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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들이 온다 - 아이디어 X 기술로 새롭게 판을 짜다
김현정 지음 / 라곰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말 그대로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겁없는 청춘들이 주도하는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 시대입니다. 판에 박힌 암기 박사들, 문제풀이 대장들이 엘리트(Elite)로서 기업을 만들고 이끌어가던 시대는 지났다는 말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으로 큰 기업들이 진출하기 힘들거나 지루한 의사결정에 매몰되어 있을 때, 민첩하게 판단하고 결정하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판을 만들어나가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본서 <루키들이 온다 : 아이디어와 기술로 새롭게 판을 짠다>에서는 간편 송금서비스 업체인 "토스", 사물인터넷(IoT)를 통해 가축 헬스케어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유라이크 코리아", 렌트카 형식의 차량공유서비스 업체인 "쏘카" 그리고 웨어러블과 헬스케어 기술을 통해 수백만원 대의 보청기를 10만원대로 낮춘 "올리브 유니온" 등의 스타트업을 시작으로 아이디어와 기술로 새로운 비즈니스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들을 일컬어 "작은 아이디어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기존에는 없는 시장을 만든다"는 의미로 루키(Rookie)라 부르고 있습니다. 원래는 루키란 주로 스포츠 팀에 새로 입단한 1년 미만의 신인이나 정규선수로 출전한 일이 없는 선수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러나 '스타트업의 루키'라는 의미에서 어쩌면 당돌함, 민첨함, 무궁무진한 잠재력 등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대략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이런 루키들의 공통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루키는 남들 보다 조금 일찍 미래를 살며, 미래와 현재 사이에 다리를 놓는 개척자 들이다.
2. 기존 방식으로 해결이 안되는 문제에 맞서 적절한 기술을 도입하여 획기적인 해결책을 내어놓는다.
3. 4차 산업혁명 기술은 과정과 결과 모두 평등하다고 믿는다. 비록 자신이 기술을 모른다 할지라도 기꺼이 배우고자 하며, 기술을 가진 사람들과 협력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본서를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세번째 내용입니다. 아시다시피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거의 대부분의 기술들은 이미 공개가 되어 있거나 저렴한 비용으로 활용한 가능한 기술들입니다. 예컨데,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동하여 IBM의 왓슨이나 MS의 코타나 같은 인공지능(AI) 기술들을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딥러닝을 통해 학습을 마친 이들 인공지능의 결과값들을 활용하거나 프로그래밍 API를 통해 비즈니스에 활용할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은개방되고 공유돼 있어서이미 만들어진 기술을가져다 내 문제를해결할 수 있다. (P.20)"
본서에서 제시하는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의 경우, 이러한 오픈 소스 혹은 공유 플랫폼을 통해 불편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아이디어를 모으고, 비전을 통해 설득하여 초기 자본을 모은 케이스들입니다. 3D프린터와 취미라는 아이디어를 결합하여 성공한 "라돈"과 오픈소스 플랫폼인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의료정보를 보관하고 공유하여 성공한 "메디블록" 이 그 좋은 예라고 할 것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린대로 이제는 내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준비하고 시작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단지 필요한 것은 불편한 현실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아이디어 그리고 그에 알맞는 해결책으로서의 기술, 그리고 뜨거운 열정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기술을 가진 사람,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융합하여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Organizer 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우리 교육 또한 이런 "협력하는 괴짜"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지식이 아닌 지혜의 장(場)이 되어야 합니다.
또 한가지... !!
사실 많은 분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디지털 스타트업 기업의 가장 큰 경쟁력은 디지털 기술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기술자체는 경쟁력이나 전문성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의 하나의 요소일 뿐,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의 특징은 기술이 아닌 "노마진(No margin) 비용 구조"라는 점입니다.
일찌기 제레미 리프킨이 그의 저서 <한계비용 제로사회>에서 강조했다시피 단위 생산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지는 디지털 비지니스 모델 채용이야 말로 신생 디지털 스타트업 기업의 전통기업에 맞설 수 있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서의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른 결정과 빠른 실행 그리고 빠른 실패와 빠른 적응"을 기반한 스타트업이야 말로 21세기 4차 산업혁명의 선두에 선 우리나라의 미래일자리와 미래먹거리의 한 축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한 가지 책에서 언급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스타트업 기업은 태생적으로 실패를 밑천삼아 지속적인 도전이 불가피합니다. 말 그대로 실패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과정에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는 선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 번의 실패로 더 이상 도전할 기회가 사라지는 지금의 사회적 구조속에서는 우버나 에어비엔비와 같은 혁신 기업을 탄생시키기란 요원합니다. 정부와 국민들의 제도와 인식의 변화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이쯤에서 저자의 집필의도가 더욱 명료해 집니다.
작은 아이디어에 기술을 접목해 사람들의 삶에 편리와 풍요를 더 하는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있다는 저자는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면 지금부터 기술과 산업의 흐름을 이해하라고 주문합니다. 이는 곧 돈이 몰리는 곳에 산업이 생기고, 기회가 생기고 그로 인해 일자리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특히 막연한 미래를 걱정과 불안 속에 하루 하루를 보내는 문과생 여러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많은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