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을 헤엄치는 초콜릿구라미
마치다 소노코 지음, 이정민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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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새벽의 틈새>로 나를 사로잡은 작가의 데뷔작이다.

가장 유명한 <바다가 보이는 편의점> 시리즈는 아직 한 권도 읽지 못했다.

현재 다섯 권이 나온 것을 보고, 올해 한 권 정도는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다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모두 조금씩 이어져 있다.

이 연관성이 드러나는 대목을 볼 때면 앞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다섯 인물의 이야기를 약간의 트릭과 함께 풀어내었는데 이것 또한 재미다.

뛰어난 가독성과 결코 멈추지 않는 그들을 보면서 여운과 재미를 느낀다.

한동안 이 작가의 이름이 나오면 손이 먼저 나갈 것 같다.


<카메룬의 푸른 물고기>는 제15회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당고를 먹다 앞니가 빠지면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흔한 청춘물처럼 다가왔다.

앞니가 빠진 이야기는 다른 단편에서 다시 한 번 다루어지는데 다른 시각이라 재밌다.

다시 앞니가 빠진 날 12년 전 사라진 첫사랑 류를 만나는 사키코.

그를 만나 반가운 그녀, 그가 어떤 생활을 하는지는 알 수 없다.

두 마리의 카메룬의 푸른 물고기를 산 후 그녀에게 전달한다.

그리고 그녀의 집에서 다른 남자의 흔적을 발견하는데 여기서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펼쳐진다.

이 반전과 그녀의 감정 등이 엮여 진한 여운으로 이어진다.


<밤하늘을 헤엄치는 초콜릿구라미>는 사키코의 아들 게이타의 이야기다.

게이타가 화자로 등장하지만 그의 시선은 할머니 손에서 자란 하루코다.

매일 할머니가 하루코를 학교 앞에서 데리고 가면서 친구가 없던 그녀.

그녀와 할머니를 욕한 친구를 공격해 제압한 그녀의 예상 외 행동.

이런 그녀를 압박하는 같은 반 여자들, 그녀를 변호하는 게이타.

돈이 필요해 신문배달을 하는 게이타를 좋게 보던 어른들의 갑작스러운 변화.

그 변화는 그가 편모 아래서 자랐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리고 왜 게이타가 돈을 벌려고 하는 지, 엄마와의 갈등이 무엇인지 나온다.

십대 아이들의 현재와 어쩔 수 없는 선택이 강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그럼에도 결코 무너지거나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그들을 응원하게 한다.


<물결 사이로 떠다니는 옐로>는 조금 황당한 부분이 있다.

오래 전 퇴사한 직원이 말한 것을 믿고 무작정 찾아온 다마키.

사요가 어떤 이유로 남자 친구가 자살했는지 몰라 방황하다 도착한 식당 블루 리본.

여성이 되고 싶지만 우락부락한 외모 때문에 괴상하게 보이는 후미.

이들 각자의 사연과 현재의 모습이 뒤섞이면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젊은 시절 자신의 불륜과 현재 남편의 불륜을 해석하면서 들려주는 짠한 이야기.

임신한 사실을 말하지 않고 집에서 떠나온 다마키의 황당한 주장들.

서로 다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 사연들.

여기에 살짝 흘러나오는 육아의 힘겨움과 사키코.

마지막에 나오는 숨겨진 비밀과 사요 남친의 목소리, 재밌고, 좋다.


<허우적대는 스위미>는 정착하지 못하고 떠나고 싶은 욕망을 다룬다.

유이코는 마을에 하나 있는 과자 회사에 다니지만 가끔 밖으로 나간다.

그녀가 멍하니 둘러보다 트럭 기사를 만나 친구처럼 대화를 나눈다.

과자 공장을 불량품을 들고 와 그에게 전달하고 그의 차를 잠시 타기도 한다.

그와의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순간 그녀의 연인과 그의 청혼 이야기가 나온다.

회사 관리직인 그, 그와 결혼하면 한 지역에 묶여 살아야 한다는 압박.

그녀를 둘러싼 현실과 과거가 엮이면서 그녀의 선택을 강요한다.

그러다 그녀가 듣게 되는 하나의 에피소드와 한 장면은 다시 앞장으로 눈길을 돌리게 한다.


<바다가 되다>는 유산과 남편의 폭력 아래 살아가는 사쿠라코 이야기다.

교묘하게 연출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처음에는 답답함을 느낀다.

왜 그런 남편과 이혼을 하지 않는 것일까? 하고.

출산 바로 전에 유산한 아기를 생각하면서 자살을 결심한 사쿠라코.

그 가는 길에 다시 만난 남자와 그를 만나게 된 상황들 이야기.

