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양이 9 - 또 희한한 녀석이 왔습니다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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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나오고 있는 네코마키의 콩고양이 시리즈 9권이다. 권수가 늘어나면서 집사네 집에 사는 동물들이 늘어난다. 처음에는 고양이 두 마리였는데 이제는 시바견, 비둘기 부부, 닭들, 연못의 거북이까지 정말 다양한 동물들이 같이 산다. 그런데 이번 편에 새로운 동물 한 마리가 더 늘어났다. 그것은 큰유황앵무새다.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고, 언제 갈지 모르지만 이 앵무새는 람바다를 부르고, 슴가슴가 슴가왕 이란 덕후스러운 말도 한다. 이 앵무새에게 유황이란 이름을 붙여주는데 유황은 이전의 동물처럼 자신만의 놀이를 즐긴다.


유황앵무가 집에 들어오면서 오빠 안경남에게 여자친구(?)가 생긴다. 아직 여자친구라고 하긴 무리가 있지만 그녀 아이코는 유황앵무 덕분에 안경남의 집에 온다. 그리고 여동생 집사는 두식이와 산책을 나갔다가 훈남이 새로 연 빵집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장밋빛 미래를 꿈꾼다. 이 시리즈에 처음 알려주는 이 가족들의 이름과 더불어 처음 등장하는 로맨스가 아닌가 생각한다. 고양이 집사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지만 현재까지 아이코는 동물 가득한 이 집에 가끔 놀러온다. 이 만화의 새로운 재미 중 하나는 바로 앵무와 아이코의 등장이다.


단순히 새로운 동물이나 인물이 등장한 것으로 재밌어진 것은 아니다. 기존의 동물들과 어우러지면서 만들어내는 작지만 깨알 같은 재미들이 읽다보면 나 자신도 모르게 웃게 만든다. 대표적인 것이 앵무를 본 비둘기 암컷과 수컷의 모습이다. 많은 부분 의인화되기는 했지만 이 사소한 장면이 왠지 모르게 전혀 낯설지 않다. 여기에 변함없는 내복씨의 가발을 둘러싼 유황의 행동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이전에 이 집에 정착한 동물들처럼 유황이도 이런저런 일을 일으키면서 이 가족의 일원이 된다. 마담 복슬이 큰유황앵무의 거래가격을 보고 눈이 번쩍인 것은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이 집에서 가장 오랫동안 동물들과 함께 머물고, 온갖 쓰레기들을 치우는 인물도 역시 마담 복슬이다.


연필로 간결하게 그린 그림은 역시 정감 있다. 각 동물 캐릭터를 잘 살려 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큰 사건은 없지만 사소한 일상 속 이야기를 잘 짚어내어 표현한 에피소드들은 한 번 빠지면 계속 읽게 만든다. 첫 출간 작품을 읽으면서 할아버지 내복씨가 계속 나와주기를 바랐는데 다행히 계속 나오고 있다. 그리고 전편에서 비중이 많이 줄어들었던 남매의 출연 비중이 늘어난 것은 새로운 재미다. 35세 미혼 남성 덕후의 일상과 유황앵무새를 좋아하는 여자의 만남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이 시리즈의 새로운 관점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10권에선 또 어떤 일이 생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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