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
윌리엄 세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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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30년만에 다시 읽게 되었는데, 솔직한 느낌은 [오셀로]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흔히들 말하기를 햄릿을 우유부단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최종철판 햄릿]에서는 그러한 면이 안 보인다.

나의 오래된 기억과 다른 점을 몇 발견하였는데, 예를 들어 묘지기가 오필리어를 위한 묘를 파고 있을 때 오래전에 죽은 (묘지기의 말에 의하면 9년이 지나야 썩는다고 했으니) 광대의 해골이 나온다. 그런데 나의 기억에는 오필리아의 아버지인 폴로니어스의 해골로 나와서 예전에 시체가 그리도 빨리 썩던가? 하는 의문을 갖고 지내왔었다. 뭐 기억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변질되기 마련이니 이 책의 내용이 옳다고 해두자.

[셰익스피어 인 러브]라는 영화를 보면 대본을 쓰는 장면이 나온다. 몇 장의 필사본만이 있고 연극이 끝나면 사라지는 게 당시의 풍경이었던 것 같은데(번역자의 작품해설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그 때문에 셰익스피어가 실존인물이라고 가정하더라도(워낙 논란이 많은 주제이니 이렇게 가정해 두자) 원본이 존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전해 내려오는 여러 작품들처럼 이것도 다양한 형태의 대본이 남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다른 나라 말로 번역하는) 번역자가 자신의 고유한 작품을 재창조한다고 하여도 흠이 될 것은 없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이 책에서는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로 하는 것은 오로지 번역자의 권한인 셈이다.

연극의 대본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말장난은 당연한 것이다. 왜냐하면 앞에 있는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햄릿]은 [오셀로]보다 말장난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또한 각 인물의 성격이 덜 드러난다.  

(추가) 01년 2월 판인데 알라딘에는 98년 판으로만 나옵니다. 정보를 수정하지 않은 듯합니다.

(08년 7월 30일 작성) (09년 6월 8일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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