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갤럽 강점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최상위 5가지를 알려주는 게 20달러, 34가지 전체를 알려주는게 50달러 정도 한다. 인터넷으로 결제하면 즉시 진행할 수 있고, 30분 정도 소요된다. 검사 결과도 즉시 알 수 있고, 파일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검사하면서 특이했던 건 문항마다 20초의 시간제한이 있다. 어물쩡하다보면 체크하지 못한채 지나간다. 또 검사문항은 2가지가 제시되고, 그중 정도에 따라 표시하게 되어있는데 그 2가지가 상반되는 건 아니라는 점! 이 책을 구매하면 5가지 검사는 코드로 무료로 할 수 있다. 나는 34가지 검사를 했는데 49.99$, 환율과 카드사 수수료를 포함해 7만원 정도가 결제됐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면 좋을까 생각해보면서 전에 구판을 빌렸을 때는 책 분량이 너무 많고 사전식으로 나열되어있네 싶었다. 그래도 나중에 책 사서 검사해보면 괜찮겠다~ 정도. 신판은 훨씬 얇고 글씨도 크고 핵심 내용 중심으로 잘 정리되어있는 느낌. 그런데 이제보니 두권이 페이지수가 비슷해서 혼란하다. 그냥 그때는 소화할 수 있는 정보량이 적었나싶다.


 나는 책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강점 검사를 하고 설명서를 다운받아 읽었다. 처음에는 내 상위 강점들만 봤는데, 나머지 부분들도 상세 내용이 궁금해서 책을 다시 보게 됐다. 책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강점을 찾고, 깨닫고, 잘 살려서 주로 일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다. 가나다순으로 34가지의 강점을 사전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검사를 하고 책을 보고 같이 해야 쓸모있다. 책만 읽으면 종류가 너무 많아 집중이 안되고, 내 강점은 뭘지 답답함만 생긴다. 


 사전식 설명에는 이게 내 강점이다 생각하고 읽으면 재미도 있고 유익하다. 하나의 강점에 대한 설명과 그 강점테마가 강한 사람들의 인터뷰가 3개 정도 들어있고 내용은 피부에 와닿는 실생활 예시가 많다. 이어지는 강점 실행 아이디어는 주로 업무를 중심으로 이 강점을 어떻게 키우고, 운용하고, 보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조언이다. 각 강점 챕터의 마지막 부분도 좋았는데, 이 강점 특성이 강한 사람과 같이 일할 때 주의사항이나, 추천하는 제안이 들어있다. 각 강점에 대한 설명은 5~7쪽 정도씩. 


 시간이 여유로운 분이라면

 1. 검사받기

 2. 결과를 보지 말고 책 먼저 읽기

 3. 가나다순으로 강점 하나씩 보면서 대략적 순위 매겨보기(총 34가지라 2분할해서 대략 상위 17개, 하위 17개 정도로 이건 나랑 비슷한 것 같다~ 이건 별로 아닌 것 같다 정도~. 시간이 더 여유로운 분이라면 4분할정도 해도 더 재밌었다. 상위 5개만 골라보는 것도 재밌을듯.)

 4. 강점검사 결과랑 비교해보기

 5. 결과지 읽어보기

 이렇게 읽어보면 재밌는 시간이 될 것 같다.


 나는 상위 5개 결과지를 먼저 읽어서 나머지 부분만 책을 읽으면서 골라봤다. 6~10위에서 5개중 4개, 하위 31~34위에서 4개 중 3개를 맞췄다. 자기인식은 나쁘지 않은 편. 검사주체는 하위 순위의 강점들에 대해서 약점이 아니라 덜 발현된 강점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내 결과를 보면 역시 약점으로 느껴진다. 가장 발달하지 못한 강점들. 재밌는 건 하나하나 읽어보고 등급 칸을 매겨보는데 상위칸에 넣은 강점 항목이 더 많았다. 심리테스트가 언제나 잘 팔리는 이유! 글로 읽으면 다 자기 얘기 같다.


 대부분의 강점 항목들이 직관적으로 이해되는데, 상식과 약간 다른 부분도 있다. 정리, 신념이 그렇다. 다시 보니 영어 원문과의 느낌 차이같다. 정리는 깔끔하게 정리를 잘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배치 느낌에 가깝다.(Arranger) 인적 배치, 물적 배치를 잘 하는 특성. 신념은 신념을 지키려고 하는 것, 고집에 가깝다고 느껴지는데 설명에는 다른 부분도 포함하고 있다. 의미와 가치관이 중요 가치가 되면서 타인이나 공동체에 대한 헌신도 나와서 의외인 부분.(Belief) 


 내 검사결과는 

 1. 성취

 2. 배움

 3. 지적사고

 4. 수집

 5. 심사숙고

 6. 집중

 7. 자기확신

 8. 승부

 9. 발상

 10. 최상화

.....

