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초개인화 경험을 설계하라
안용일.유성진.최호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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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마트폰 하나로 세상이 연결되던 시절, 우리는 손 안의 기기가 삶을 더 단순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어떠신가요?

스마트워치, 태블릿, 무선 이어폰, 스마트 TV, AI 스피커, 연결형 가전에 이르기까지... 기기의 종류와 기능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정작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경험은 예전보다 오히려 더 번거롭고 불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설치된 앱마다 다시 로그인해야 하고, 이 기기에서 하던 작업을 저 기기에서 이어받으려면 한참을 헤맨 기억이 납니다. 기술이 앞서 달리는 속도만큼,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일상의 편리함은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셈이죠.

기술의 풍요와 경험의 빈곤 사이에서의 묘한 불편함....

오늘 소개해 드리는 <AI 에이전트, 초개인화 경험을 설계하라>에서는 앞서 말씀드린 막연하고 묘한 '기술과 경험간의 불편함'의 정체를 날카로운 전문가적 시각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책의 초반에 마주쳤던 질문 즉 '기술은 앞서가는데, 왜 우리의 경험은 여전히 끊기는가?' 이 물음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세 저자가 수십년 간 현장에서 직면해 온 실질적 고민의 화두였습니다.

기능을 아무리 많이 쌓아도경험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를 저자들은 특정 기술의 완성도 문제가 아니라, 기기와 서비스를 처음부터 하나의 목적 흐름으로 묶는 구조적 설계 철학의 부재에서 찾고 있답니다.

각각의 기기가 서로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한 채 독자적으로 작동하고, 각각의 서비스가 자기 영역의 경계에서 기능을 멈추는 동안, 그 사이를 이어가는 부담은 고스란히 사용자에게 전가되어 왔다는 진단입니다. 물론 이 지점에서 저자들의 오랜 실무경험을 통해 쌓아온 관점의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문제 진단에 이어 책의 뼈대를 이루는 논리는 크게 세 개의 층위로 나눠집니다. 저자들은 완성된 사용자 경험(UX)이 실혐되려면 '물리적 토대', '논리적 구조', 그리고 '지휘와 조율'이 순서대로 쌓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첫 번째 충은 다양한 기기들이 서로의 상태를 인식하며 하나의 연합체처럼 움직이는 '물리적 연결 구조' 입니다.

두 번째 층은 그 위에서 여러 서비스가 개별 기능의 경계를 지우고 사용자의 목적을 중심으로 수렴하는 '논리적 융합 구조'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층이 바로 이 모든 흐름을 AI가 사용자의 맥락을 읽으며 실시간으로 조율하는 '지능적 지휘구조', 즉 'AIXO(AI Experience Orchestration)'로 명명합니다.

이 세 층위를 'MDX(Multi-Device eXperience)', 'MSC(Multi-Service Convergence)', 'AIXO'로 명명하고 각각의 설계 원리를 구체적인 사례와 기술 조건과 함께 풀어가는 방식은 막연한 미래 담론이 아니라 지금 당장 조직에 적용해 볼 수 있는 '경험 설계의 청사진'이 되기에 충분하다 생각해 봅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경험의 포기'를 다루는 대목이었습니다. 저자들은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떠날 때 큰 소리로 불면을 표출하거나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저 접속 빈도를 줄이다가 어느 날 자연스럽게 멀어질 뿐이라는 것이죠. 그 침묵 뒤에는 사실 수 십 번 반복된 작은 판단의 피로가 겹겹이 쌓여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말기 하나 하나의 성능에만 집착해 온 기업들이 놓쳐온 것이 바로 그 누적된 고객들의 피로라는 지적은 화면 한 쪽에 켜놓은 열 개의 앱 탭을 보다 지친 필자의 모습과 오버랩 되었습니다.

