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본성은 서로 뒤얽히고 반발하는 온갖 능력의 미궁 속에서 벗어날 길을 찾지 못하게 되니, 그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것을 옆에서 바라보고 있다가, '어리석은 여자로군! 기다렸다면, 때가 무르익게 내버려 두었더라면, 틀림없이 절망도 가라앉았을 테고, 영락없이 다른 남자가 나타나서 위로를 해 주었을 것인데.'하고 태연하게 말할 수 있는 자가 있다면 딱한 노릇일세. 그것은 마치 '열병으로 죽다니 어리석은 놈이다! 체력이 회복되고 좋은 양분을 취하고 혈액의 순환이 잘 될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만사는 잘될 것이었고, 오늘날까지도 살아 있었을 텐데.'하고 말하는 작자와 꼭 같단 말일세."-7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