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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트렌드 2027 - AI 이후, 에이전트가 바꾸는 일과 돈의 미래
김지현 지음 / CRETA(크레타) / 2026년 10월
평점 :
*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항공권과 숙소를 비교하고 예약하는 일을 누군가에게 맡길 수 있다면, 우리는 검색 창 보다 그 사람을 먼저 찾게 될 겁니다.
만약 그 역할을 AI가 맡는다면 달라지는 것은 여행 준비 시간만이 아니라 고객을 기다리던 플랫폼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기준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IT 트렌드 2027>은 이런 변화에서 출발해 AI 에이전트가 일의 순서와 기업의 수익 구조를 어떻게 재편할지 상세히 분석하는 책입니다.
우선 프롤로그를 통해 웹과 모바일 이후의 변화를 특정 챗봇의 인기에 한정하지 않고, 기기, 인터페이스, 플랫폼의 재편으로 설명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IT 전문가로서의 저자의 식견이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특히 에이전트가 상품을 탐색하고 거래를 준비하는 환경에서는 보기 좋은 화면 뿐 아니라 가격, 재고, 거래 조건을 기계가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제공하는 능력이 중요해 진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나아가 고객이 허용한 범위 안에서 AI가 거래하고 예외 상황에는 승인을 요청하는 '위임 결제' 구상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의 경쟁은 사람이 찾아오도록 만드는 데서, 사람의 대리인 즉 AI 에이전트가 신뢰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준비하는데까지 넓어질 것이라 예측해 봅니다.
참고로 저자가 제시하는 2027 IT 트렌드 키워드 10을 옮겨 봅니다.
- 토큰 이코노미 : AI를 쓰고 만드는 기준점이 토큰이 된다
- 에이전트 이코노미 : 사람이 보고 누르던 인터넷을 AI가 대신 실행한다
- 온디바이스 AI로 인한 하이브리드 AI : 폰과 PC는 작게 실행하고, 클라우드는 깊게 생각한다
- AX 2.0 : AI 도입을 넘어 에이전트를 위한 업무 시스템 설계다
- 피지컬 AI와 RX : AI가 현실계로 나와, 공장과 물류를 바꾼다
- 개인 AI 에이전트 : 스마트폰 속으로 자비스가 들어온다
- 바이브 코딩과 에이전트 : 코딩을 모르는 사람도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 사스포칼립스와 위기의 SI : 에이전트가 SaaS와 SI를 흔든다
- AGI의 문턱 : 똑똑한 AI를 넘어, 실행하는 AI로 진화한다
- 소버린 AI와 AI 인프라 전쟁 : 왜 지금 AI 주권이 필요한가

저자가 제시하는 2027 IT 트렌드 키워드 10가운데 특히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토큰 이코노미'와 'AX 2.0'의 연결이었습니다. AI가 얼마나 영리한지 감탄하는 단계를 지나, 실제 업무 한 건을 끝내는 데 얼마를 쓰고 얼마나 수정해야 했는지 따져야 한다는 관점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불필요한 문서 입력, 과도한 고성능 모델 사용, 끝없이 반복되는 에이전트 작업을 비용 낭비의 원인으로 짚습니다.
이 내용을 보고서와 회의록 자동화, 퇴사자의 경험을 보존하는 업무 시스템, 소스트웨어의 구축보다 지속적인 운영과 연결하게 되면, AI 전환이란 도구를 하나 더 구매하는 일이 아니라 업무가 흘러가는 경로를 다시 정하는 일로 읽힙니다.
온디바이스, 클라우드의 역할 분담과 피지컬 AI도 같은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모든 판단을 가장 큰 모델에 맡기거나 기존 작업장에 로봇만 들여놓는 대신, 계산할 위치와 작업 환경을 목적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결국 책에서 말하는 AI 생태계에서의 '병목'이란 반도체나 데이터 센터의 부족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리되지 않은 데이터와 불필요한 승인 절차, 재사용되지 않는 경험 역시 기술의 성능을 성과로 바꾸지 못하게 하는 제약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미래 기술 목록 보다 AI가 늘어난 뒤에도 사람이 책임져야 할 일을 먼저 정하라는 후반부의 제언이 더 눈길을 끄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보고서 작성이 빨라져도 보고 자체가 늘어난다면 조직은 바빠질 뿐이며, 실행 권한을 받은 AI 에이전트의 행동을 추적할 수 없다면 담당자 이름만 적어둔다고 책임 체계가 생기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날카롭게 느껴졌습니다.
'소버린 AI'와 '인프라 경쟁' 역시 이 맥락에서는 거대한 국가사업 이야기에 머물지 않습니다. 외부 서비스에 어느 정도 의존할 것인지, 조직의 데이터와 경험 가운데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묻는 문제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다만 2027년의 전망을 모든 산업이 동시에 도달할 확정된 시간표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한편으론 각자의 현장에서 변화의 속도와 장애물을 점검하는 가설로 활용하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투자 관점에서도 기술의 필요성이 커진다는 사실과 특정 기업에 이익이 남는다는 판단은 구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책에서는 이와 관련해 특정 기업을 언급하진 않지만, 그 보다도 AI가 만들어낸 속도 뒤에서 무엇이 막히고, 누가 그 문제를 풀며, 그 과정의 가치와 책임이 어디에 쌓이는지 등과 같은 AI 대전환이라는 거대한 트렌드의 본질에 맞닿은 질문을 하게 만든다는데 의미가 있다 생각합니다.

사람이 앱을 고르던 시대에서 에이전트가 서비스를 고르는 시대로의 전환은 본격적으로 가속화 될 전망입니다. 본서에서는 단순한 유행을 좆지 말고 앞선 10가지 키워드를 통해 우선적으로 '병목'을 읽으라 주문합니다.
AI 호황의 승자가 되기 위해 인프라와 트렌드를 동시에 추적하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