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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페셔널의 조건 ㅣ 피터 드러커의 21세기 비전
피터 드러커 지음, 이재규 옮김 / 청림출판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직장에서 생일을 맞은 사람에게 (기관장 명의로) 책을 한권씩 주는 관례가 있어서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의례적인 내용을 포함한 글이 속지에 붙어 있습니다) 이 책을 받았습니다. 그 전에 받은 책들이 다 가벼운 것들이여서 이것도 그리 생각하고 한동안 내버려두었는데 어느 날 펼쳤다가 생각을 고쳐먹어야 했습니다.
자연계 계통에 근무하기 때문이여서 그런지 인문 계통의 책은 선뜻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 두 달 전에 읽었던 [총, 균, 쇠]와 비슷하게 점차 글 읽는 재미가 늘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한글 제목에 속아서 그냥 단행본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다시 상기할 만한 글을 메모에 달다 보니 이렇게 많은 글을 따로 적어둬야 하는 책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영어 제목을 다시 보았습니다. "The Essential Drucker" 헛! 발췌본이네요. 제일 뒤에 있는 옮긴이의 글에서도 발췌본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오랜 역작들에서 뽑은 것이라서 곳곳에서 훌륭한 글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전부를 이해하거나 적용하지는 못할지라도(저자 자신도 그런 것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나온 여러 주장들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런 것입니다.
"나는 스스로 어떻게 하여야 (나를 포함한)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결국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편집을 드러커 본인이 하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리 몰아 가고 있습니다.
다른 리뷰어의 글(yes24를 말합니다)을 읽다가 한 가지 이해 안되는 것이 있었는데,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것이 육체노동자를 위한 책을 쓰라는 제목을 달고 있더군요. 그 분의 주장은 스스로 이 책을 주의깊게 읽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추천하신 분들도 마찬가지이고요. 왜냐하면 앞 부분에서 육체 노동자에 대한 분석은 이미 100년 전에 정리가 된 사항이고 지식(노동자)에 대한 것은 최근 (수십년 전)에야 겨우 도입된 것이라는 내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드러커가 더 이상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을 정리해 두었는데 엉뚱한 요구를 하는 것이니 그 리뷰어는 이 책을 잘못 이해한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어떤 책의 저자가 항상 그 분야의 최고/(그리고) 최후 권위자일 수는 없으므로 저자에 대한 무한대의/전적인 신뢰를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가 알아서 자신에게 맞는 내용-비록 그 내용이 책의 주장과 정반대이어도-을 뽑아 내면 그 책을 읽은 보람이 있는 것이니까요.
드러커의 다른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습니다.
(2008년 5월 24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