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르 카레란 이름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책입니다. 영국 스파이소설의 거장이란 말보다 그가 작품에서 보여준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이 작품이 9.11 이후 변화한 세계를 반영하고 있다는데 과연 거장이 본 세계의 변화는 어떤 것일까요? 첩보활동은 이전보다 더 정적으로 묘사되고, 활동의 긴박감보다는 그에 깔린 정치적, 철학적 의미가 더 중요하게 다루어진다니 읽으면서 혹은 읽은 후 깊은 사색에 잠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상 미스터리의 여왕으로 불리는 와카타케 나나미의 매혹적인 옴니버스 미스터리입니다. 이 작가의 매력을 알게된 것은 최근에 읽은 하자키 시리즈 때문입니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특징을 잘 잡아내어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이 좋더군요. 이전에 단편을 읽을 때도 좋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장편에서 그 능력이 더 발휘되더군요. 시간적 배경도 현대가 아니라 1930년 여름 하코네 호라는 호화여객선이라니 잠시 과거속으로 빠져들어서 그들의 삶과 항해 중에 일어나는 사건들을 들어다본다면 재미가 솔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마리오 바르가사 요사의 신작입니다. 32년간 도미니카 공화국의 독재자로 군림한 트루히요의 암살 과정을 재구성한 작품이라네요. 하나의 시점이 아니라 독재자의 총애를 잃은 우라니아, 암살자들, 독재자, 이렇게 세 사람의 시점이라니 한 시대를 다양한 시각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 있는 반면 조금 난해한 작품도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작가입니다. 이번에 노벨문학상을 타면서 더 심해진 것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