마지막 장에 이르면 저자들의 시선이 기업과 기술을 넘어 개인, 교육, 산업 전반으로 펼쳐집니다. AI 에이전트가 보편화된 세상에서 '개인'은 더 이상 기술의 수동적 소비자에 머물 수 없으며, 교육은 지식의 주입이 아니라 개인의 성장을 지능적으로 설계하는 방향으로 재편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기업'은 AI를 도입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경험 자체를 설계하고 지휘하는 조직으로 체질을 바꿔야 하고, '국가'는 기술 규제를 뒤따라가는 수동적 행위자에서 벗어나 판을 새로 자는 설계자의 역할을 맡야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책이 세 저자의 무게감있는 오랜 기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만큼, 읽는 내내 단단한 신뢰감이 함께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기술은 이미 충분히 빠릅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속도를 따라가는 경험의 구조를 설계하는 일, 그리고 그 설계를 지휘할 안목이라 믿습니다.

AI 도입을 검토 중인 기업의 전략 담당자, UX를 설계하는 기획자 혹은 AI 시대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고민하는 개인 등...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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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 제5판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강정인.김경희 옮김 / 까치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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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떤 책은 시대를 건너뛰며 생명력을 유지합니다. 500년 전 르네상스 피렌체의 서기관이 쓴 짧은 정치 논문이 지금까지도 전 세계인들의 서가에서 꺼내어지고, 강의실에서 토론되고, 리더십 서적의 참고 문헌 목록에 단골처럼 등장하고 있지요.

바로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입니다. '권모술수의 교본'이라는 낡은 딱지가 붙어 있으면서도, 정치와 권력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해야하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강정인, 김경희 교수가 옮긴 <군주론 (제5판)>을 다시 펼쳐보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군주론'은 이미 국내에도 여러 번역본이 유통되고 있지요. 그러나 이번에 읽은 강정인, 김경희 교수의 번역본은 이전 번역들과는 출발선이 다르다 생각됩니다.

한국 정치사상계 대표학자인 '강경인 교수'와 마키아벨리 전공 학자인 '김경희 교수'가 영어나 독일어 중역(重譯)이 아니라 이탈리아어 원문을 직접 대본으로 삼아 완역한 국내 최초의 원전 번역판이기 때문입니다.

번역의 가장 큰 덕목은 언제나 정확성이지만, 고전 번역에서의 정확성은 단순히 단어를 옮기는 것 이상을 요구한다고 생각합니다. '군주론'에서 핵심을 이루는 개념들 -예컨데, '비르투(virtù)'와 '포르투나(fortuna)'- 은 번역어 하나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책 전체의 의미가 달라지지요.

'비르투(virtù)'를 단순히 '덕'이라 옮기면 마키아벨리는 '도덕론자'처럼 보이고, '능력'이라 옮개면 냉혹한 '현실주의자'로 비칩니다. 그런데 김경희 교수가 박사 논문 자체를 이 개념 규정에 바쳤다는 사실은 이 번역 선택의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다루었는지를 짐작케 합니다.

당연히 책을 읽으면서 역자들이 단순히 문장을 한국어로 옮긴 것이 아니라 마키아벨리가 사용하는 언어의 결을 함께 옮기려 노력했다는 인상이 줄곧 따라 왔답니다.

마키아벨리를 '권모술수의 대가'라 부르는 세간의 평가는 사실 그를 제대로 읽지 않은 결과라 생각합니다. '군주론'에는 분명 불편한 대목들이 있습니다. 어느 상황에서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충고, 체사레 보르자의 냉혹한 숙청을 모범 사례로 드는 서술 등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 맥락을 끝까지 따라가면, 마키아벨리가 비도덕적 행위 자체를 찬양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보전해야 하는 공인의 책임이라는 조건 아래 그것을 설명하고 있음이 드러납니다.

'폭력으로 권력을 잡을 수는 있어도 명예는 얻을 수 없다'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는 이도 마키아벨리라는 사실을 많은 독자들은 그냥 지나치곤 하지요.


나아가 마키아벨리는 '당위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누구보다 냉철하게 바라본 사상가가 아닌가 합니다.

