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Zero - 나의 모든 것이 감시 당하고 있다
마크 엘스베르크 지음, 백종유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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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혁신기술이 이끄는 미래사회를 어떻게 상상하시나요? 사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유토피아가 되었던 디스토피아가 되었던 모두들 한번쯤은 각자의 생각과 경험에 의해 각기 다른 미래를 그려보셨을 겁니다. 미래사회 ! 그것은 어쩌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기술문명에 종속되어 결국 모두를 한덩어리로 묶어 버리는 보편사회로의 진화가 아닐까 하는 우려도 하게 됩니다.


윤리적으로 옳고 그름이 반드시 사실의 진위와 같다고는 볼 수 없을겁니다. 지난 날 읽었던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신세계'에서 그려진 디스토피아나 조지오웰의 '1984'의 그것이나 윤리적으로 옳고 그름은 오간데 없고, 단지 인류의 한단계 진화라는 사실에만 주목하여 그것이 인류의 보편타당한 진리이며 결과라는 착각으로 귀결됨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최근 읽은 소설 "제로 - 나의 모든 것이 감시당하고 있다" 또한 과학기술의 진보와 이에 따른 편리함과 안락함이라는 울타리속에서 벌어지는 인간성 상실의 감시사회를 여과없이 잘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소설 "제로"의 줄거리는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국민개개인의 삶과 안전을 보장하며, 좀 더 풍요로운 사회를 건설한다는 명분으로 개인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는 국가와 그 권력기관 ! 그리고 이에 맞서 이를 폭로하고자 하는 "제로"라는 정체불명의 조직 ! 그리고 이들을 취재하는 기자이며 소설의 주인공인 "신시아" 그리고 전 세계의 수십억명의 사용자 정보를 가지고, 각 개인에 맞춤화된 최적의 코칭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프로미사" 어쩌면 선과 악이 뚜렷이 구별되는 주체들의 연관속에서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에 물듯 스피드있게 진행됩니다.


 "각 개인에 최적화된 편리함을 주는 대신 각 개인을 정보를 수집하여 새로운 권력의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소설 속 "프로미사"는 언뜻 세계적 IT 공룡기업으로 성장한 아마존, 페이스북 그리고 구글을 연상케 합니다. 그들이 우리들의 정보를 디지털화하려는 목적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단순히 사업적 성공 이면에 또 다른 음모가 숨어있지는 않을까요?

무심코 전달한 우리들의 수많은 개인정보와 관련 데이터들이 처리되는 과정 그리고 분석되는 과정 그리고 궁극적으로 적용되는 과정을 우리는 잘 알지 못합니다. 단순히 그들이 미리 정해놓은 "최적화된 편리함" 속에 안주하고, 그 이면을 보려는 시도는 망각해 버린건 아닐까요?


본 소설을 읽으면서 또 다른 책이 한권 생각납니다. 데이터 과학자로 유명한 캐시오닐이 쓴 "대량살상 수학무기 Weapons of Math Destruction"라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빅데이터가 인간의 무의식까지 통제하는 알고리즘에 의해 궁극적으로 사회 불평등을 확산시키고, 민주주의를 위협"하게 됨을 여러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시민으로서, 소비자로서 우리에 대한 수 없이 많은 정보가 어떤 제약도 없이 수집되어, 수상쩍은(불투명한) 알고리즘을 통해 우리를 점수화하고 평가내리고 있다는 말입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국가나 기업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 말은 곧 개인과 우리 사회를 데이터로 통합하고, 이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분석하고 적용할 수 있음으로 직간접적으로 감시나 통제가 가능함을 의미합니다. "알고리즘의 노예가 된 노동자들"로 가득찬 사회에서 다시금 1984의 빅브라더를 맹목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인류의 절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합니다.


