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은 지금
김이환 지음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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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읽어야지 생각만 하던 책들 중 한 권이었다.

시간과 기회가 되어 드디어 읽었다.

최근 김이환의 소설은 주로 단편 위주였는데 장편은 또 다른 느낌이다.

물론 <소심한 사람들만 남았다> 같은 최근 장편도 있지만 이전에 읽었던 분위기와 다르다.

정말 오랜만에 이전 소설을 읽으니 다른 느낌과 재미를 준다.

괜히 이전 책들을 찾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단편들이 지닌 아쉬움을 단숨에 날릴 수 있었다.


제목 그대로 초인이 등장한다.

화자이자 주인공 정훈은 동대입구 지하철역 화재 사건 당시 초인의 도움으로 살아난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그가 보여준 행동과 아비규환 같은 장면이 잘 드러난다.

살기 위해 사람들을 헤치고 밀치고 나가다 넘어졌고, 유독가스를 마셔 몸에 이상이 있었다.

이 사고 때문에 회사를 그만 두고, 초인 덕질을 시작한다.

초인 카페에 가입하고, 초인 뉴스가 나오면 스크랩한다.

이 소설은 정훈이 초인이 사람들을 구한 과정과 그의 정체를 파헤치는 것이다.

초인 카페 가입해 그가 보여준 놀라운 통찰력은 덕질의 결과다.


초인이 사고 현장에 나타날 때 소닉 붐 소리가 난다.

아주 빠른 속도로 날아와 사건을 해결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이 소리가 들렸다는 것은 초인이 왔다 갔다는 증거다.

정훈은 지하철 화재 당시 초인의 얼굴을 봤고, 정확하게 기억한다.

하지만 그는 이 사실을 숨긴 채 사람들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책을 쓰려는 목적도 없는데 초인에게 구함을 받은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한다.

그리고 초인의 활동 범위에 대한 진실을 알려주는 사건을 마주한다.

단지 몇 미터 차이로 서울의 경계를 벗어난 여성이 죽은 사건이다.


엄청난 속도로 날아다니고, 필요에 의해 강철 같은 신체를 가지고 있다.

서울 어디서나 사건이 일어나면 몇 분 내로 그가 날아와 해결한다.

초인이 서울에 머무는 한 서울에서 범죄를 일으키고 그냥 지나갈 수 없다.

하지만 이 경계 문제는 다른 지역에 차별이 되고, 그 의존성이 사회 문제가 된다.

최악의 경우는 초인을 핑계로 사람들을 대량 살상한 경우다.

테러리스트의 주장은 이후 다른 곳에서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작가는 이 과정을 정훈의 덕질과 현실을 엮어 재밌게 풀어낸다.

이 과정에 드러나는 초인의 존재와 정체는 나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초인이 만약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는 어떨까?

현실 속 초인에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아주 많은 것이다.

초인 덕분에 범죄가 줄어들겠지만 그가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 또한 존재한다.

살인이나 폭력 등에는 초인이 등장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서울이란 경계도 마찬가지다. 나중에 초인 2는 강남만 지킨다.

초인 내부에서 일어난 갈등과 고뇌는 또 다른 재미이자 마지막 반전을 위한 장치다.

가장 좋은 것은 초인이 필요하지 않은 사회이자만 현실은 초인을 갈망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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