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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토미슬라프 토르야나크 그림 / 작가정신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3.5
읽은 직후 읽은 신문에서 어떤 기자가 기사에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포함시켰더군요. 나온 지 2년이 다 되어 가므로 우연이겠지요.
표면상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파이는 피신 몰리토 파텔의 별칭입니다. 피신 몰리토는 몰리토 수영장이란 불어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피싱은 오줌을 누는이 되니 매일 놀림감이 됩니다. 그래서 스스로 중학교 때 약칭 '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여 파이로 불리게 됩니다. 아버지가 폰디체리 동물원을 운영하였는데 청산하고 카나다로 이민을 갈 계획을 세웠다. 미국과 카나다에 동물들을 팔았으므로 그 동물들과 함께 배를 타고 항해를 했는데, 그만 미드웨이쪽으로 가던 중 침몰하고 만다. 1977년 7월 2일. 그는 선원들이 구명 보트에 던져 떨어졌는데 배에 타고 나니 그랜트 얼룩말 하나도 뛰어내리고 바다에 빠진 호랑이를 하나 건져실었다. 실은 다음 생각을 하니 상대는 세살박이 호랑이. 파이는 배에서 내린다. 나중에 다시 배에 오르니 얼룩말의 다리는 부러지고, 배에는 하이에나가 하나 있다. 호랑이는 안 보이고. 결국 하이에나가 무서워서 선원들은 아이를 먼저 보트에 던진 것인데 배가 금방 침몰하여 그들은 탈출하지 못한 것이다. (라고 파이는 생각했다) 하이에나는 얼룩말을 산채로 먹어치운다. 그리고 파이를 노리지만 파이 밑에 있던 방수포 안에는 호랑이 리처드 파커가 있었다. 호랑이는 하이에나를 죽이고 먹어치운다. 그동안은 배멀미를 해서 기운이 없었던 것이다. 파이는 잡아먹히지 않기 위하여 열심히 물고기를 잡아 리처드 파커에게 제공한다. 둘은 공존하여 결국 227일이 지난 1978년 2월 14일에 멕시코에 도착한다.
중간까지는 재미있었는데 갑자기 미어캣이 사는 떠다니는 섬 이야기부터는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름이 10킬로미터나 되는 해초와 나무로만 이루어진 섬이라? 게다가 미어캣만 산다고? 곤충도 없고. 부식성 액체가 있어 바다와 연결된 작은 연못에 올라온 물고기를 나무가 삭혀 먹는다?
그래서 파이가 일본 관리에게(배가 일본 선원들이 몰고 있었기 때문에 조사차 나옴) 이야기 해준 두번째 시나리오(다리를 다친 선원-얼룩말, 요리사-하이에나, 어머니-오랑우탄 오렌지쥬스, 나-호랑이)가 더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16살인가 17살인 소년이 즉석에서 지어낸 이야기치곤 치밀하거든요.
아무튼 그는 살아남았고, 중학생 쯤부터 믿기 시작한 기독교와 이슬람을 원래 신앙 힌두교와 함께 믿으면서 오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1996년의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파텔 만큼 오래 표류한 기록은 없다고 하는데, 제가 이것을 읽으면서 생각난 것은 1980년대의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나온 어떤 동양인의 표류 이야기입니다. 그 표류자는 원래 어떤 (영국국적?)상선의 하급선원이었는데 배가 2차 대전 때 침몰해서 표류하다가 배에 실려있던 구명정(제 기억으로는 드럼통 비슷한 것을 두어 개 엮은 것으로 약간의 물자를 적재하고 있었음)에서 살아남은 것으로 몇 번 배를 만났지만 동양인이어서 그런지 구조해주지 않고 지나쳤다고 했으며, 200여일간 표류한 끝에 구조됩니다. 물고기의 척수액이 식수로도 유용하다는 점이 기술되어 있었고, 주로 물고기를 먹었고 또 가끔 내려앉는 새도 먹었다고 되어 있습니다. 장기간의 바다 표류에서 살아남으려면 피할 수 없는 선택이겠지요. 다른 점은 호랑이가 없었다는 것이죠. 이상한 섬도 없었고.
읽으면서 2부 태평양은 베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입니다. 그런 글 읽어보신 분 안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