세상에 선한 사람만 있다면 도덕만으로도 충분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세상에서 선함만을 고집하는 것은 오히려 파멸로 이어진다는 그의 논리는 냉소가 아니라 현실에 대한 정직한 진단이었다 생각합니다.

기존 번역본과는 달리 이탈리아 원문에서 출발한 번역이라서 일까요? 중역을 거치는 과정에서 흐릿해졌던 마키아벨리의 주장이 좀 더 읽기 쉽고 훨씬 또렷하게 되살아난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회와 역량의 조화'라는 시각은 '군주론'을 읽는 또 다른 관점을 제공한다고 봅니다.

모세나 키로스 같은 인물들이 위대해진 것은 단순히 타고난 능력 때문도, 순전한 행운 떄문도 아니었습니다. 역량을 갖춘 사람에게 기회가 맞아 떨어지고,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움켜쥘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죠.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군주론'은 단군히 통치자를 위한 매뉴얼 그 이상으로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자기 역량을 어떻게 기르고 어떻게 발현할 것인가를 묻는 자기계발서의 성격을 갖습니다. 물론 이 질문은 2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생각합니다.

'야만족의 지배로 부터 이탈리아를 해방하기 위한 호소'인 마지막장이 오래동안 머릿 속에 남을 듯 합니다. 분열된 이탈리아를 바라보며 외세를 몰아내고 조국을 지탱할 강력한 지도자의 출현을 촉구하고 있지요.

이 대목은 냉정한 권력 분석서로만 읽혀온 '군주론'이 실은 애국적 열망과 서사를 담고 있는 텍스트임을 잘 보여준다 생각합니다. 물론 강정인, 김경희 두 교수의 번역은 마지막까지 그러한 그의 열망까지도 놓치지 않고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백 년에 걸쳐 여러 언어를 경유하며 변형되어온 마키아벨리의 언어를 원문 그대로에서 가져온 오리지널 '군주론'에 가장 가까운 번역본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풍부한 해설과 관련 부록까지 갖추었으니, 거의 완전체 '군주론'으로 손색이 없다 생각합니다.

평소 '군주론'을 읽어 보고 싶었던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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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어떻게 일해야 할까 - AI가 들어온 회사에서 벌어진 작은 변화들
백미르 지음 / 다온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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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정리해 준 정보위에서 진짜 내 생각으로 결정을 내리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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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어떻게 일해야 할까 - AI가 들어온 회사에서 벌어진 작은 변화들
백미르 지음 / 다온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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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많은 분들이 챗GPT를 포함한 생성형 AI로 인해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문득 들게 되더군요...

업무 회의가 끝나고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겁니다. 분명 논쟁도 없었고, 나름 결과도 나쁘지 않았는데, 돌아오는 길에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 그런 느낌 말이죠. 회의 시엔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는데, 정작 아무도 강하게 발언하지 않던 회의, 자료는 넘쳐 났는데 손을 먼저 드는 사람은 없던 그 묘한 회의장 분위기....

AI가 조직 안으로 스며들면서, 일하는 방식은 기술적으로 분명 진화했는데, 어딘가 묘하게 달라진 것만 같은 느낌...

사실 AI가 도입되면 야근이 줄고, 업무가 가벼워지고, 결정이 명쾌해질 것이라 모두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현실은 그 반대인 경우가 많지요. 보고서는 AI가 더 빨리 만들어 주지만, 왜 매일 야근을 해야하고, 데이터는 더 정교해졌는데 왜 결정은 점점 늦어지는 걸까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AI 시대, 어떻게 일해야 할까>를 펼치며 가장 먼저 느낀 점은 'AI를 어떻게 잘 써야 하는가'가 아닌 'AI가 들어온 뒤 사람들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환영식도 없었고, 누군가의 자리가 갑자기 비워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어느 날 부터 회의 자료가 조금 더 깔끔해지고, 문서에서 어색한 표현이 조금 더 줄고, 회의실에서 말을 꺼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조금 더 길어졌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러한 '조금'의 변화들이 쌓여 결국 조직의 문화와 결정 구조 자체를 뒤흔든다는 사실을 책을 읽어나가면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AI 덕분에 필요한 자료는 이미 화면에 펼쳐져 있고, 무엇을 해야할 지도 명확합니다. 그러나 막상 행동으로 넘어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왜 더 길어진 걸까요?

