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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AI 그리고 브랜드 - 절대 실패하면 안 되는 100년짜리 실험의 시작
정지원.염선형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공지능(AI)이 산업과 일산을 재편하는 대전환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더불어 기후위기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소비자의 가치관은 빠르게 변하며, 기술은 숨 가쁘게 진화하고 있지요.

이러한 혼돈 속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과 연결하는 브랜딩 또한 더 이상 과거의 틀에 갇혀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꿀벌, AI 그리고 브랜드>는 AI와 기후 위기라는 두 거대한 흐름 속에서 브랜드가 어떻게 새로운 맥락을 찾아야 하는지를 탐구합니다.
특히, 저자들이 단순히 환경과 기술의 충돌을 다루는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가 소비자와 사회를 지속 가능한 미래로 이끄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절대 실패하면 안되는 100년짜리 실험'이라는 부제는 브랜드가 지금 선택하는 길이 앞으로의 세기를 결정할 만큼 중대한 과제를 암시한다 하겠습니다. 즉, 브랜드는 이제 더 이상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닌 지속가능한 가치와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책은 기후 문제를 상징하는 '꿀벌'과 기술 혁신을 대표하는 'AI'라는 두 개념을 중심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기존 브랜딩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전제로, 브랜드가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환경과 기술의 균형석에서 새로운 맥락을 찾아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혁신 브랜드 사례]
책에서는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들의 사례를 통해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실증적으로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페트병 대신 알루미튬 캔을 활용하는 '리퀴드데스', 비건 가죽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내구성을 강조하는 신발 브랜드 '캠퍼', 소비자의 버리는 습관을 바꾸기 위해 기존의 공식을 깨버린 '누드' 껌 브랜드 등은 기존의 친환경 마케팅과는 다른 차원의 브랜딩 전략을 보여줍니다.
이들은 단순히 '친환경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것이 아닌, 소비자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행동가지 유도하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저자들은 이를 두고 "좋은 의도만으로는 부족하며, 브랜드는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지속가능한 브랜딩 전략]
나아가 저자들은 브랜드가 생존하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을 다양한 관점에서 제시합니다. 특히, 브랜드의 실험정신을 강조하며, 성공을 위한 혁신적인 시도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실험은 실패할 수 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계속 시도하고 학습하는 과정"이라는 표현이 이를 대변한다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오션클린업의 라이브 스트리밍 프로젝트(태평양 쓰레기 수거를 생중계하며 관련 기업들과 협력해 플라스틱을 전기차 생산에 활용)는 단순한 모금 활동을 넘어 기업과 소비자가 직접 환경 문제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저자들은 이러한 실험이 소비자에게 진정성을 전달하고, 기업의 기후 감수성을 키운다고 강조합니다. 관련하여 책에서 인상 깊었던 문장은 "위기는 분명하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실험은 성공을 보장하지 않지만, 멈추지 않는 브랜드 만이 변화와 혁신을 이끌 수 있다는 메시지가 강렬하게 다가온 순간이었습니다.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과 공진화]
책은 브랜드가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방식인 '공진화(co-evolution)' 개념을 강조합니다. 저자들은 "브랜드는 소비자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단순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넘어, 브랜드와 소비자가 함께 지속가능함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겁니다.
[브랜드가 바꿔야 할 것은 무엇인가?]
<꿀벌, AI 그리고 브랜드>는 단순한 친환경 마케팅을 넘어, 브랜드가 어떻게 기후 위기와 기술 혁신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우리가 기존에 알던 브랜딩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과 브랜드가 소비자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메시지가 명확합니다.
결국 본서가 지향하는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두 가지 키워드는 '지속가능성'과 '혁신'이라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 키워드를 수많은 브랜드 사례를 통해 구체화하는 과정이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환경과 기술 사이에서 자신들만의 아이디어와 전략을 찾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고 때로는 도발적이었습니다. 특히, AI를 단순히 효율성 도구로 보지않고, 에너지 전환의 로드맵을 그리는 데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신선했습니다.
관련하여, 저자들은 AI가 기후 문제의 일부라는 딜레마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브랜드의 실험 도구로 삼아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예컨데, 데이터로 소비자 인식을 바꾸고, 기술로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설계하는 모습은 AI 시대 브랜딩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생각합니다.
다만 책이 주로 디지털 기반의 혁신적 브랜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전통 산업이나 물리적 제조업에 종사하는 독자들에게는 다소 적용이 어려울 수 있을 듯 합니다.
또한 AI와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일부 사례가 표면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저자들이 제시하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하라'는 원칙은 어떤 분야든 보편적으로 적용가능한 인사이트가 아닌가 합니다.
실험은 실패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을 통해 브랜드가 성장한다는 메시지는 매우 희망적으로 비춰졌습니다. 친환경이나 ESG경영을 넘어, 기후와 기술 사이에서 브랜드가 공진화하며 지속가능한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책을 덮으며, 내 삶에서 불필요한 플라스틱을 줄이는 작은 실험을 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이 작은 실험이 우리 모두를 위한 '100년 짜리 실험'의 시작일지 모를 일입니다.
AI 대전환의 시대에 브랜딩의 맥락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본서를 통해 실험의 첫 걸음을 내디뎌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