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경제학 이타적 경제학
데이비드 보일 & 앤드류 심스 지음, 조군현 옮김 / 사군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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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경제학’에 대한 책이다. 기존 정통경제학이나 마르크스 경제학이 아니다. 저자들은 “‘새로운 경제학’은 기본적으로는 불평등을 해소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목적도 있지만, 또한 경제학 자체를 넘어서 사상의 체계를 통째로 새롭게 바꾸는 거대한 담론을 담고 있다.”(8쪽)고 말한다. 도덕 철학, 경제학 관련 학문, 윤리학, 생물학, 심리학, 지구과학, 경제학이란 구분이 없을 정도로 거대하다. 이 경제학이 생긴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불과 수십 년에 불과하지만 현재 경제학이 풀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하나의 대안으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모두 열 장으로 나눠 이 ‘새로운 경제학’에 대해 설명한다. 이것은 동시 현재 경제학이 가지고 있는 모순과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기도 하다. 각 장은 하나의 경제 용어를 앞에 내세우고 이에 대한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다만 1장과 10장만이 의문이 아닌 정의로 시작한다. 그것은 이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기 때문이다. 현실에 대한 인식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전체 틀을 만들고, 그 속에 각각의 현실 문제를 해설하면서 새로운 경제학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1장이 ‘뿌리 : 경제학이 문제다’인데 현재 내가 느낀 우리 경제체제에 대한 의문을 풀어준다. “즉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은 구조적으로 힘 있는 부유층들의 잘못은 관대히 눈감아 주고, 그들이 겪는 고난의 시기에는 바람막이가 되어 주고, 그들의 꿈과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자금까지 대주지만, 세상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빈곤층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문제는 진지하게 다루어지지 않는다.”(18쪽) 이 문장을 읽을 때 왜 그렇게 많은 경제나 경영 실패에도 불구하고 거액 연봉자나 재벌들은 살아남고, 노동자는 실직과 저임금 등으로 고생하며 생계를 위협받게 되는지 분명하게 깨닫게 되었다.

 

이어지는 각 장들은 경제용어를 현실과 연결시켜 질문하는 방식으로 하나씩 풀어낸다. 가치에 왜 태평양의 가난한 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할까? 의문을 품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는 방식이다. GDP에 대한 환상을 산산조각내면서 왜 GDP가 증가하는데도 우리의 삶은 좋아지지 않는지 설명해준다. 국내총생산이 늘어났다고 해도 국민 개개인의 부가 증가하지 않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통계와 분석이 새롭게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려준다. 화폐에서는 왜 중국은 미국의 이라크전쟁에 돈을 쓰는가? 인데 <화폐전쟁 4>에서 읽은 내용이지만 간략하게 요약되어 복습하는 느낌도 들었다.

 

시장의 장에서 왜 런던 시내의 평균시속은 항상 12마일인가? 하고 물을 때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고, 삶의 질에 내가 만족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공부가 더 필요하다. 삶의 장에서 왜 우리는 중세의 농부들보다 더 오래 일을 해야 하는가? 말할 때 안타까웠다. 더 많은 일을 하지만 삶이 결코 더 풍족해지지 않는 상황이 느껴졌고 또 한 번 삶의 질을 생각하게 되었다. 더 많은 소비가 만들어낸 더 많은 일이 과연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가 하는 의문도 강하게 들었다. 주당 근무시간을 줄이고 일자리를 늘이는 방법에 대한 좀더 현실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돈이 있어도 제대로 여행 한 번 떠나지 못하는 현실을 주변에서 볼 때가 자주 있다. 물론 반대가 더 많지만.

 

저자들은 이렇게 경제용어를 질문으로 연결하고 이에 대한 해답을 풀어준다. 몇몇 부분에서 나의 인식이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 또 몇몇은 이런 방식이 과연 현실적으로 실현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생긴다.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이고 공감한다. 이기적이고 파괴적이면서 경쟁우선적인 현실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지만 삶의 질이나 미래를 생각할 때 이 ‘새로운 경제학’이 좀더 많은 학자들의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낀다. 이것은 저자가 “‘새로운 경제학’의 핵심은 경제학의 근본에 대한 비판 사상이다. 즉 물질적 부와 진정한 부 사이에 놓여 있는 거리를 좁히기 위해 좀 더 근본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하려는 것이다.”(30쪽)란 부분에서 그대로 알 수 있다. 그리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이 ‘새로운 경제학’이 널리 읽히고 연구되어 지구 문제를 좀더 잘 해결해줬으면 한다. 여기에 나 개인의 노력도 보태져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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