읽다 보면 기묘한 장면들이 나오지만 그 장면들은 왠지 아리다.

그 남자의 사연과 바다가 되게 하겠다는 행동.

그리고 밝혀지는 사쿠라코의 현재 모습과 예상하지 못한 관계.

다시 앞장을 펼쳐 확인해야 했던 이름과 진한 여운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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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수수께끼 2 - 숨겨진 비밀편 ㅣ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17
박빛나 지음, 현상길 감수 / 유앤북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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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17권이다.

이 시리즈를 두 번째 읽었다.

아이가 가끔 책을 보고 퀴즈를 내는 것을 보고 선택했다.

아이가 즐겨보는 학습만화 등에 퀴즈가 많이 나온다.

읽다가 본인이 재밌다고 생각하는 것은 엄마아빠에게 문제를 낸다.

내가 답을 알아 맞히는 것도 있지만 모르는 것도 많다.

실제 책 속에 나오는 수수께끼의 대부분을 바로 알지 못했다.

힌트가 없었다면 모르고 지나간 것이 태반일 것이다.

물론 이전에 듣고, 읽고 알고 있던 퀴즈도 상당히 많았다.


그림체가 낯익다고 생각했는데 한 권 읽은 기록을 찾았다.

<빵빵한 어린이 한국 위인 1> 전근대편을 읽었었다.

아이가 한참 한국사와 위인에 관심이 있을 때라 같이 읽은 기억이 난다.

그때는 글쓴이와 그림 그린 이가 달랐는데 이번에는 같다.

아이 때문에 가끔 학습만화를 읽는데 생각보다 재밌는 게 많다.

그 기억이 이번 책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나의 큰 틀을 만들고, 많은 문과 수수께끼를 넣었다.

이 문을 통과하는 과정에 이 가족들이 성장하고 지혜로워진다.

물론 이 문제를 다 풀었다고 그들이 완전히 성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과정에 그 가족은 함께 성장한다.


전편을 읽지 않아 잘 모르지만 이번에는 전주 여행에서 함정에 빠진다.

전편은 부산이었다고 하는데 언제 시간 되면 찾아 읽고 싶다.

전주하면 떠오르는 음식을 먹을 생각에 가족들은 신난다.

그러다 부산 여행의 경험이 떠오르면서 혹시 했는데 역시였다.

목적지에 도착한 집은 예약자의 생각보다 크고 화려했다.

기대감을 품고 들어간 그 집은 전편과도 같은 수수께끼 함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쉽게 풀리는 함정도 있지만 힘든 함정도 적지 않다.

성급한 행동이 문제를 더 복잡하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함께 노력하면서 하나씩 풀어내면서 최종 목적지에 도착한다.


그리 가족이 빠진 모험 속에서 마주한 공포는 이 가족을 더욱 결속시키고 성장하게 한다.

무섭고 힘든 상황에 빠져도 그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이런 장면들은 독자들에게 중요한 목적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여러 번 노력해야 할 때, 신중하게 주의해야 할 때, 패턴을 발견해야 할 때 등.

그리고 어쩌면 읽으면서 가장 재밌게 풀었던 152개의 수수께끼.

모두 풀면서 틀린 것과 몰랐던 것을 확인하고 수정하면서 내 다음에 읽을 아이를 생각한다.

아마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읽은 후 책을 펼쳐 나와 아내에게 문제를 낼 것이기 때문이다.

이 짧은 순간들이 우리 가족을 하나로 묶고, 즐기는 시간이 될 것이다.

아이들이 학습만화나 수수께끼 등을 좋아한다면 좋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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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비록 2 - 천년의 언약
천지혜.사니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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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 이어 펼쳐지는 이야기는 더 꼬인 관계로 이어진다.

전생의 업이 현생에서 서로 꼬인 관계를 만든다.

태선을 중심으로 엮인 이 관게를 저승명부 사율계로 더 복잡해진다.

한 번이라도 사율계를 소유했던 사람은 사율계로 죽일 수 없다는 설정.

이 설정은 상대방을 쉽게 죽이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너무나도 쉽게 죽는다.

이름을 적자마자 열리는 죽음의 세계, 최강의 살인 병기나 다름없다.

전생의 악연들이 한 곳에 몰려 꼬이고, 엮이는 후반부는 예상하지 못한 장면의 연속이다.

어떻게 보면 놀라운 반전이지만 몇몇은 예상 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제주도에서 병판에게 잡힌 태선과 유비가 서울로 압송된다.

이들이 가는 길에 백성들은 그들을 사율계원이라 부르고 욕한다.

