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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정리하는 4차 산업혁명
최진기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18년 5월
평점 :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대변혁을 예고하는 4차산업혁명을 한권으로 정리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책 한권을 들었습니다. 방송과 각종 미디어에서 인문학과 경제를 재미있게 강의하는 최진기 강사의 "한권으로 정리하는 4차산업혁명" 입니다.
사실 4차 산업혁명의 실체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신재생에너지와 ICT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3차 산업혁명이라 정의했던 제레미 리프킨의 경우 "아직 3차 산업혁명 즉 디지털 혁명의 잠재력이 채 여물지도 않았는데 종료를 선언하는 것은 시기상조"라 지적한 바 있지요. 또한 미국의 경제성장은 1970년대를 끝으로 더 이상의 성장은 없을 것이라 단언했던 로버트 J. 고든 교수 또한 "장기 저성장 국면에서 산업혁명이 제기되는 것은 부적절"함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한술 더 뜨서 4차 산업혁명이란 마케팅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국내외 학자들도 다수 있답니다. 3차 산업혁명과 4차 산업혁명간의 본질적 변화가 없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본서의 저자는 본질적 변화가 없음에도 그 속에서 꿈틀대는 변화의 씨앗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18세기에 태동했던 초기 자본주의와 21세기의 자본주의 모두 노동력의 상품화라는 본질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 변한 것이 없기에 변화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은 자칫 커다란 변화를 품은 작은 씨앗을 놓칠 수 있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씨앗이 일으킬 변화의 조짐과 결과를 실증적으로 찾아보는 실용주의적 견해라 볼 수 있지요.
본서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합니다.
1. 4차 산업혁명이란 궁극적으로 컨베이어 벨트로 대변되는 소품종 대량 생산시대에서 ICT와 제조업의 융합을 통해 각 개인의 욕구에 부응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으로의 진화과정이다.
2. 그렇다면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
개인과 관련해서는 기술적 실업과 관련되어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실업문제를 해결해왔던 과정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실업문제에 대한 해결책 그리고 기본소득제와 미래교육에 대한 논의가 이어집니다. 기업과 관련해서는 2가지 조건 즉, 소비자의 수요를 능동적으로 찾아 제안하는 기업 그리고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에 걸맞는 다양한 구성원을 가진 조직의 필요성을 이야기합니다. 국가와 관련해서는 탄탄한 제조업기반의 높은 정보화 수준을 가진 국가 그리고 스마트시티화에 유리한 메트로 폴리스 보유 여부를 지적합니다. 또한 강력한 리더쉽으로 사회통합을 할 수 있는 정부를 생존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합니다.
3. 4차 산업혁명시대의 생존 전략으로서의 창의력
이제껏 우리사회는 하나의 정답, 하나의 솔루션 찾기에만 집중된 교육이 이뤄져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정작 복잡한 문제 혹은 정답없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력에 대한 교육과 노력은 등한시되어 왔지요. 본서에서 제시하는 "개인주의에 기반을 둔 자유, 긍정유인 그리고 여행과 독서를 통한 낯설게 하기"와 같은 방법론은 저자의 인문학적 상상력과 경험에서 나온 발상이라 꽤 독특하다 느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이 왜 지금 이 시점에서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지 그리고 국가와 기업 그리고 개인의 생존 조건은 무엇인지를 기술이 아닌 인문학과 경제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책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물론 쉽게 읽힌다는 점은 저자의 또 다른 재능인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