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9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민음사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편집상 2부 앞부분이 포함되어 있지만 1부까지만의 리뷰입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과 비교할 경우 시대적으로 약 20년 정도 뒤의 사회입니다. 그래서인지 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죄와 벌]에서 1루불은 꽤 가치가 많았습니다. 하위 단위인 코페이카도 쓸만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젠 별 대수롭지 않은 것에도 몇 루불이 소모되는 것으로 보아 20년간 화폐가치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것은 1860년대의 농노해방(실제로는 실패한 제도이지만) 이후 사회가 혼란을 겪고 있는 탓으로 생각됩니다.

주인공이 되는 <네흘류도프 공작>은 비교적 젊고(29-30세 정도) 또 소심합니다. 여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카츄샤(예카테리나 마슬로바, 별칭 류브카, 27세)> 또한 작품상 불확실한 이유로 전락하였고 더 나아가 비교적 소액(2500-3천루불)인 돈 때문에 여관하녀 <예브피미야 보치코바>와 그 애인 <시몬 카르틴킨>의 계략에 의한 희생물이 됩니다.

여기서 좀 의문이 가는 것은 나이가 둘 다 어리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하는 행동은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처럼 굽니다. 작가의 의도겠지만 잘못 설정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살인죄인데도 징역 4-8년에 불과한 처벌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에 반해 통행증 기간이 지나서 억류된 타향 사람들은 기한없이(벌써 2개월째) 갇혀있습니다. 저자의 당시 사법제도에 대한 불평은 작품 중간중간에 삽입되어 있습니다. 시대적 배경이 19세기 말이므로 사실 어느 나라에서든지 그런 모순 때문에 고통받고 있었을 것입니다.

아무튼 소심한 주인공은 (아니 어쩌면 카츄샤를 첫 여인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법정에서 카츄샤를 보고 번뇌에 빠집니다. 그래서 자멸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08년 9월 29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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