일단 소설로서의 독서의 재미가 있는 책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재미로서만 끝나지 않는 묵직한 경계(警戒)의 변(辯)으로 가득한 책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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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의 미래
박광일 지음 / 렛츠북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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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기업을 포함한 공무원 조직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강의를 할 때면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조직의 비대화와 그에 따른 유연성 부족 그리고 비효율성" 입니다. 당연히 기존 정해진 규칙과 틀안에서 그리고 지침에 따라서 모든 처리를 감당해야 하는 공무조직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기존 "관료주의적 행정"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변화와 그에 따른 기업과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오대수 ! 오늘만 대충 수습하자 !


영화 "올드보이"의 주인공 오대수의 한 마디가 요즘 관가의 유행어라고 하니 당장 눈앞에 닥친 일만 신경쓰는 근시안적인 행정 조직의 행태가 개탄스러운 일입니다. 그래서 혹자는 현 시대를 "행정의 위기"라 말하기도 합니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과 서비스를 생산하지 못하는 그래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 버릴지도 모르는 공무조직의 역량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는 요즈음입니다. 그래서 본서 "행정의 미래"에서는 그 원인으로 2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첫째는 윤리적 문제로 행정이
이익 집단화되어 더이상 사회 정의실현을
추구하지 않는다 !


둘째는 시스템적 낙후성으로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의사결정 체계와 조직 운영역량을
갖추지 못했다 !

본서의 목적은 이러한 무능과 이익집단화 경향으로 흐르는 행정의 위기상황에서 좀 더 혁신적인 행정의 접근방법을 통해 잃어 버린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복원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한 문장 한 문장 다년간의 정책입안자로서의 커리어를 가진 저자의 깊은 고민이 묻어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본서는 아래의 순서로 논의가 진행됩니다.

Part 1에서는 제도화된 무능과 부패로 이미 이익집단화 성향을 띈 행정의 위기를 추적합니다. 즉, 위기의 진짜 원인은 국민이 아닌 조직의 이익만이 평가의 잣대가 되는 행정의 내부에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이에 대해 여러가지 예를 들고 있지요. 세월호 참사의 '해운마피아 문제', '서울시의 우면산 터널 민자사업' 그리고 국토교통부의 '건설기계대여금 지급보증제' 등.. 정형화된 형식의 정형화된 과정에 따라 정책을 생산하는 창의성이 결여된 단순한 루틴구조..  그리고 정부 역할의 모호성으로 인해, 실제로는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불분명한 태도를 취한다는 점 등...

Part2 ~ 4까지는 주로 경제학과 정보기술의 도구를 통해 행정 정책에 접근하는 방법론을 보여줍니다. 즉, Part 2에서는 주로 정보 전략과 행동주의 경제학을 통한 접근법을 제시하고, Part 3에서는 상호작용과 변화를 포함하는 상대성과 게임이론에 기반한 접근법을, 그리고 Part 4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통한 행정의 효율화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올바로 사고하는 합리적 존재인가라는 물음으로부터 출발하여, 우리가 당연시 해왔던 '합리성'이라는 가정이 현실에서는 거의 실현되지 않음을 예로 듭니다. 오히려 '합리적' 혹은 '비합리적'이라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적인 존재' 그리고 '경제적 존재'로 행동양식을 구분하여 접근하는 행동주의 경제학적 관점으로 정책을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는 일견 설득력이 있어보입니다.

이제 행정은 과거의 지배적 지위에서 추락하여 더 이상 일방적 규율이 통하지 않는 시대와 조우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시장의 다른 플레이어와 대등한 관계에서 그라운드에 서야함을 인식해야 합니다. 특히 '상대성'과 변화관리'의 관점이 중요하지요. 이제는 국민의 공복으로서의 현실을 이해하고 전략적 선택이 어떤 과정을 거치며 변화를 만들어 내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게임의 규칙을 생산하고, 이에 참가하는 게임 플레이어(기업과 가계)들의 전략과 그 결과를 예측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자가 예시한 과거 서울시에서 시행한 택시앱인 '지브로'의 실패와 '공갈협박범의 역설'은 저자의 논거를 뒷받침하는데 적절하다 여겨집니다.

