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오래된 숲 - 생물학사 100년과 함께한 우리 가족 일대기
베른트 하인리히 지음, 서소울 옮김 / 이순(웅진)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베른트 하인리히의 아버지의 오래된 숲

 

다양한 소재의 책을 읽었다.

한 가족의 이야기이자 생물학 관련 이야기이다.

책을 읽으며 두 종류의 느낌을 갖게 된다. 체험하게 된다.

 

삼대에 걸쳐 이어가는 가족 이야기는 한 마디 말로 말하면 역사이다.

물론 가족역사이기도 하지만 미시 세계사이다.

이것만 해도 이 책은 충분히 흥미를 가지고 읽을 만하다.

물론 남의 가족사에 관심 없는 분은 생물학 이야기에 관심을 돌려둬 좋겠다.

허나 퍽 지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들 가족들이 나중에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때와 지금은 사는 방식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사는 방식이 다른데, 그 때 사람들의 방식이 너무나도 급진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나누고 사는 방식 말이다.

이런 급진적인 내용의 소설이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에 베스트셀러가 되었었다.

<내 아내가 결혼했다>인가 뭐, 그런 제목이었던 것 같다.

그때 결혼에 대한 제도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아버지에게도 세 여자가 있었던 것처럼(아버지의 인생에 두 차례 전쟁이 찾아온다. 그 전쟁 때문이었을까? 매력적인 여자를 보며 쉽게 사랑하고 결혼한다. 저자는 결국 아버지의 세 번째 아내에게서 태어났다.),

아들도 세 여자를 만나게 된다.

물론 사랑해서 만났고 함께 했으나

헤어지게 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책 속에는 물리적, 현실적 상황이 그려져 있을 뿐이다.

아버지는 미국 이민 때문에 본처와 헤어지게 되고

아들도 연구 때문에 아내와 헤어지게 된다.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쉽지 많은 않겠지만,

미국의 이런 사회 분위기와 환경이 궁금하다.

자유도 있는 것 같고, 이런 자유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것이고!

 

어쨌든 이야기에는 전쟁과 저자 아버지의 세 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할애 된다.

또한 빛이 바래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생물학의 한 분과를 연구한

아버지에 대한 얘기도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아버지의 <멥시벌 연구>와 그에 따른 저작이

전쟁으로 인해 다시 이 세상에 나올지 못 나올지 등등.

 

전쟁의 참화 속에서 저자는 피난길을 떠나는데

물론 유아시절이라 그의 저술은 편지와 어머니 및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재구성된다.

전후 속에서 자녀를 부양하고 맵시벌 연구에 정력을 다하는 저자의 아버지는

미국으로 이민을 감행한다.

이 미국이 저자에게 있어서 고향이,

저자의 아버지에게 있어서는 고향을 그리워하게 되는 삶이 된다.

여기서 저자는 아버지가 경멸하는 학문으로 교수가 되고

자리를 잡게 되는데.

~계속 궁금!

 

거기다가 생물학이라는 학문이 시대의 변화 속에서 어떻게 쇠퇴해 가는지

어떤 학문이 떠오르며 지는지, 그리고 저자의 학문 연구의 길이 흥미롭게 진행된다.

<뒤엉벌의 경제학>은 저자의 저작인데,

또 다른 위의 책도 읽어보고픈 갈망이 든다.

 

학문과 가족사가 얽히고,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와 학문 연구가 얽힌다.

얽히는 과정은 제 삼자인 독자의 입장에서 상당한 궁금증을 제공한다.

말 그대로 남의 집 이야기다.

 

에필로그에서는 가족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여준다.

아련한 마음, 서글픈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나도 조금 인생의 그 맛과 깊이를 알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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