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문지 에크리
김소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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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시인의 산문집이다. 문지 에크리 시리즈로 나왔다.

이번에 처음 김소연 시인의 책을 읽었다. 당연히 시집은 읽은 적이 없다.

시인의 산문집 중 <마음사전>에 한 동안 마음이 갔다.

이유는 오래 전 이 책 내용 중 하나를 김영하의 팟캐스터에서 들었기 때문이다.

아마 이때 시인의 시선으로 사물을 보고, 그것을 풀어낸 산문이 아주 좋다는 의미의 내용도 들은 것 같다.

이후 시인의 산문집은 나의 시선을 늘 끌었다.


제목부터 머리가 복잡해진다.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고? 한참 생각해보지만 답을 내지 못한다.

시인이 궁금해했던 것은 사랑에 대한 개념이 아니다. 사랑함에 대한 것이다.

명사와 동사로 나눌 수 있지만 책 마지막에 나온 이 문장들은 몇 번 읽은 끝에 조금 이해가 되었다.

“사랑이 더 이상 감정의 영역에 머물러 있게 내버려두지 않아야 한다.”

“삶이 사랑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삶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우린 감정에 휘둘려 사랑이 아닌 사랑이란 관념에 매달린다. 이런 현실에 사랑은 없다.


일상에서 경험하고 관찰하고 사색한 것들을 사랑과 엮었다.

천천히 읽으면서 그 말들을 음미해야 한다. 잠시 딴 생각을 하면 그냥 흐름을 놓친다.

생각보다 많은 책들을 참고해 자신의 생각을 풀어낸다. 단숨에 가슴에 와 닿지는 않는다.

읽으면서 어쩌면 나의 한계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곱씹으면서 문장을 읽어야 하기에 인용된 시들의 의미를 파악해야 하기에 더디게 읽을 수밖에 없다.

뭔가가 머릿속에 들어온다는 착각은 즐겁지만 실제 들어온 것은 거의 없다. 아쉽다.


그냥 무심코 읽다가 발견한 것 중 하나가 시집에 대한 발문을 적은 것이다.

4부의 세 글 모두 그렇다. 보통 시집 등에서는 잘 읽지 않는 글이다.

이병률의 <바다는 잘 있습니다>, 최승자의 <빈 배처럼 텅 비어>, 배수아 번역의 <불안의 서> 등이다.

집에 있는 책도 있고, 사야 할 책도 있다.

시인의 발문을 읽으면서 관심이 부쩍 생겼다. 시선을 끄는 해석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예로 들면, ‘멍이 나가다’란 시어에 대한 고찰이다. 아마 내가 시를 읽었다면 그냥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다른 감성으로 사랑과 사랑함에 대해 이야기해주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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