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죽음과 친해지기
시작하는 말 : 무력함 속에 감추인 은혜
제1부 : 죽음을 잘 맞이하는 일
우리는 하나님의 어린 자녀입니다
우리는 서로 형제 자매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올 세대의 부모입니다
제2부 : 죽음에 처한 사람을 잘 돌보는 일
여러분은 하나님의 어린 자녀입니다
여러분은 서로 형제 자매입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올 세대의 부모입니다
맺는 말 : 부활의 은혜
에필로그 : 죽음은 상실이자 선물입니다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 이 목차에서 알 수 있듯이,
헨리 나우웬은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이 책을 썼습니다.
먼저는 자신이 죽음과 친해지는 것입니다.
헨리 나우웬은 예순 살에 이 책을 집필합니다.
그리고 5주 동안 프라이부르크의 한 집에서 고독과 침묵 가운데 죽음을 묵상합니다.
이 시간을 통해 자신이 죽음과 친해질 수 있다면,
다른 이들, 즉 죽음에 처한 다른 이들을 보살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목적, 다른 이들의 죽음을 보살피고자 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나우웬이 몸 담은 공동체에서 ‘모우’라는 지체가 죽고 나서
나우웬은 죽음에 대한 여러 생각과 많은 질문을 하게 됩니다.
아래 몇 가지 나우웬의 질문들을 적어 봅니다.
“죽음은 가장 일반적인 인간사이며 우리 모두가 겪어야 할 사건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일을 잘 하고 있습니까? 우리의 죽음이 피하고는 싶지만 피할 수 없는 운명 이상이 될 수 있을까요?(15쪽)”
“우리는 죽음을 맞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가? 우리는 죽음을 잘 맞이하도록 서로 도와주고 있는가? 언제까지나 옆에 머물러 줄 것처럼 가장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의 죽음은 친구들에게 새로운 삶과 희망과 믿음을 가져다 줄 것인가? 단지 슬픔의 원인을 하나 더 제공하는 데 그치는 것은 아닌가?
중요한 질문은 ‘우리에게 허락된 이 몇 년 동안 얼마나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가’ 가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질문은 ‘우리의 죽음이, 우리를 사랑했고 우리가 사랑했던 이들에게 우리의 영과 하나님의 영을 보내줄 수 있는 새로운 길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입니다.(17쪽)”
이러한 질문들은 우리도 저자와 마찬가지로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좋은 질문입니다. 이 책의 전개보다 먼저 만난 이 질문들은 책으로 우리를 빨려 들어가게 합니다.
헨리 나우웬의 글에는 관찰과 깊은 묵상이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을 때면 전혀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흥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혀 몰랐다고 말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이지요. 관심 밖의 일이라 생각하고 지나쳤거나 간과했던 것을 나우웬의 통찰력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죽음이란 주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누구나 죽어가는 사람과 함께 하며, 죽어가는 사람을 보며, 나또한 우리 또한 지금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죽음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삶에 밀착되어 있는데 우리는 너무나 관심이 없습니다. 무지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할지에 대해 우리는 무감각합니다. 단지 주어진 현실 속에서 열심히 살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앞으로 달려가는 삶이 우리네 삶인 것 같습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이 주는 첫 번째 유익이 있습니다. 바로 나우웬이 던지는 질문들입니다. 나우웬이 깊은 묵상을 통해 끌어 올린 죽음에 대한 통찰력도 대단하지만, 죽음을 직시하며 바라보게 만드는 나우웬의 질문은 우리로 하여금 죽음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게 하고 나 또한 죽음을 바라보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용 요약 부분에 가급적 간단하게 나우웬이 죽음을 바라보며 느꼈던 질문들을 적어 보았습니다.
이 책이 주는 두 번째 유익이 있는데 바로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나우웬은 “죽음을 준비할 때 첫 번째 과제는 하나님의 어린 자녀로서의 자유를 주장함으로써, 죽음이 어떤 힘도 행사하지 못하도록 무장해제를 시키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어린 자녀’는 ‘제2의 유아기’로 해석이 되는데, 이것은 미성숙기로 돌아가란 의미가 아니라, 하늘 왕국의 상속자로 선택받은 아들과 딸로서의 성숙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에 대한 완전한 의존이 죽음을 준비하며 그것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힘의 원천이며 용기의 토대이자 진정한 내적 자유의 비밀인 것입니다.
이 책이 주는 세 번째 유익이 있는데, 그것은 죽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길을 제시한 것입니다. “죽음은 성공이나 생산성이나 명망의 종말일지는 모르지만, 열매의 종말은 아닌 것입니다.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우리 삶의 열매는 우리가 죽은 뒤에야 비로소 그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예수님은 40년도 채 못 되게 사셨는데, 그를 알았던 사람들은 예수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예수님의 삶은 실패작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껏 예수님처럼 많은 열매를 계속해서 맺고 있는 분도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의 사고와 정서에 깊이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죽음이 주는 두려움(기억에서 사라짐, 잊혀짐, 외로움)이 아닌 새로운 희망을 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돌아가신 후 비로소 삶의 열매가 명확히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나열한 세 가지 유익 외에 더 많은 생각해 볼 내용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나우웬은 죽음의 이면이 있음을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죽음은 상실이라는 것입니다. 현명한 지도자를 잃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큰 상실이겠습니까! 그러나 반대로 크나큰 선물임을 이 책은 우리에게 구체적이며 확신 있게 도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