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주몽
린다 수 박 글, 이광익 그림, 최인자 옮김 / 서울문화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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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설이라는 게 꼭 사실을 다뤄야 할 필요는 없다. '소설'이라는 단어 자체가 '꾸면낸 것'이라는 뜻이니.

특정 독자를 상대로 한 것들에 이미 아는 것에서 뽑아내는 것은 어디서나 보는 일이다. 서양 이야기 중에는 성경이나 각 나라의(비록 뒤섞였더라도 고유라고 믿어줄 수 있는) 신화를 배경으로 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인에게는 생소한 고구려의 주몽을 화두로 잡는 것은 신선한 시도가 된다. 문제는 그 주제가 낯설지 않은 나라(또는 사회 또는 집단)에 오면 어색해진다는 것이다. 부여나 고구려 때는 방바닥에 앉는 것보다는 의자에 앉는 게 보통이었다는 게 정설인데, 미국의 교포 입장에서는 알지 못하는 지식일 것이다. 그 외에 글 여기 저기에서 보이는 헛점이 너무 많지만 넘어 가자, 소설이니까.

점수를 줄 수 있는 것은 사소한 것에서 글을 이끌어냈다는 것에 있다. 그래야 2천년을 뛰어넘어 온 사람 사이에 말이 잘 통하는 것도 허용해 줄 수 있지 않겠는가? 

(09년 2월 8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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