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고양이 칭화
바오둥니 지음, 황지에 그림, 웃는땅콩 옮김 / 엔씨소프트(Ncsoft) / 2020년 12월
평점 :
일시품절


바오둥니란 아동문학 작가는 낯설다. 아동문학에 큰 관심이 없으니 아주 유명한 몇 명을 제외하면 거의 모른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흔히 만나기 힘든 중국 아동문학 작가다. 이력을 보니 화려한 경력이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 동화책에서 글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그림을 그린 황지에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그림체가 중국풍이란 생각을 했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재밌는 것은 번역을 한 웃는땅콩이다. 엔씨소프트의 어린이집 이름이 웃는땅콩이다. 인터넷 검색하면 웃는땅콩이란 책도 나온 것 같다. 엔씨소프트가 출간하고 자신들의 어린이집 권장도서라고 광고하는 부분은 그렇게 보기 좋지만은 않다.


최근 내가 동화를 읽어주는 것은 아이가 잘 때나 TV를 보여주지 않기 위해 몸부림 칠 때다. 내가 궁금해서 선택한 책을 읽어주면 한 번은 재밌게 듣지만 두 번째는 거부한다.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도 억지로 두 번 읽어줬는데 다시 읽자고 하니 싫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공룡이나 강아지를 둘러싼 해프닝을 다룬 책은 다시 읽어달라고 한다. 이 책을 선택한 것도 아이에게 읽어주기 위해서인데 한 번은 재밌게 들었다. 한 번 더 읽자고 하니 싫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동화 속 내용 하나를 엄마에게 재밌게 말한다. 이 동화의 하이라이트가 아주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칭화는 도자기로 만든 고양이다. 4월의 어느 날 칭화가 봄바람에게 말을 걸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바람과 꽃에 대한 것인데 유채꽃도 봄바람이 불어서 핀 것인지 묻는다. 이때 나타난 것이 꼬마 얼룩 고양이다. 꼬마 얼룩 고양이는 도자기 고양이 칭화를 보고 “너처럼 움직이지 않는 고양이는 본 적이 없어.”라고 말한다. 도공들이 청화백자로 구운 고양이가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 만남을 통해 칭화와 꼬마 얼룩 고양이는 유채꽃 가득한 꽃밭을 보기위해 함께 모험을 떠난다. 그런데 칭화와 얼룩 고양이는 칭화가 진짜 고양이가 되는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이 부분을 보면서 ‘왜?’라는 의문 부호가 달렸다. 이미 고양이와 함께 움직이고 있는데 그처럼 변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다.


얼룩 고양이가 칭화를 데리고 간 곳은 바로 도자기를 굽는 할아버지의 공방이다. 얼룩 고양이는 몇 번이나 할아버지에게 칭화를 ‘진짜 고양이’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다. 할아버지는 얼룩 고양이의 말을 듣지 못한다. 일하느라고 바쁘기도 하고, 고양이 말을 듣지도 못할 것이다. 이 부분에서 그림작가의 아름답고 화려한 그림이 빛을 발한다. 표지의 그림도 이때 나온다. 고양이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 도자기가 진열되어 있는 곳이 나타난다. 뭐 대부분은 고양이 도자기이지만. 그 도자기 고양이 중 한 마리는 일본풍이다. 그리고 도방 그림을 통해 어떻게 칭화 같은 도자기 고양이가 탄생하는지 그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읽을 때 이 부분을 아이에게 알려주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 동화의 하이라이트는 예상밖의 전개다. 아주 인상적이다. 논리와 이성으로 풀면 말도 되지 않는 내용이지만 멋진 장면이다. 사실 이 하이라이트를 제외하면 아이가 좋아할 장면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 예쁜 스티커가 같이 왔는데 이 스티커를 가지고 엄마와도 한 번 읽어라고 살짝 유혹해봐야겠다. 스티커만 들고 가서 이리저리 붙일 가능성이 더 많지만 그래도 다른 관심거리를 말한다면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화려하고 푸르고 밝은 그림이라 그림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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