유비가 아니라고 외치지만 누구도 그 사실을 믿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존재감을 키운 세자 연후군의 행보가 시작된다.

미망과 미혹에 사로잡힌 왕을 아버지로 둔 세자 연후군.

이 세자를 죽여 후대의 권력을 잡으려는 빈과 그 오빠.

궁을 떠나 삶과 다음 도모하려는 세자는 바짝 엎드릴 수밖에 없다.

그러다 만나게 되는 태선과 연후군, 새로운 결합이다.

하지만 태선이 참형장으로 끌려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사천왕의 사천검으로 자신을 묶고 있는 붉은 실을 끊으려는 태선.

사천왕이 되어 죽음의 왕이 되려는 곽서후.

이 둘이 사랑하는 한 여자, 유비.

태선이 붉은 실로 전생을 볼 수 있지만 곽서후는 전생이 보이지 않는다.

이것과 다른 상황을 보면서 혹시 하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였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 중 하나는 선기의 전생의 비밀이다.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는데.

사율계의 정령 자두가 선기에게 빠진 것이나 곽서후를 혼란스럽게 한 것은 재밌는 설정이다.

환상의 숲, 진혼림에 빠져 자신들의 진실을 마주하는 장면에 그들의 미래가 살짝 보인다.


후반부로 가면서 그동안 엮였던 업의 고리들이 하나씩 풀린다.

이 인연을 보면서 이렇게까지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 넣어서야 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업의 고리를 끊기에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사천검으로 붉은 실을 끊어내는 마지막 장면은 그 사이에 수많은 죽음과 비극을 담고 있다.

전생의 사랑, 악연의 고리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면들로 이어진다.

수많은 사율계원들을 보면서 이 조직은 언제부터 있었던 것일까? 하는 의문도 생겼다.

곽서후가 이런 거대한 조직을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생략된 이야기는 다른 상상력을 불러오고, 비극은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인데 풍성함보다 엮이고 꼬인 이야기가 더 많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혼란스럽고 서로 엮이고 꼬인 실이 풀리는 후반부는 쉴 새 없이 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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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비록 1 - 이승에서 떨어진 저승명부
천지혜.사니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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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에 떨어진 저승명부, 사율계.

이 사율계와 전생의 업을 둘러싼 판타지 소설이다.

사천왕이 이승에 왔다가 실수로 떨어뜨렸다는 저승명부.

이 사율계를 둘러싼 인간들의 욕망과 붉은 실로 엮인 인연의 이야기다.

전생에 고구려의 장군으로 수많은 사람을 죽였던 태선.

태선에 의해 부모님이 죽는 것을 본 전생의 공주였던 현생의 노비인 유비.

전생에 태선의 호위무사였지만 현재는 부모님을 죽인 원수의 아들인 선기.

마지막은 사율계를 얻어 죽음의 왕이 되려는 사율계원의 대장 서후.

이들의 악연과 사랑이 뒤섞이면서 치고 박고 뒤쫓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태선은 그와 친한 사람들이 급사하면서 누구나 멀리한다.

이런 태선의 곁에서 잠을 잘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노비가 유비다.

사람들은 태선을 두려워하면서 멀리하지만 유비만은 늘 그의 곁에 있다.

그러다 어느 스님이 태선의 업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 업보를 둘러싼 이야기는 태선이 붉은 실을 볼 수 있게 되면서 더 명확해진다.

자신의 몸을 휘감고 있는 수많은 붉은 실은 그의 전생과 관계 있다.

이 전생의 업보를 풀고, 유비와의 사랑을 찾는 것이 태선이 바라는 바다.

사천왕을 찾아 그의 사천검으로 붉은 실을 끊어낸다면 전생의 업보에서 풀려날 수 있다.

하지만 사천왕을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저승명부 사율계를 두고 퍼져나간 소문과 그것을 바라는 탐욕들.

이 탐욕은 누구 한 사람의 것이 아니고, 왕마저 두려움에 떨면서 얻기를 바란다.

사율계를 두고 벌어지는 권력 다툼과 이것을 이용한 정적 제거.

선기의 아바지가 파 놓은 함정에 빠져 태선을 제외한 일가족이 몰살한다.

이 몰살을 먼저 알게 된 데는 사율계의 기록 때문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책이 펼쳐지면서 드러나는 수많은 이름은 죽음의 기록이다.

반대로 자신의 수명을 바꾸기를 바란다면 사율계의 기록을 바꾸면 된다.

서후가 사율계원들을 다룰 때 이 사율계의 위력을 한 번 보여준다.


서로 전대의 인연으로 묶인 사람들이다.

서후는 태선을 죽여 자신이 바라는 바를 이루려고 한다.