3차 산업혁명시대로 부터 이어져오던 데이터 수집 및 분석 기술이 그 기반 기술의 쉼없는 발전으로 인해 이제 '빅데이터 분석'이라고 하는 커다란 진보를 이뤄낸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행정 정책 수립에 있어서도 이러한 정보 기술적 접근은 당연한 시대적 귀결이라 생각됩니다. 데이터 과학이 정책 대상에 대한 올바른 타게팅을 가능케하고, 의사결정과 성과분석까지 돕는 커다란 역할을 수행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저자는 단언합니다.

데이터 기반 행정이 행정의 새로운 비전이다 !

모든 결과는 숫자나 확률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데이터 만능주의는 경계해야겠지만 단순 소모적인 정책 결정권자들의 입씨름 흥정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구체적이고 검증된 정책 효과 분석이 실제 어떤 정책을 선택할지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는 기업의 데이터 활용과 분석을 통한 의사결정의 합리성에서 이미 입증된 사실이기도 하지요. 데이터는 고정관념을 허물고, 자신의 생각을 데이터로 검증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생각을 받아 들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무사 안일주의와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현 행정관료들의 인식을 일순간에 해소할 절호의 비책임을 믿습니다. 그러나 성급하게 과실을 따려던 지난날의 보여주기식의 행정에서 벗어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책의 기초가 될 데이터 기반을 착실히 다져야 행정의 미래가 담보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이제 우리사회는 개인이나 기업 할 것 없이 "자율과 분권 그리고 최적화"의 길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들을 지원하는 것이 본질인 행정조직 또한 그들과 함께 변모를 거듭해야 합니다. 정책 실패를 반성하고 어떻게 성과를 만들어 그들을 새로운 판의 승리자로 만들어 줄 조연의 길을 모색해야합니다. 그 과정에서 본서에서 제시하는 많은 솔루션들이 빛을 발할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많은 고뇌와 생각을 담은 책입니다.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조직에 비수를 들이대는 내부고발자의 심정이 느껴집니다. 또한 저자의 그런 깊은 관념의 끝에는 "좁은 길을 묵묵히 가는 행정이 결국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올곧은 진리가 자리하고 있음을 알기에 읽기 쉽지 않은 책임에도 완독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답니다. 많은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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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그 이후 - 블록체인 시대의 필수 교양
애덤 로스타인 지음, 홍성욱 옮김 / 반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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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토모 사토시의 비트코인이 암호화폐라는 이름으로 광풍과도 같이 몰아친지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렸습니다. 그가 우리들에게 알려주고자 했던 가치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진정한 신뢰와 분산 그리고 공유"가 무엇인지를 그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요? 그러나 인간과 화폐간의 탐욕의 틈바구니속에서 이더리움을 위시한 알트코인의 수가 대략 3,000여종이 난립하고 있는 작금의 사정을 볼때 어쩌면 그 본질을 보지 못하고, 현상만을 쫒고 있는 사회의 단면에 회의를 느껴 스스로 은둔자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본서 "암호화폐, 그 이후" 에서 저자는 암호화폐의 혁신의 핵심은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며, 이는 돈이 작동하는 방식뿐 아니라 법률과 민주주의에 이르는 수많은 것을 탈바꿈시킬 수 있는 매우 파괴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 단언합니다. 암호화폐가 세상에 나온 후 사람들은 돈을 기술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디지털 기술로서의 돈(Digitalized Money)의 미래는 어떤 형태일까요?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그리고 로봇공학과의 만남을 통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 권력분산을 통한 탈중앙화된 은행, 심지어 자율기업(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DAO) 과 같은 혁신으로 이어지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제목이 "암호화폐, 그 이후"로 되어 있지만 사실 본서는 암호화폐의 지나온 역사와 블록체인 기술의 향후 비전에 대해 거시적 그림을 제공합니다. 이 과정에서 초기 암호화폐의 부정적인 측면 예컨데, 청구살인과 마약거래 목록의 기록, 마운트곡스 사건 등을 다루기도 하고, 암호화폐의 작동원리로서의 블록체인 기술의 매커니즘을 고찰하기도 합니다.

