 굴었더라도 됩니다. 어차피 다른 아들들도 다 그렇게 먹고살아야 하는 게 당시의 세상인심이었으니까요.
얀의 죄는 큽니다. 선상반란을 알고도 고하지 않아 문제를 현실화시켰으니까요. 교수형을 당하지 않은 것은 큰 시혜입니다. 선장은 부하도 없이 어찌 반란을 획책했을까요? 아마도 회사에서 파선한 책임을 지우기 위해 선장에게 죄를 나중에 씌운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구명보트를 타고 인도쪽으로 가서 먼저 가던 배를 만나 되돌아온 것을 보면 적극적인 반란을 하지 못한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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