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놀기]의 서평을 보내주세요.
혼자놀기 -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
강미영 지음, 천혜정 사진 / 비아북 / 200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혼자놀기란 제목만 보면 뭔가 대단한 것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별 특별한 내용이 없다. 다섯 장으로 나누어 서른 가지의 혼자놀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거의 대부분 예전부터 내가 해오거나 했던 일이다. 내 주변에서도 이런 혼자놀기를 실천했던 인물들이 늘 있었기에 낯설지도,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나처럼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고, 늘 누군가와 함께 움직이고, 말하고, 밥 먹고, 영화보고, 커피숍에 간다면 어떨까? 전혀 색다른 여행이 될 것이다.  

 

 그녀의 혼자놀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녀가 8년을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진 것을 만나게 된다. 서른 살의 그녀이기에 20대 대부분을 누군가와 늘 함께 했던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혼자놀기는 새로운 도전의 영역이었을 것이다. 특히 초반부에 나오는 생활 속에서 혼자놀기는 일상에 지치고, 뭔가 특별한 것을 해야만 놀았다는 생각을 가지는 사람들에게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 삶과 세상을 품고 있는지 알려준다. 이 이야기를 만나는 순간 시간에 쫓기고, 일상의 번잡함에 쫓겨 주변을 여유롭게 둘러보지 못하고 바쁘게 발을 놀리는 나 자신의 모습이 겹쳐졌다. 하지만 이사를 한 후 근처 맛있는 밥집을 찾거나 괜찮은 커피숍을 찾아다닌 나나 친구들을 생각하면 조그마한 실천을 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녀가 문을 잠그면 자유가 보인다고 한 대목에선 왠지 모르게 히키코모리들이 연상되었다. 그녀는 잠긴 문 속에서 자신만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밖에 있는 사람들에겐 과연 어떻게 비추어질까? 물론 그들과 그녀의 문은 전혀 다르다. 그들은 세상으로 한 발 내딛는 것이 어렵지만 그녀에겐 한 발 더 나아갈 힘을 준다. 사적 공간과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은 취미를 더욱 북돋아주고, 자신을 더욱 자연스럽게 풀어놓을 수 있게 한다. 혼자놀기의 시작은 바로 이런 조그마한 공간과 시간에서부터다.   

 

 

 왠지 모르게 이 책은 집중력이 많이 흐트러졌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나 자신이 경험했거나 하고 있는 것들이기에 신선함이 약한 것도 있다. 요즘 연말이라 마음이 싱숭생숭한 것도 원인의 하나다. 저자의 수많은 이야기 중 하루 휴가를 받은 아내의 이야기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고, 공감을 한다. 잠시 직장을 옮기기 전 친구가 한 달이란 시간도 지겨웠다고 하는 부분에서 그 이상을 아주 즐겁게 논 나의 행동이 떠오르고, 갑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로운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삶이 얼마나 좇기고 여유가 없는지 알 수 있다. 그런 분들에겐 이 책에서 말하는 혼자놀기 방법이 딱이다. 할 것 무지 많다. 나에겐 신선함이 떨어지지만 만약 혼자 시간보내기가 힘들다면 이 책으로 혼자놀기를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혼자놀기에 대한 서른 가지 방법이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고 있다. 만약 혼자놀기가 두렵다면 이 책으로 한 번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혼자 놀아 본 적이 없거나 갑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주체할 수 없는 사람들이거나 돈 없어 여행갈 형편이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권하고 싶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포기하기 위해 도보여행을 시작했다.  

포기하는 것은 지는 것이 아니다.  

포기하는 것은 나를 아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였다면

그들 때문에 견디기도 했을 것이고,

그들 때문에 포기하고 좌절하기도 했을 것이다.

나의 한계를 모른 채 성공하거나 실패했을 것이다.  

 

혼자 도보여행을 하다 보면 견디거나 포기하는 것이 모두 내 안에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