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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헤드 대드
성하성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5년 11월
평점 :
처음 만난다고 생각했는데 첫 작품이다.
대단한 속도감으로 끝까지 몰고 가는 필력이 대단하다.
SF, 스릴러, 액션이 가미되었는데 복수를 엔진으로 끝까지 달려간다.
뇌를 스캔해서 칩에 담고, 몸은 의체로 만들어 이론적으로 영생도 가능한 시대다.
2057년이란 가까운 미래에 이런 기술이 가능한지는 의문이지만 그냥 지나가자.
과학의 발전과 인간의 탐욕은 상황을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한다.
뇌가 파괴되지 않으면 뇌를 스캔해 시냅스칩을 탑재한 의체로 다시 살릴 수 있다.
이런 현실은 죽음을 마주한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생각도 바꾼다.
하지만 범죄는 이런 현실의 사각지대를 노리고 파고들어 삶을 뒤흔든다.
한 번의 접대, 그때 본 한 소년, 정의로운 선택이 복수의 불을 당긴다.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는 사람은 두 명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세 명이지만 한 명은 다른 사람에 기생한 의식이다.
이 의식이 바로 천재 살인마이자 연쇄살인범인 두억시니다.
이 두억시니를 잡으러 경찰특수기동대와 함께 위험한 연희는 온서특별시에 들어갔다.
연희가 그곳에서 본 것은 남편의 모습을 한 두억시니였다.
현은 전쟁 무기 개발에 참여해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팀장이다.
그가 군 장성의 요청에 의해 회사 접대 자리에 참석한다.
불편하고, 성향에도 맞지 않은 자리고, 잠깐 나온 밖에서 낯익은 소년의 모습을 발견한다.
딸의 친구이자 죽은 후 뇌가 파괴되어 되살리지 못한 아이였다.
거짓된 정보, 살린 아이를 성 노리개로 이용하려는 더러운 욕망이 엮인다.
세상의 혼탁함과 부조리는 보고 그냥 덮으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문제들은 어느 순간에 나에게 다가올지 알 수 없다.
이기적으로 나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하고 움직이면 그 순간은 넘어갈 수 있다.
실제 현은 조금은 쉬운 길을 가는 대신 가족의 동의를 얻어 힘든 길을 선택했다.
이 선택은 한 가족의 파멸로 이어졌고, 그 과정은 참혹했다.
친구의 도움으로 다른 의체로 다시 태어난 현.
죽으려는 시도조차 특별한 몸은 쉽게 막는다.
그는 복수를 바라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도마뱀의 꼬리를 찾는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그가 살인자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
잠든 그가 깨어나 자신의 시냅스칩에 든 누군가를 만나기 전까지는.
양심이 조직의 욕망에 너무 쉽게 무너지는 세상.
특별한 의체를 얻었지만 그 능력을 제대로 활용할 방법을 모르는 현.
이 전투용 의체를 가장 잘 활용하는 것은 당연히 두억시니다.
이 둘은 한 몸에서 서로의 능력을 가장 잘 활용할 방법을 찾는다.
현은 자신의 전문 분야인 해킹과 전쟁 무기 쪽으로.
두억시니는 주저없이 살인을 저지르고, 뇌의 정보를 뽑아내는 쪽으로.
현의 주저와 양심은 어느 순간 복수심에 먹혀버린다.
이런 현을 잡을 수 있는 인물은 특수기동대의 연희 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 연희에게는 정보가 부족하다.
얻은 정보는 내용이 부족하고, 속도마저 느린 경우가 많다.
적의 꼬리를 잡고 몸통을 잡으려는 시도는 쉽지 않다.
현의 의체가 혼자만의 것도 아니라는 사실도 드러난다.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한 노력은 다른 사람이 판 함정으로 빠지게 한다.
알면서도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 새로운 전술 무기의 등장.
전투신은 박진감 넘치고,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면서 숨 쉴 틈을 주지 않는다.
강렬한 액션과 미래 무기가 결합해 만들어내는 장면들은 그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 정도다.
그리고 이 잔혹한 현실에서 서로 다른 입장에서 가족을 말할 때 놀란다.
가해자들이 그 참혹한 행동을 한 이유도 가족 때문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런 변명이 탐욕과 엮이고, 두억시니의 음모는 나중에 드러난다.
세계수라는 판타지적 설정을 SF적으로 해석한 장면은 또 다른 재미다.
이 작가의 다음 소설을 기다리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