태선을 죽이려는 무리를 막으면서 아버지의 죄를 갚으려는 선기.

이 둘만으로 수많은 사율계원을 물리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이 과정에 유비는 사율계원의 집중 공격을 받고, 태선을 살리기 위해 계곡으로 뛰어든다.

태선과 유비의 사랑과 전생의 인연이 같이 펼쳐진다.

그리고 선기를 구하려는 아버지의 노력은 다른 방식으로 소비된다.

1년의 시간이 흐른 후 태선과 선기는 영험한 도사로 분장해 사라진 유비를 찾아다닌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대결과 이야기가 펼쳐지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운명의 붉은 실은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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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지만 로망 찾아 떠납니다 - 좋아하는 일들로 나를 채운 나트랑 한 달 살기
김세현(클로드)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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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랑 한 달 살기와 제목이 나의 시선을 끌었다.

엄마가 홀로 나트랑에서 한 달 살기 하는 것으로 착각했다.

아이는 국제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그 시간 동안 엄마는 나트랑을 탐험한다.

국제학교에서 만난 누군가의 엄마들과 함께 요가를 하고, 식사도 같이 한다.

각자의 이름 대신 누구의 엄마로 서로를 인식한다.

이 이야기를 보면서 아내의 카톡 등록 이름들이 떠올랐다.

이런 표기 때문에 서로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작고 소소한 이야기들이 나의 눈길을 끌었고, 한 달 살기의 로망을 불질렀다.

다른 책들에서 여러 번 본 것이지만 여전히 매력적이다.


육아 휴직을 내고 딸 아이와 둘이 떠난 나트랑 한 달 살기.

걱정으로 가득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한다.

아이의 물갈이를 걱정하는 장면에서 필리핀에서 생수를 사먹었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다.

처음 며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을 보낸 후 현지 식당 물까지 마셨다니 대단하다.

곳곳에 한 달 살기를 하면서 겪게 될지 모를 걱정들이 조금씩 드러난다.

이 걱정 중 가장 큰 것은 아마 아이가 학교에 적응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학교를 재밌어 하고, 즐거워한 듯하다.

이 글을 읽으면서 후배의 딸과 아내가 떠났던 태국 영어학교 이야기가 떠올랐다.

공부보다 수영하고, 다른 곳을 다녔던 이야기들.

책을 읽으면서 주변에서 듣고, 책으로 본 이야기들이 머릿속을 계속 스쳐 지나갔다.


아이가 학교에 가 있는 동안 엄마는 자신의 시간을 보낸다.

직장이라면 꿈도 꾸지 못한 시간들은 독서, 요가, 걷기 등으로 채워져 있다.

이 시간들에 대한 기록을 읽다 보면 오래 전 배낭여행을 하던 내가 떠올랐다.

길지 않는 시간이지만 커피숍에서 책을 읽던 나.

동네를 걸어다니면서 낯선 곳을 돌아다니고, 맛집을 찾던 나.

나보다 더 긴 시간, 더 알차게 시간을 보낸 듯해 살짝 부럽다.

이 한 달 살기를 단순히 맛집이나 관광지 이야기로 채웠다면 그렇게 가슴에 와 닿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과 한 것들이 나왔기에 더 공감할 수 있었다.

나도 아이와 함께 이런 여행을 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엄마와 오랫동안 여행을 하는 아이를 보면 오래 전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딸들과 함께 동남아를 겨울 방학 동안 여행하던 엄마의 모습이다.

처음 걱정과 달리 아이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더 싫어했다는 그 말과 그날의 모습.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 모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늘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 외국 여행에서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는 병 나고 다치는 것이다.

아이의 왼팔 골절로 제대로 마지막 여행을 즐기지 못한 아쉬움도 보인다.

하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원하는 시간만큼 머물 수 있었다.


나트랑 택시 이야기를 읽으면서 여러 생각들이 교차했다.

외국 손님을 속인 한국 택시 기사들 이야기도 떠올랐다.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아 생긴 오해도 나오는데 어떻게 봐야 할까?

베트남 여행에서 그랩으로 택시를 타고 다녔던 일이 생각났다.

여행의 후반부에 남편이 왔지만 가족 세 명이 함께 한 이야기는 많지 않다.

아이의 학교 시간 둘만의 작은 여행 이야기가 간단하게 다루어질 뿐이다.

긴 한 달 살기 이후를 다룬 마지막 장은 현실적이면서도 감상적이다.

겨우 일주일 동남아 여행을 다녀온 후 몇 년을 우려먹는 나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 보고 싶다는 욕망을 어느 정도 충족시킨 여행인 듯하다.

그리고 나의 욕망도 슬며시 고개를 들고 떠나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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