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4 미중전쟁
엘리엇 애커먼.제임스 스태브리디스 지음, 우진하 옮김 / 문학사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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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NATO 사령관과 해병대 특수작전팀장이 함께 쓴 소설이다.

현재와 가까운 미래의 초강대국 미국과 중국의 전쟁을 다룬다.

이 소설의 흥미로운 점은 두 나라의 전쟁이 사이버 공격과 전술 핵 사용이란 것이다.

앞부분만 놓고 보면 2차 대전 당시 일본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물론 중국의 첫 공격 지점은 미국 본토가 아니고 남중국해이고, 공격 대상은 미국 전함이다.

이 국지전은 중국의 계획된 도발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중국의 공격은 물리적인 직접 타격보다 사이버 공격이 주를 이룬다.

이 도발과 국지전은 중국 혼자의 작전이 아니고, 이란도 포함되어 있다.


현대의 전쟁 도구들은 점점 첨단화되고 있다.

컴퓨터의 도움을 받지 않는 무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작가는 이 부분을 파고들어 중국의 승리가 가능하게 한다.

전함은 시스템 다운되어 모든 장비가 멈추고, 백악관은 전기가 끊어진다.

최첨단 전투기의 경우도 조종사가 조종하지 못하고 원격으로 움직인다.

재밌는 점은 이런 압도적인 사이버 전투력을 가진 중국이 겨우 남중국해 유역만 원한다는 것이다.

항공모함을 보내 대만을 압박하는데 그 이전에 이 지역의 미 군함이 패퇴하였다.

미국이 보낸 다른 항공모함과 전투기들도 중국의 사이버 공격 앞에 너무나도 무력하다.

나중에 최첨단 장비를 제거한 구형 전투기를 사용한다.


미중전쟁을 다룬 다른 소설에서도 중국의 반도체 문제 등을 그려내었다.

특정 핵심 산업이 한 나라에 종속되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다룬 부분이었다.

작가들은 이 소설에서 그런 하드웨어가 아닌 사이버 공격으로 미군을 무력화시킨다.

중국의 우방으로 활약하는 러시아 군함은 해저 케이블을 폭파해 온라인을 마비시킨다.

사이버 공격으로 미국의 전력 일부를 끊어 내기도 한다.

보통의 국뽕 소설이라면 이때 천재들이 나타나 중국의 사이버 공격을 막아내겠지만 이 소설은 아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도 미국은 이 사이버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다.

물론 더 많은 시간이 지나고, 장비를 다시 재점검하는 시간을 보낸다면 달라질 것이다.


소설은 크게 4명의 인물을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전쟁 부분에서는 세라 헌트 대령과 이란 장군 파샤드와 중국 린바오 제독이다.

정치 부분에서는 인도계 미국인 초두리 박사다.

사실 이 소설에서 직접적인 전쟁 장면은 그렇게 많지 않다.

전함들이 바다 위에서, 전투기가 하늘에서 싸우는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테크노 스릴러 장르였다면 전쟁 무기와 이 무기를 사용한 장면들이 많이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들은 전투 장면보다 이 전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주변국가들의 이익에 더 초점을 맞춘다.

의도적으로 일본이나 유럽의 다른 나라들을 전쟁에 투입하지 않았다.


미중 전쟁이 벌어지면 그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 한국의 참전 여부가 결정된다.

남중국해 등이라면 한국의 주한 미군 또한 직접적인 전쟁 범위에 들어간다.

상하이나 북경 정도는 오산 공군 기지에서 출격이 가능하다.

물론 이럴 경우 한국이 중국의 미사일 타격 범위에 들어간다.

이런 세부적인 상황을 의도적으로 지우고, 전술 핵 공격을 한다.

중국의 해군 기지를 전술핵으로 날려버리자 중국도 미국의 두 도시에 전술 핵 공격을 한다.

만약 전략 핵공격을 한다면 오래 전 나왔던 핵전쟁의 공포가 현실화된다.

이런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

이 위기 상황에 예상하지 못한 나라가 끼어든다. 바로 인도다.


작가가 인도계 미국인 초두리 박사에게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술 핵 사용이나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초두리 박사는 두려워한다.

러시아는 중국을 도운 후 폴란드를 침공하고, 이란까지 욕심을 낸다.

지중해에 대한 그들의 욕심은 이란과의 짧은 동맹도 무시할 정도다.

미국과 중국의 전술 핵 사용은 새롭게 떠오르는 강국 인도를 불안하게 한다.

인도가 뒤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상황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복잡한 지정학적 역학 관계가 단순화된 부분은 있지만 눈 여겨 볼 부분이다.

이 과정에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전술 핵과 국지전으로 죽는다.

그 이면에는 선동과 왜곡된 역사 인식과 탐욕이 자리잡고 있다.

전략과 전술적인 세부사항에 아쉬움이 있지만 중반 이후 상황은 대단한 흡입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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