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것이 아닌 것처럼 우리 자신도 우리의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만들지 않았으며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지고의 권위를 갖지 못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주인이 아니다. 우리는 신의 소유물인 것이다. 문제를 이렇게 보는 것이 우리의 행복이 아닌가? 우리는 우리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무슨 행복이 되며 무슨 위안이 되는가?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들은 그렇게 생각할지 모른다. 이들은 모든 것을 자기들 멋대로 하고 아무에게도 의지하지 않는 것, 눈앞에 보이는 일 외에는 일체 생각하지 않는 것, 계속적인 확인 혹은 계속적인 기도, 자신의 행동을 타인의 의지에 지속적으로 조회하는 따위를 번잡스럽게 여겨 생략하는 것 -- 이런 것을 훌륭한 행위로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들도 모든 인간과 마찬가지로, 독립이란 것은 인간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 -- 그것은 부자연스러운 상태이며 -- 잠시 동안은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안전하게 우리를 끝까지 이끌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p289-90) 글 중의 인용문인데 사실 유무는 모릅니다.


무스타파 몬드는 책을 덮고 의자에 기댔다.
 "하늘과 땅 위에 존재하는 수많은 것 중에서 이들 철학자들이 꿈도 꾸지 못한 한 가지가 있는데, 그건 이것이야." 그가 손을 내저었다.
 "바로 우리들, 즉 현대 세계야. '앞길이 창창한 젊은 시절에만 신에 의존하지 않는다. 신들로부터의 독립은 최후까지 인간을 안전하게 인도하지 못한다'라고 말하고 있었지? 그런데 우리는 지금 죽을 때까지 청춘과 번영을 잃지 않게 되었단 말일세. 그 결과가 무엇이냐고? 분명 우리는 신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게 된 걸세. '종교적 감정이 모든 손실을 보상해 줄 것이다'라고 기술하고 있네만 우리에게 보상할 손실이란 것이 없는 형편인 걸. 종교적 감정은 쓸데없는 것이 되고 말았어. 젊음의 욕망이 쇠퇴하지 않는 마당에 왜 구태여 그것의 대용품을 찾아나서겠는가? 최후까지 옛날의 모든 바보스러운 유희를 즐길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기분전환의 대용품을 찾아나서겠나? 우리의 심신이 계속적으로 활동의 기쁨을 누리는 마당에 왜 휴식할 필요가 있겠나? 소마가 있는데 위안이 무슨 소용 있단 말인가? 사회의 질서가 있는데 불변부동의 그 무엇이 왜 필요하겠는가?"
 "그럼 총통께선 신이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 아마 하나쯤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네."
 "그러면 왜......."
 무스타파 몬드는 말을 막았다.
 "그런데 신은 인간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걸세. 근세 이전의 시대에는 이들 책에 묘사된 존재로서 그 자신을 드러냈던 것야. 지금은......."
 "지금은 어떤 형태로 나타납니까?" 야만인이 물었다.
 "글쎄...... 그것은 무(無)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p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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