저자의 분석은 명쾌해 보입니다.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정보가 너무 잘 갖춰진 탓에, 그 위에서 내리는 판단의 무게와 책임이 더 선명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AI가 실수를 줄여주는 환경일수록,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은 더 조심스럽게 행동을 미루게 된다고 지적하는 부분에서 무릎을 쳤습니다.

나아가 회의 시간이 짧아지고 발언이 줄어드는 현상을 저자는 단순히 '효율이 올라간 것'으로 치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안전해진 회의, 즉 아무도 틀리지 않기 위해 아무도 먼저 나서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진단이 날카롭게 느껴졌습니다.

AI 도입 이후 회의에서 한 번 꺼낸 말은 메모로 남고 정리되어 공유되는 분위기 입니다. 이러니 사람들은 발언하기 전에 '이 말이 나중에 어떻게 해석될까'를 먼저 계산하게 된다는 말이죠.

말은 줄어 들었지만 생각은 오히려 흩어지고, 조직은 매끄러워 보이지만 그 안의 확신은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는 저자의 인사이트가 오래 기억 속에 남을 듯 합니다.


그렇다면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결정의 주체'를 되찾는 문제를 핵심으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AI는 선택지를 준비해주지만, 그 선택을 책임지는 순간까지 대신해주지는 않습니다.

속도와 정확성이라는 기술의 진보 앞에서, 인간이 붙들어야 할 것은 바로 '왜 이것을 선택하는가'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맥락과 판단력이라는 것입니다. 본서가 단순한 AI 활용 가이드가 아닌 일의 감각과 태도를 다루는 이유가 바로 여기있다 생각합니다.

책의 구성은 여러 장에 걸쳐, AI 시대에 달라진 일의 감각, 결정의 구조, 침묵과 발언의 균형, 책임의 이동, 흐려진 역할의 경계,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지켜야할 고유한 영역까지 하나씩 탐색하고 있답니다.

실제로 많은 직장인들이 매일 경험하고 있지만, 딱히 언어로 표현하기 힘들었던 상황들을 저자는 아주 구체적으로 묘사합니다. 마치 회사 회의실에서 있었던 일을 누군가 몰래 지켜본 뒤 정확히 재현해 놓은 것 같은 기시감처럼 말이죠... 읽는 내내 들었던 책의 전반적인 느낌이었습니다.

AI가 조직에 가져다준 일종의 '안정감'은 분명히 인정합니다. 불필요한 감정 낭비가 줄고, 명백한 실수도 줄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 안정감이 '확신'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빠르게 처리되는 일 속에서 정작 '이게 정말 맞는 방향인가'를 깊이 따져 묻는 시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면, 그건 기술의 실패가 아니라 우리가 그 기술 앞에서 스스로를 포기한 결과일 수 있지 않을까요?

저자는 이 지점을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짚어 내고 있습니다. 'AI 시대에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결국 'AI 시대에 나는 어떤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더 근원적인 물음으로 수렴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책을 덮고 한 동안 일하는 방식을 다시 들여다 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지금 AI가 정리해 준 정보 위에서 진짜 내 생각으로 결정을 내리고 있는가, 아니면 그냥 흐름에 맡기고 있는가...

거창한 혁신 선언이 아니라, 오늘 회의에서 내가 왜 말을 꺼내지 못했는지를 솔직하게 들여다 보게 만드는 책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AI가 이미 스며든 조직이나 회사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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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X, 속도의 제국 - 인류의 방향은 속도로 결정된다
김세훈 지음 / 미래지식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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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어딘가에서 재사용 로켓이 대기권을 향해 솟구치고 있고, 로켓이 남긴 불꽃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다른 대륙의 공장 내에서는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부품을 조립하고 , 전기차가 모은 방대한 데이터가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움직임의 상당수가 하나의 이름 아래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바로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 입니다. 그를 그저 기행이 잦은 부호 정도로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피상적인지 새삼 깨닫게 되는 지점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머스크의 이름을 뉴스 헤드라인으로 소비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테슬라 주가의 급등락, 스페이스 X의 극적인 발사 장면, X(구, 트위터) 인수 이후의 논란 등....

