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 살인사건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4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좋은생각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그녀들이 돌아왔다. 할머니 탐정단의 활약이 이번에도 펼쳐진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핵심인 사건이 현재가 아닌 과거이기 때문이다. 그 사건의 피해자는 잭 골드, 즉 글래디 골드의 죽은 남편이다. 이 사건은 45년 전인 1961년 제야에 발생했다. 수사의 주체는 잭 랭포드다. 그가 글래디 골드에게 바치는 프로포즈 선물로 수사를 시작했다. 당연히 할머니들의 활약은 전편에 비해 더 줄었다. 하지만 어디에서나 이 할머니들의 활약은 멈추지 않는다. 잭과 글래디와 다른 할머니들의 멋진 활약이 이번에도 변함없다. 이 활약이 각각 다르게 펼쳐지지만.

전편에서 그들의 로맨스가 완성되지 못했는데 이 때문에 잭은 색다른 결심을 한다. 글래디의 전남편 살인사건을 다시 수사하기로 한 것이다. 그녀에게 이 사실을 숨기고 뉴욕으로 떠난다. 뉴욕은 그가 경찰로 일했던 현장이고, 친구들이 있는 곳이다. 옛 친구를 만나 자료를 얻는데 그의 동료들 죽음 소식이 줄줄이 이어진다.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거기에 사건은 1961년 제야에 발생했다. 사건 기록만 보아서는 전혀 범인을 짐작할 수 없다. 사건 당시 있었던 장면을 본 증인들의 진술이 필요하다. 글래디에게 연락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녀의 딸 에밀리가 있다. 그리고 현장에서 그 사건의 발단을 제공한 증인 패티 데니슨이 있다.

잭이 뉴욕에서 사건을 조사할 때 글래디는 잭이 사라진 것과 동생 에비의 실연 때문에 푹 처져있다. 탐정 사무실로 의뢰 들어온 사건에 대해서도 전혀 열정을 보여주지 않는다. 에비의 경우는 더 심하다. 티격태격하는 할머니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는데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의뢰가 들어온 사건을 위해 잠복근무를 하지만 열정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수상한 사건이다. 전화나 다른 방법으로 의뢰대상자를 만나려고 하는데 연결되지 않는다. 일상 속에서 조금 활기를 찾는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한 가지 묘안을 짜낸다. 실행한다. 그리고 연락이 온다. 그들이 마주한 사실은 나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그렇지만 이 소설에 잘 어울리는 사건인 것은 분명하다.

잭의 활약이 이번 소설의 중심이다. 물론 다른 할머니 탐정들의 활약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야기의 중심에 그가 있을 뿐이다. 45년 전 사건을 수사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노력하는 자에게 길이 열린다. 그 과정에 만나게 되는 놀랍고 즐겁고 신난 인연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당시 그 사건에 의문을 품었던 기자와의 만남은 사건에 한 발 더 다가가게 한다. 어렴풋이 사건의 원인이 보인다. 마지막에 실제 그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가 너무나도 둔감하게 생각했던 삶의 한 면을 보게 된다. 공포와 두려움이 지배한 삶 말이다.

소소한 재미가 곳곳에 넘쳐난다. 개인적으로 할머니들이 뉴욕에서 보여준 활약이 가장 신난다. 성금함털이범을 잡기 위한 소피를 비롯한 세 할머니의 노력은 이 소설의 장점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준다. 70대 이상의 할머니들이 겁도 없이 범인을 잡기 위해 무모한 시도를 한다. 선택은 역시 잠복근무다. 멋지게 이 작전은 성공한다. 그리고 부수적으로 얻게 되는 행운도 있다. 이것과 더불어 뉴욕에서 만나게 되는 잭과 글래디의 로맨스는 은근하면서도 뜨겁다. 비록 파고파고 같은 일 때문에 완전히 불타지 못하지만 말이다.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기다리게 되는 상황 중 하나가 바로 그것이다. 뭐 할머니들이 사는 곳에서 벌어지는 작고 은밀하고 의미있는 다른 에피소드도 무시할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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