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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틀리
알렉스 플린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현대 뉴욕판 미녀와 야수다.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한 잔인한 2년이란 부제가 보인다. 이 소설은 기존의 미녀와 야수에 시간제한까지 더해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그리고 작가가 말했듯이 왜 야수가 되었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그런데 왠지 그 설명이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왜냐고? 그것은 그의 장난이 특별히 유별난 것도 아니고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것들이라 너무 익숙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카일의 행동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로 치면 고등학교 1학년에게 이런 가혹한 시련을 줄 정도인가 의문이 들 뿐이다.
잘 읽힌다. 한 번 잡고 읽으면 가속도가 붙어 단숨에 읽게 된다. 단순한 이야기 구조에 뻔한 결말이 고민을 들어내기 때문이다. 깊은 생각도 고민도 없이 읽을 수 있지만 한 가지는 가슴에 와 닿는다. 그것은 미녀와 야수의 다양한 버전들이다. <노트르담의 꼽추>, <오페라의 유령>, <프랑켄슈타인>, <투명인간>,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등이 바로 그 작품이다. 이들 모두 추악한 외모 때문에 발생한 이야기를 다룬다. <프랑켄슈타인>의 경우는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역시 그 시대의 괴물임을 생각하면 공통점이 보인다. 그런데 이 중에서 내가 직접 읽은 책이 <투명인간>을 제외하면 한 권도 없다. 음~ 그 유명도에 비해 손이 가지 않았다. 언젠가 읽게 되면 <비스틀리>를 연상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유명한 TV앵커인 아버지에 뛰어난 외모를 지닌 카일이 마녀의 저주를 받는다. 그 이유는 그가 외모와 자신의 배경만 믿고 수많은 사람들을 괴롭혔기 때문이다. 위에서 마녀의 저주를 받을 정도인가 의문을 품었던 것은 이런 학생들이 너무 많기에 그에게만 저주가 내려진 것이 정당한가하는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설은 소설이다. 이 저주의 재미난 점은 기존의 미녀와 야수 이야기와 달리 시간제한이 있다. 2년 안에 진실한 사랑을 하고 키스를 하지 못하면 영원히 야수의 모습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버전과 달리 이런 설정은 뻔한 결말과 함께 긴장감을 고조시켜준다. 그리고 시간 때문에 그가 받는 고통과 두려움이 진실한 사랑과 결합하여 흥미를 불러온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가장 많이 떠오른 것은 이전에 드라마로 만들어진 <미녀와 야수>다. 마지막은 기억나지 않지만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야수가 일 년에 단 한 번 편안하게 사랑하는 여자와 밖을 돌아다니는 날이다. 이 소설 속에서도 그대로 사용했는데 바로 할로윈이다. 단지 이 소설에서는 홀로 돌아다녔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시간제한이 있으니 사랑하는 그녀와 함께 돌아다니는 것이 불가능하다. 또 다른 버전과 달리 그의 성은 브룩클린 맨션이다. 드라마와 달리 그는 밤에 거리의 안전을 위해,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돌아다니지 않는다. 자신이 지닌 외모 때문에 숨어살면서 장미만 키울 뿐이다. 드라마가 보여준 야수의 활약이 이 소설에서는 보이지 않아 조금은 아쉬웠다.
야수가 장미를 키우고, 자신의 성곽에 머문다는 설정과 함께 흥미로웠던 것은 채팅 장면이다. 채팅에 참여한 존재(?)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인어공주, 개구리, 회색곰 이야기를 가상공간 속에서 펼쳐내는데 상당히 흥미롭다. 그 속에 살짝 야수를 집어넣은 것은 기발한 착상이기도 하다. 이런 장면과 구성이 약간은 진부할 수 있는 현대 뉴욕판 미녀와 야수를 조금은 신선하게 만든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영화 포스터에 나온 남녀가 전혀 고등학생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책 읽기 전 먼저 영화 예고편과 포스터를 본 탓에 그 이미지가 소설 속에 굳어졌다. 동시에 야수로 변한 후 이야기가 약간은 긴장감이 부족한데 영화는 어떤 식으로 풀어내었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