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 High Class Book 42 세상을 움직이는 책 34
토머스 모어 지음, 박병진 옮김 / 육문사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서해문집본에 뒤이어 읽었습니다. 따라서 서해문집본에 쓴 것처럼 둘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처음에 육문사 것을 샀는데 전에 쓴 것처럼 추천받은 것과 비교해 보려는 의도에서 둘 다 구입하였습니다. 그리고 기회를 벼르다가 비교하려는 의도에서 한꺼번에 연이어 읽었습니다. 내용은 간단하니 넘어가고 그 주제들은 각자의 처지에 따라 호불호가 결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관점에서 볼 때 완벽한 이상향은 아니고 당시의 관점에서 볼 때는 그럴 수도 있겠죠. 아마 모어는 자유주의를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서해문집본과 비교한다면, 가격이 싼 만큼 종이질이나 글자의 가독성은 떨어집니다. 이는 내용만 보고자 한다면 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용은 어떨까요? 서해문집본이 라틴어-영어를 동시에 보면서 번역한 것(으로 추정됩니다)에 비해 영어만으로 번역한 것 같습니다. 일부는 주석이 따라가지만 일부는 잘못된 자료를 첨부하기도 하였습니다. 인용된 성경 구절(제가 직접 참조할 수 있어 펼쳐보았습니다)로 보면 약간의 오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양쪽 다 편집상의 오자는 (저에게) 자주 보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물질적인 질이나 내용적인 질 모두 서해문집본에 비해 처집니다. 하지만 둘을 연속으로 읽었을 때 둘 다 부족하기 때문에 함께 보는 것이 나았습니다. 역시 완벽한 번역이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둘을 비교할 때 번역은 또 하나의 창작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내용(문자 그대로 비슷한 내용입니다)을 전달하면서도 전혀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그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문장을 이렇게 번역할 것인가 아니면 저렇게 번역할 것인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죠.

둘 중 하나만 사야 한다면 어쩌겠느냐고요? 목적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유토피아'라는 책 자체를 읽고 싶고 돈이 부족하다면 육문사본을, 마찬가지로 '유토피아'를 읽고 싶은데 돈은 별 문제가 안되면서 좀더 폭 넓게 참고자료를 보고 또 잘 번역된 것을 보고자 한다면 서해문집본이 낫습니다. 그리고 돈이 좀더 많고 책을 잘 이해하고 싶다면 둘 다 사면 됩니다. 다른 출판사 것은 제가 보지 않았으므로 뭐라 말을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영어본(라틴어본이라면 난감하겠죠. 요즘은 라틴어를 거의 안 배우니)을 사서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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