다가올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주식투자에 실패한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인 뉴턴이 남긴 유명한 말을 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천체의 움직임을 계산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까지 계산할 수는 없었다." 인간의 탐욕과 욕망으로서의 돈의 미래는 어쩌면 우리들이 상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갈지도 모를 일입니다.

책을 보면서 생각해 봅니다. 나카모토 사토시는 왜 그토록 무모할 정도의 컴퓨팅 파워를 동원한 작업증명 방식을 택했을까? 왜 2,100만 비트코인을 총 통화량으로 정해 계획된 디플레이션을 상정해 놓았을까? 사회의 변혁과 성장의 원동력인 인간의 탐욕과 욕망을 거부할 수 없다면 이 힘을 이용해 새로운 신뢰의 프로세스, 새로운 신뢰의 생태계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요? 또한 마구잡이식으로 찍어낸 달러의 유동성으로 인한 화폐의 폐단과 폐해를 해소하기 위한 의도적인 제한은 아니었을까?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한 사회학적, 경제학적 관점에서 큰 시사점을 주는 책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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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경제 - 소비자의 틈새시간을 파고드는 모바일 전략
이선 터시 지음, 문세원 옮김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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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지하철이나 버스안에서 그리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동안 무엇을 하시나요? 그렇습니다. 거의 대부분 한 손에는 스마트폰을 움켜쥔채 어제 못본 드라마나 투자한 주식현황 아니면 실시간 검색 1위를 기록한 뉴스를 보고 계시지는 않나요?

여기 새로운 시장보다 큰 기회가 사람들의 버려진 시간 속에 있음을 어필하는 한권의 책이 있습니다. 바로 조지아 주립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인 이선 터시(Ethan tussey)가 쓴 "틈새경제, 소비자의 틈새시간을 파고드는 모바일 전략"입니다. 원서의 제목은 "The Procrastination Economy : the big business of downtime" 입니다만, 아마 본서의 내용에 맞춰 틈새경제로 번역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래전 부터 뉴스 보도를 통해 스마트폰 중독은 유아, 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인도 심각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접하곤 합니다. 또한 과학기술이 개인과 공동체를 단절시키는 역효과를 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본서의 저자는 조금 다른 관점을 이야기합니다. 즉,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교통 이용시 사회적 활동을 위한 옵션을 넓혀주고, 기다림의 지루함을 잘 대처하도록 해주며, 직장 동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공통화제를 제공해 주어 궁극적으로 우리를 둘러싼 모든 상황들에서 특정 맥락(기다림, 지루함, 즐길거리, 상호소통 등)을 처리할 수 있는 만능도구로 자리매김했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유인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을 위시한 스마트 기기의 사용시간(downtime)을 파고들어 기업, 특히 미디어 산업의 독자적인 매출향상을 꾀하는 전략을 밝히려는 것이 본서의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그와 더불어 온라인 미디어 문화의 창출과 소비를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요.

본서의 구성은 대략 아래와 같이 진행됩니다.

1장 : 모바일 사용시간대를 통한 틈새경제의 생성과정을 통해, 근무시간중의 자투리시간을 이용한 각종 미디어 산업체의 수익활동에 대한 논의

2장 :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어떻게 일터를 타깃으로 삼아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홍보하는가에 대한 "일터에서 일어나는 틈새경제"에 대한 논의

3장 : 옥외광고회사,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대중교통회사들이 출퇴근길에 일어나는 틈새경제를 통해 수익을 얻는 과정에 대한 논의

4장 : 기다림이라는 무력감을 떨쳐내기 위해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대기실에서 벌어지는 틈새경제를 통해 수익을 내는 방송사, 공항이나 터미널 방송 및 모바일 게임 산업체에 대한 논의

5장 : 커넥티드 리빙룸을 다중 스크린의 공간으로서의 틈새경제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

6장 : 앞선 장들에서 모아진 여러 정황을 통해 취합된 틈새경제가 "사물인터넷"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 주요 플랫폼이 되는 미디어 회사들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논의

책을 읽으면서 줄곧 저자가 이야기하는 "틈새경제의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과 그로 인한 참여 격차는 "인터넷의 발전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이 무심코 참여한 의미없어 보이기까지한 그 1분, 1초가 미디어 문화에 끼치는 영향과 미디어 산업에 미칠 파장은 실로 엄청나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익을 생각해 봅니다.

