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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인형 놀이
마이크 오머 지음, 공보경 옮김 / 북로드 / 2026년 8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오랫동안 읽고 싶었지만 이번에 처음 읽은 작가다.
집에 사 놓은 책이 한 권 있는데 어디에 뒀는지 잘 모르겠다.
늘 읽고 싶었지만 두께와 시간 때문에 늘 뒤로 밀렸었다.
이번 신간을 읽으면서 절판된 책까지 호기심이 생겼다.
이 정도 가독성과 재미라면 나의 위시 작가 리스트에 올려 놓아야 한다.
점점 더 늘어나는 작가 리스트를 생각하면 살짝 걱정이 되지만 어쩔 수 없다.
캐릭터를 만들고, 계속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구성이 아주 뛰어나다.
내가 흔히 가지는 범인상을 산산조각 내면서 반전을 펼친다.
다 읽은 지금 한 장면이 떠오르는데 내가 그곳에서 무엇을 놓쳤을까?
캐시가 인형을 안고 어둑한 도로를 걷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어딘가에서 힘들게 탈출한 듯한 소녀.
안전한 곳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소녀.
이 소녀를 발견한 운전사를 두려워하는 소녀.
그의 도움이 혹시 새로운 암흑의 굴레는 아닐까 하는 두려움.
그리고 캐시가 사라진 지 1년 반 동안 딸이 돌아 돌아오기 바라는 엄마 클레어의 모습이 나온다.
평범한 일상에서 갑자기 사라진 캐시, 아직 포기하지 못한 딸 캐시.
모두가 죽었다고 말하고, 남편도 새로운 출발을 요구하지만 엄마는 포기하지 못한다.
아니 포기할 수 없다. 그 희망을 버리면 자신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로빈 하트는 심리치료사다.
놀이로 아이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료한다.
캐시가 사라진 어느 날 그녀는 유산을 했고, 이혼도 했다.
그녀의 엄마는 한때 지역의 유명한 방송인이었다.
그녀와 언니는 엄마를 두고 서로 힘들어 하고, 함께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코로나 19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엄마의 집착 등은 더 심해졌다.
이혼한 딸이 다시 재결합하기를 바라면서 전 남편과 전 시어머니와의 자리도 만든다.
자신의 불행을 끝없이 말하면서 딸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한 소녀의 트라우마 치료 속에 로빈의 트라우마도 같이 엮어 풀어낸다.
캐시가 살아 돌아온 일은 누구나 환영하고 반가운 일이다.
사람들은 SNS에 자신들이 한 기도와 노력을 올리면서 자랑한다.
이 글들을 보면서 과연 그 글에 얼마나 진심이 담겨 있을 지 의문이 들었다.
클레어 부부가 캐시를 데리러 갔을 때부터 캐시는 불안과 공포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아이가 말을 할 수 있다면 금방 범인을 잡을 수 있을 텐데 그 어떤 말도 하지 못한다.
아이가 일상으로 돌아오기 바라는 부모는 캐리를 로빈의 치료소에 보낸다.
로빈의 치료소에 온 캐시는 보통의 아이들과 다른 방식으로 인형 놀이를 한다.
붉은 물감으로 손을 적시고, 손을 씻은 후에는 잔인한 장면을 연출한다.
캐시의 이 인형 놀이가 어떤 살인 사건과 닮았다는 사실을 로빈이 알게 된다.
캐시의 인형 놀이가 암시하는 잔혹한 살인 사건.
이 놀이가 실재 살인 사건일 수 있다는 생각에 담당 형사에게 연락하는 로빈.
정확한 내용을 알려면 캐시가 상황을 설명하거나 범인을 알려줘야 한다.
그런데 자신이 경찰에게 상담 내용을 말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이 일을 두고 캐시의 부모와 상담을 하지만 두 부부의 의견이 갈라진다.
남편은 아이의 트라우마를 가볍게 보고, 바른 일상으로의 복귀를 바란다.
섬세하지 못하고 둔감한 남편과 달리 클레어는 늘 아이를 자신의 곁에 두고 보호한다.
자신이 돌보던 순간에 사라진 아이 때문에 항상 미안함과 불안에 휩싸여 있다.
잠시 긴장을 푸는 순간이 로빈의 치료소에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이것도 남편과의 갈등 때문에 쉽지 않고, 또 다른 문제가 된다.
작가는 캐시의 실종과 새로운 연쇄 살인을 엮었다.
그런데 이 소설의 주인공은 캐시도, 연쇄 살인범도 아닌 로빈이다.
그녀가 알아 챈 사실과 그녀의 트라우마가 같이 연결되면서 다른 시각에서 사건에 다가간다.
물론 연쇄 살인범이 로빈 등을 지켜보지만 그 존재감이나 심리적인 부분은 약하다.
반면에 캐시의 트라우마를 인형 놀이로 치료하는 과정과 상황이 더 강렬하다.
캐시가 돌아왔지만 아직 일상으로의 복귀는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다.
납치범을 잡아야 하고, 연쇄 살인범도 동일인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로빈의 현재와 과거가 엮이고 꼬이면서 심리적 시간과 공간을 확장한다.
이 과정이 예상하지 못한 순간과 마주하면서 긴장감을 더 고조시킨다.
재밌고, 마지막까지 예상하지 못한 긴장감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