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도 30년 만에 읽는 것인데 그 때나 지금이나 별로 호감은 없습니다. 2부로 나누어져 있으므로 여기서는 1부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저자는 전지적 시점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나'가 가끔 등장하지만 대부분은 등장인물(쥘리앙 소렐, 드 레날 부인, 드 레날 등)의 관점에서 생각이 진행되고 또 말이 나타납니다. 관찰자 시점이 대세인 요즘과 비교하면 혼동이 오는 것이고 또 짜증이 일어나는 것인데, TV 드라마에서는 이 시점을 사용하므로 TV 세대는 별다른 감정이 없을 것입니다. 제가 짜증이 나는 이유는 바로 그것입니다. 상상의 비약이 심하게 나타나면서 온갖 오해와 시기와 질투가 판을 치는 것을 다시 책에서 보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시종일관 저자는 몇 미녀에 대한 주인공(쥘리앙)의 태도(어떤 리뷰어는 화려한 문장으로 작가의 의도를 설명하고 있지만 저는 소설류에서는 그러한 관점보다는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게 더 사실에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와 생각에 대한 기술도 저로 하여금 짜증나게 하는 것입니다. 1830년이 이 소설이 발표된 시점인데, 비슷한 시기의 다른 책들에서도 유사한 것이 자주 관찰되므로 저자만의 결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점 때문에 이 작품이 특별하다는 것에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놀라운 것은 30년이 지났음에도 동일한 작품에 대해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사실 다른 책에서는 이미 이야기한 것처럼 전혀 다른 느낌을 새로 읽을 때 받았었는데, 이 작품은 아닙니다. 2부는 오래 전에 읽을 때 더 불쾌했었는데, 자세한 것은 2권에 쓸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