하지만 이런 장면들을 아무리 들여다 본다한들 그가 어떤 제국을 쌓아 올리고 있는지 전체 그림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센터포레스트 파트너스 '김세훈 대표'의 <일론 머스크 X, 속도의 제국>은 바로 이 보이지 않던 구조를 한 권의 책 안에 입체적으로 그려내려는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저자는 분명히 인물 중심 전기가 아니라, 머스크가 설계해 온 산업 구조를 해부하는 전략 분석서로 본서를 정의하고 있음을 책의 서문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20년 넘게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에서 다양한 사업을 경험해온 저자가 현장에서 체험한 '산업의 속도감'을 문장 속에 촘촘히 녹여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역시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제목 그대로 '속도'라 생각합니다.

여기서의 속도란, 단순히 일을 빠르게 처리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기술, 조직, 생산, 데이터가 같은 방향으로 정렬될 때 만들어지는 시스템 차원의 힘을 가리킵니다. 많은 회사가 모두 '빠르게 움직이자'라 외치지만, 실제로는 부서마다 서로 다른 목표를 향해 움직이며, 힘을 분산시키는 현실과 대비됩니다.

저자는 머스크의 제국이 두려운 이유를, 그가 '좀 더 빨리 움직이는 회사'를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빠를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설계했기 때문이라 짚어 냅니다.

책에서는 머스크의 전략을 'Everything=X'라는 개념 아래 비전, 조직, 인재, 혁신의 4가지 벡터로 정리합니다.

'비전'은 테슬라 마스터 플랜에서 다행성 문명으로 이어지는 목표처럼, 조직의 행동을 한 방향으로 묶는 장치로 그려집니다.

수직 통합을 강조하는 '조직' 벡터에서는 기가 캐스팅과 스페이스 X 생산 방식이 핵심 역량을 내부에 모아 비용과 시간을 동시에 줄이고, 결국 경쟁사들이 따라오기 힘든 속도를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인재' 파트에서 저자는 AI 시대 인재를 스펙이 아니라 집요함, 몰입, 버티는 힘으로 정의하며, 머스크의 '팀 속도를 떨어뜨리는 인물'에 대한 냉정한 정리가 조직 전체의 벡터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 해석하고 있지요.

'혁신' 벡터는 전기차, 자율주행, 로보틱스, AI, 우주 인프라라는 머스크의 사업들을 하나의 구조 경쟁으로 엮어, 같은 방향을 향한 하나의 거대한 벡터의 부품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알렉산더 대왕의 원정 사례는, 속도와 한 방향으로 설계된 군대 구조가 어떻게 제국의 흥망을 가르는지 보여주며, 21세기 머스크의 그것과는 '속도의 제국'이라는 관점에서 자연스럽게 겹쳐지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선을 온통 머스크에만 두지않고, 자연스럽게 '우리 조직의 벡터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라는 질문과 대답을 독자들에게 계속적으로 돌리고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에서 설명하는 머스크의 4가지 벡터는 특정 기업을 넘어 어떤 조직에도 적용 가능한 프레임으로 제시되며, 기술 트렌드를 쫒기 전에 먼저 방향을 설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본서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핵심은 미래를 빠르게 예측하는 법이 아니라, 조직, 기술, 자본, 사람의 힘을 한 방향으로 모아 미래를 빠르게 '설계'하는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머스크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AI, 로보틱스, 우주 산업이 뒤섞여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지금을 사는 사람이라면, 미래는 저절로 오지 않고 누군가의 설계와 실행으로 앞당겨지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는 책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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