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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고요 - 자연의 지혜와 경이로움을 담은 그림 에세이
보 헌터 지음, 캐스린 헌터 그림, 김가원 옮김 / 책장속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자연의 지혜와 경이로움을 담은 그림 에세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앞의 몇 장을 미리 보고 그림들이 눈에 들어와 선택했다.
가끔 이런 그림들을 볼 때면 그 세밀한 관찰에 놀란다.
깊은 애정이 없다면 이런 세밀한 그림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착각 하나도 먼저 말해야겠다.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이 단순히 숲과 동식물에 한정되었을 것이란 추측이다.
책소개에도 “숲속 마음 챙김 에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뒤로 가면 구름, 달, 광석, 별자리까지 확장된다.
화려한 나비 그림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요즘은 보기 힘든 나비, 본다고 해도 그냥 무심코 지나가는 나비.
곤충박물관이나 가야 다양한 나비의 표본들을 볼 수 있다.
이런 나비를 그림으로 그려서 하나씩 보여주고, 나비에 대해 알려준다.
벌들 이야기로 넘어가면 이제는 조금 유명해진 벌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정밀하게 엮여 있는 생태계, 꽃가루를 타고 전해지는 계절의 맛.
잎의 단면을 그린 그림은 학창 시절 과학 시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독초 이야기를 들을 때면 한국의 나물 중 독초가 있다는 말이 떠오른다.
독버섯의 경우는 매번 듣고 보지만 지금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
요즘 길을 걷다 보면 나무 등에서 거미줄이 내려온 것을 가끔 본다.
며칠 전 밤길을 걷다 앞쪽에 거미줄을 타고 내려온 큰 거미 한 마리를 봤다.
놀라 피했고, 일행에게도 거미라고 말했다.
이런 일이 자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숲속에서는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볼 때가 많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그림은 쓰러진 고목과 그 고목에 붙어, 함께 살아가는 동식물 그림이다.
이끼, 지네, 버섯, 양치식물, 송장벌레, 딱정벌레 등 정말 다양한 생명체가 생태계를 이룬다.
하지만 깊은 숲속에서 우리가 이런 나무 둥지를 본다고 해도 이런 관찰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자연관찰보다 그 숲을 둘러보고 빠르게 목적지로 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구름 그림을 보면 매일 보던 구름 모양을 생각한다.
내 눈에 보이는 구름과 그림 속 구름의 차이를 명확하게 느끼지 못할 때도 있다.
적란운 모양인데 왜 비가 오지 않지 하고 생각한 경우도 있었다. 잘못 알았나?
구름의 다양한 모양, 빛과 어우러진 모습 등은 보는 눈을 즐겁게 해준다.
달과 바닷물에 대한 이야기는 좀더 이해가 쉽게 되었다.
별자리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많이 읽은 편이지만 상상력 부족으로 그 모양을 떠올리기 힘들다.
며칠 전에도 아이와 앱으로 큰곰자리와 북두칠성을 찾아봤지만 큰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고대인의 상상력과 현대인의 이미지 중심 상상력의 차이인 것일까? 아니면 내 능력 부족일까?
그렇게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자세하게 볼 것과 생각의 나래를 펼 것들이 가득하다.
변화에 대한 저자들의 생각은 나와 닮아 있고,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더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