 25. 전략

 26. 연결성

 27. 사교성

 28. 공감

 29. 개별화

 30. 커뮤니케이션

 31. 개발

 32. 회고

 33. 복구

 34. 포용


 관계와 커뮤니케이션 파트가 약하다. 주요 커뮤니케이션 파트 항목들이 하위권에 포진. 하위권 항목들을 반영하듯 상위권 항목들은 관계와 소통이 필요없는 독립적 강점들이 우르르.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사교성도 좋았던 것 같은데 무심코 주요 강점들에 집중해나가면서 줄어든 것 같다. 


 '성취' 항목에 대한 설명을 결과지와 책에서 보면서 정말 중요한 팁들을 얻었다. 얼른 인정하고 시스템화한다면 평생이 풍요로워질 조언들. 


 책에서는 '당신의 삶을 축하하고 인정하자. 성취 테마가 강한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을 인정하지 않은 채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 당신의 일 진행 과정과 목표 달성을 즐길 기회를 자주 만들어 이러한 충동을 조절하자.' 이 부분이 충격으로 와닿았다. 하지만 목표 달성을 즐기는 기회를 일정에 포함시켜도 완료 즉시 생기는 다음 목표에 대한 충동은 잘 조절될 것 같지 않다. 목표달성의 기쁨을 느끼는 시간과 공간을 강제로 설정하는 일은 할 수 있는 일.


 또 '성취 테마의 소유자는 하루가 늘 새로운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다고 느낀다. 하루가 끝나기 전에 무엇인가 실질적인 것을 성취해내야만 만족감을 느낀다. 여기서 '하루'란 주중은 물론, 주말과 휴가까지도 포함하는 그야말로 매일매일이다. 당신은 아무리 자신이 하루쯤 쉴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한 채 하루가 지나버리면 불만족스럽게 느낀다.' 이 부분도 충격이었다. 나는 매일 글자 그대로 똑같이 느끼는데 인쇄된 종이로 보니 굉장히 비정상으로 생각됐다. 잠자리에 들 때 객관적인 정도와 관계없이 스스로 지극한 만족 또는 불만족을 느낀다. 가끔 하루가 만족이든 불만족이든 뭔가 거대한 갈망에 삶 전체를 잡아먹힌 것 같을 때도 있다. 하지만 늘 다음날 일어나면 하루는 다시 시작.


 결과지에서는 '정기적으로 휴식을 취하십시오.' 이 부분이 새삼 충격이었다. 이걸 잘 하지 못해서 반복적으로 이석증이 오고 원하지 않는 때에 강제휴식기를 갖는다. 올해는 연초부터 월 1회 나들이 다녀오기를 목표로 휴식시간을 가지려고 노력중이다. 적응되면 점차 늘려가야한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각 항목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조합들을 안내하는 부분. 예를 들면 '심사숙고'의 경우는 '주도력', '자기확신', '행동' 같은 강점을 가진 사람과 파트너 관계를 추천하고 있다. 실행력을 보완해줄 강점들을 추천한다. 그래서 정리해본 강점별 보완 관계도.



 왼쪽의 강점이 오른쪽의 강점을 보완하고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정성'이라는 강점은 좋은 강점이지만, '개별화'라는 강점에 좋은 영향을 받으면 원칙적인 공정함에서 조금 더 유연해질 수 있다. 사람에게 정말 중요한 '공감'능력은 당연히 강점 항목 중 하나다. '행동' 강점이 사고 중심의 강점들을 보완해주기 때문에 이 많은 강점들을 보완해주고 발현시킬 수 있는 핵심 강점이 '공감'이 된다. 강점의 관계도에서 어떤 강점과도 보완성을 가지지 않는 항목들이 있는데 '성취', '배움', '지적사고' 등... 내 상위 5가지 항목들...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와 이해하는 기회, 인정하는 기회가 되어준 책이었다. 지루하더라도 꼼꼼하게 읽어보면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강점을 살리는 기회는 조언들을 손에 익혀 직접 만들어나가기.


 오늘은 페이퍼를 하나 썼으니까 쓸만한 일을 하나 했고, 만족하면서 잠들 수 있다!

 내일의 만족감은 다시 0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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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2-06-28 2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작년에 결막염에다 이석증 같이 와서 완전 힘들던데 건강을 잘 챙기시옵소서 ㅠㅠ 안 그래도 며칠 전에 누워서 난 대체 잘 하는게 뭐야… 이랬었는데 표준화 검사들도 나름 도움이 되겠네요. ㅎㅎㅎㅎ

link123q34 2022-07-04 08:41   좋아요 0 | URL
동시라니..! 많이 힘들었겠어요. 셀프검사같은 것도 해봤을 때 괜찮았는데 이번 검사는 더 정확하고 특징별 조언들이 아주 실제적이어서 돈값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경험상은 나는 잘하는게 뭐지.. 고민하는 사람들은 보통 재주꾼이 많았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