지금도 우리는 자신만의 이야기와 감정과 욕망을 서슴없이 디지털 공간에 풀어내고 있으며, 타인들과 교감하며 소통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나의 욕망과 욕구를 읽어내어 수익을 올리고자하는 또 다른 세상의 이야기들이 존재함을 자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책은 부지불식간에 소비자의 작은 틈새를 경제라는 돈다발로 바꾸고자하는 노력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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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정리하는 4차 산업혁명
최진기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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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대변혁을 예고하는 4차산업혁명을 한권으로 정리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책 한권을 들었습니다. 방송과 각종 미디어에서 인문학과 경제를 재미있게 강의하는 최진기 강사의 "한권으로 정리하는 4차산업혁명" 입니다.

사실 4차 산업혁명의 실체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신재생에너지와 ICT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3차 산업혁명이라 정의했던 제레미 리프킨의 경우 "아직 3차 산업혁명 즉 디지털 혁명의 잠재력이 채 여물지도 않았는데 종료를 선언하는 것은 시기상조"라 지적한 바 있지요. 또한 미국의 경제성장은 1970년대를 끝으로 더 이상의 성장은 없을 것이라 단언했던 로버트 J. 고든 교수 또한 "장기 저성장 국면에서 산업혁명이 제기되는 것은 부적절"함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한술 더 뜨서 4차 산업혁명이란 마케팅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국내외 학자들도 다수 있답니다. 3차 산업혁명과 4차 산업혁명간의 본질적 변화가 없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본서의 저자는 본질적 변화가 없음에도 그 속에서 꿈틀대는 변화의 씨앗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18세기에 태동했던 초기 자본주의와 21세기의 자본주의 모두 노동력의 상품화라는 본질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 변한 것이 없기에 변화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은 자칫 커다란 변화를 품은 작은 씨앗을 놓칠 수 있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씨앗이 일으킬 변화의 조짐과 결과를 실증적으로 찾아보는 실용주의적 견해라 볼 수 있지요.

본서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합니다.

1. 4차 산업혁명이란 궁극적으로 컨베이어 벨트로 대변되는 소품종 대량 생산시대에서 ICT와 제조업의 융합을 통해 각 개인의 욕구에 부응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으로의 진화과정이다.

2. 그렇다면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
개인과 관련해서는 기술적 실업과 관련되어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실업문제를 해결해왔던 과정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실업문제에 대한 해결책 그리고 기본소득제와 미래교육에 대한 논의가 이어집니다. 기업과 관련해서는 2가지 조건 즉, 소비자의 수요를 능동적으로 찾아 제안하는 기업 그리고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에 걸맞는 다양한 구성원을 가진 조직의 필요성을 이야기합니다. 국가와 관련해서는 탄탄한 제조업기반의 높은 정보화 수준을 가진 국가 그리고 스마트시티화에 유리한 메트로 폴리스 보유 여부를 지적합니다. 또한 강력한 리더쉽으로 사회통합을 할 수 있는 정부를 생존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합니다.

3. 4차 산업혁명시대의 생존 전략으로서의 창의력
이제껏 우리사회는 하나의 정답, 하나의 솔루션 찾기에만 집중된 교육이 이뤄져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정작 복잡한 문제 혹은 정답없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력에 대한 교육과 노력은 등한시되어 왔지요. 본서에서 제시하는 "개인주의에 기반을 둔 자유, 긍정유인 그리고 여행과 독서를 통한 낯설게 하기"와 같은 방법론은 저자의 인문학적 상상력과 경험에서 나온 발상이라 꽤 독특하다 느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이 왜 지금 이 시점에서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지 그리고 국가와 기업 그리고 개인의 생존 조건은 무엇인지를 기술이 아닌 인문학과 경제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책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물론 쉽게 읽힌다는 점은 저자의 또 다른 재능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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