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것들
필립 얀시 외 지음 / 그루터기하우스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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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의심)에서 확신으로-




교회학교 아동부에서 청소년부로 진급하게 되면,

소수이기는 하지만 중등부나 고등부 예배를 드리는 자녀들 때문에

어머니 되시는 교회 집사님이 전화를 걸어 상담을 요청하십니다.

우리 아이가 어려서는 안 그랬는데 커가면서 점점 교회에 가기 싫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억지로 가라고 하면 반발심만 커집니다.

그리고 내가 대답할 수 없을 정도로 교회에서 설교나 공과 중에 들었던 내용에 대해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 상식적이지 않다는

얘기를 하면서 앞으로는 절대 교회에 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필립 얀시의 책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것들』은 자녀들에게, 초신자들에게,

무조건 믿어보면 안 되겠니, 라고 말하며 그들의 의심과 회의를 믿음 없음으로 바라보는

자들에게 오히려 의심은 믿음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책은 12개의 주제로 이루어졌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흔히 겪게 되는 문제들을,

그러나 가슴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했던 것을, 어렵기도 하면서 딱히 답을 제시하기 어려운 질문들에 대해

저자는 독자를 향하여 인격적 유대감과 친밀함, 풍성한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해답을 제시하려고 노력하지만 강압적이지 않고 기독교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글을 쓰며 텍스트를 중심으로 주변을 돌아보며 은유와 비유, 경험들을 풍부하게 얘기하며

의심하는 독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있습니다.

이글 마지막에 부분에 해당하는 “의심하는 사람들을 위한 전략”이 그런 배려입니다.


“하나님이 실재하신지 의심스럽다”는 첫 질문으로 첫 장이 시작됩니다.

이에 대해 욥, 다윗, 솔로몬, 세례 요한, 도마와 같은 성경의 인물들도 의심을 표현하였고

이들도 정죄 받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성경은 하나님께서 의심하는 자들과

질문자들을 환영한다고 가르쳐 줍니다.


두 번째 질문, “그리스도인이 될 때 특별한 감정의 변화가 없다”

여기서는 감정과 믿음의 관계를 설명합니다. 우리의 감정은 환경에 의해, 특히 가정에 의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 그러한 세계관 의해 하나님에 대한 감정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감정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감정은 항상 솔직하지만 신뢰할 만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실체를 파악하여

잠재된 원인을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 질문, “유혹은 때때로 너무 강해서 물리칠 수 없다”

유혹의 세 가지 구성요소와 유혹을 이기기 위한 다섯 가지 원칙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유혹의 패턴이 있는데 이것을 하나님의 무한한 용서를 통해 고백함으로써

실패의 패턴을 깨뜨리면서 유혹을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


네 번째 질문, “하나님이 용서하셨다 해도 항상 죄책감이 있다”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양심인데, 이것은 통증을 느끼게 하는 몸의 체계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꼭 믿을 만한 것이 못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하나님의 음성이 아니라

정서적 반응으로써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행동을 바꾸며 죄를 고백하면

하나님은 언제나 용서하신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질문은 우리가 신앙생활을 해오면서 많은 경험했던 것입니다.

“아무리 기도해도 응답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성경이 무미건조하게 여겨질 때가 있다”

기도생활을 말씀생활의 모습에 따라 믿음이 있다와 없다로 구분하여 말하는 경향이 있는데

믿음과 기도응답의 관계를 놓고 보면 믿음은 꼭 응답의 양이 아니라

하나님께 대한 신뢰의 질로 평가받아야 하기에 마음을 지키라고 말씀합니다.

그리고 말씀생활에 대해서도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또한 실제적인 지침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일곱 번째부터 아홉 번째는 교회생활과 관련된 질문입니다. “교회의 위선자들을 참을 수 없다,

완벽한 그리스도인들을 보면 자신은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랑이신 하나님께서 고난을 허락하신다”

이러한 질문은 교회에 나와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시험당한 분들의 이야기,

특히 고난을 맛본 후에 그런 하나님은 믿지 않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교인들의 입술을 통해 많이 듣던 내용입니다.

여기에 대한 해답은 하나님은 얼마나 은혜로운 분이신지를 깨닫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신앙생활의 문제에 있어서 은혜를 답으로 주신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열 번째부터 열두 번째 질문은 순종, 기적, 의심에 대해 다룹니다.

“당신은 당신에게 맞지 않는 규칙들을 따라야만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다는 것은 어렵다,

의심이 항상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질문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면,

순종은 사람을 벌레로 만들지 않고 오히려 순종 훈련을 통해 큰 힘이 생기며,

예수님 없는 세상을 믿기란 더욱 불가능하며, 의심은 우리를 보다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이상의 내용을 살펴보면서,

필립 얀시를 통해 회의와 의심을 무조건 막아서지 않는 것에 대해 배웁니다.

교회, 특별히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교회일수록 다양성이 훼손될 수 있습니다.

도그마화된 교리적 지식과 믿음이 강화되고 강조될수록

교회 안의 새신자, 초신자, 연약한 교우들은 의심과 회의를 통해

그들의 믿음이 정죄받는다고 생각하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머리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믿음에 관한 의심들을 무조건 막아서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의심은 어떤 면에서는 당연할 수 있고 의심이야말로 더더욱 견고한 믿음의 초석이 될 수 있다고 격려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하나님 외에 아무런 희망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인간의 부패한 본성으로 비롯된 하나님에 대한 의심과 실망을

하나님 편에서 분석한 것이 아니라 인간 편에서 파헤친 친절한 필립 얀시를 보면서

사소한 것이겠지만, 우려 아닌 우려를 해보게 됩니다.

물론 무조건 위에서부터 아래로의 신학방법론을 거부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어거스틴과 칼뱅의 전통 아래, 장로교 전통 안에서는

위로부터 아래를 향한, 하늘에서부터 땅으로의 외침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위로부터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인문주의자의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글은 경험에 나오며 자신도 틀릴 수 있고

다를 수 있다고 고백하는 작가에게 이러한 사소한 우려는 기우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제임스 팩커와 래리 클랩도 칭송한 필립 얀시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다른 책이지만, 제임스 팩커는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읽고

“은혜의 삶에 대한 최고의 작품이며, 독자들에게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라고 말했고

래리 클랩은 “나는 이보다 더 중요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지 생각해내려고 애쓰고 있다”는

서평은 이 시대 최고의 작가, 복음을 듣고 살아가려고 하는 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글을 쓰려는 그에게는 어쩌면 아래로부터의 신학과 방법론은 필수불가결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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