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경제의 미래 - 공유경제의 완성
박항준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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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을 논하는 현 시점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기술의 발전과 진보만을 이야기합니다. 아시다시피 혁명이란 기술로만 발전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화하는 기술은 사회 상황에 최적화된 경제적 매개체와 결합할때 엄청난 시너지 효과와 파괴력을 가집니다. 신석기 혁명기의 발전된 농업기술과 화폐의 결합과 영국의 산업혁명기의 증기기관 기술과 신 금융기법이 만났을 때 처럼 말이죠.

그렇다면 현재의 4번째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경제적 매개체는 과연 무엇이 될까요? 핀테크? 공유경제? 암호화폐?


오늘 소개해 드리는 <크립토 경제의 미래>의 저자인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 박항준 부회장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등장한 공유경제는 그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분배의 형평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소득 과정의 투명성은 간과한 점이다. '나눔' 이라는 분배방식에도 거부감이 있다.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경제철학으로 '누림의 경제'를 소개한다.

누림의 경제는 사회적 합의에 의해 사회통합의 목표를 설정, 공동체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며, 형평성 있는 분배를 실현함으로써 일방향적인 기존의 공유경제 모델과는 달리 '주는 이'와 '받는 이' 모두가 함께 혜택을 누리는 '호혜의 원칙'이 작동한다."

그리고 이러한 누림의 경제에 기초한 사회를 이끄는 핵심이 바로 '크립토(Crypto)'라고 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생태계를 의미합니다. 물론 그 핵심에는 사회통합, 형평성 있는 분배 그리고 공동 이익 창출이라는 대명제가 자리하고 있지요.

본서에서는 누림의 경제를 위한 크립토(암호화폐)를 위한 몇 가지 생태계 모델을 제안합니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응급외상센터의 설립과 운영 등의 사회적 노력의 일환으로 '이국종 코인(가칭)'의 발행과 국가를 지키다 상해를 입은 군인들의 처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역병 공제 코인 등이 그것 입니다.

현재까지 발행된 각종 암호화폐(코인)이 금융모델로만 접근한 한계를 넘어 사회공학적 모델과의 융복합을 통해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하고, 공유경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크립토 경제'라는 미래 경제 모델을 제안하고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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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의 미래 보고서 좌충우돌 중학생을 위한 4
오승현 지음, 권용득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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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는 2019년 초의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과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아보입니다. 21세기 들어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소위 'New Normal (저성장, 저금리, 저고용) 현상' 과 사회구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 이 유독 우리나라에 더욱 혹독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가계와 기업의 소비를 통해 지속적으로 상품을 생산하고, 일자리가 마련되고 급기야 국가의 경제 성장률이 올라가는 선순환 구조가 2000년대 들어 문제를 드러내면서, '고용없는 성장'이니 '저성장 기조'니 하는 경제침체의 늪에 빠지게 된 것이죠. 물론 선진국에서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혹은 디지털 혁명 또한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하는 각국의 노력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과거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통한 고도 성장기의 대기업 육성정책을 통한 성장과 분배의 논리, 일명 '낙수효과' 가 사라져 버린 현 시점에서, 99대 1이라는 극화와 불평등이 전개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그 비전을 전망하려면 현재의 대한민국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될 2025년 이후를 생각한다면 현재의 청소년 세대의 현 상황의 이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것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너희들의 미래보고서>에서는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문제의 해결은 어떤 것이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본서의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저출산의 덫

1983년 이후 35년 넘게 2.1명을 밑돌고, 2001년 이후 20여 년 가까이 1.3명을 회복하지 못하는 출산율과 65세이상(생상비가능인구)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20.8%에 달할 전망인 2026년의 초고령사회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소비촉진-> 내수활성화-> 투자증가->일자리 확대의 선순환 구조는 저출산으로 인한 내수시장의 위축으로 인해 구조적인 붕괴를 가져오게 됩니다. 저출산의 현실적인 원인인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을 짚어보며, 700만명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의 일환으로 비정규직을 줄이고, 복지와 사회 안전망 확충에 대한 제안으로 마무리합니다.

2. 저성장의 늪

과거 연평균 9.6%의 경제성장률을 이뤄내 고도성장기를 구가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IMF사태(1997)와 세계 금융위기(2008)를 거치면서 한국경제는 2011년 이후 줄곧 3% 내외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저성장 시대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저성장-> 기업 투자감소-> 일자리,소득감소-> 소비부진-> 저물가-> 저성장 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저성장은 부의 양극화와 저출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3. 인공지능과 로봇화

저출산, 고령화 그리고 저성장이라는 부정적인 사회, 경제학적 변수 위에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일자리를 잠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산업화 시대의 자동화가 인간의 신체적 능력을 기계가 대체한 것이라면 이제는 신체적 능력 위에 정신적 능력과 인지 능력까지 대체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합니다.

물론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새롭게 생겨나는 일자리도 있겠지만, 기존의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상당수는 일자리를 기계에 내어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특히 자동화가 가능한 업무는 가장 큰 타격을 입는 반면 자동화가 어렵고 몸과 마음을 섬세하게 사용하는 일자리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4. 모두가 행복한 사회

경제성장과 시민행복 즉, 성장과 분배의 문제를 소득불평등의 관점에서 논의합니다. 소득 불평등이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시민행복을 위해서 경제성장이 필요하지만, 그것은 공정한 소득분배를 전제로한 성장이라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듯 보입니다.

책의 표지에는 중학생들을 위한 서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은 초등 고학년 부터 성인까지 읽을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경제, 인구, 사회구조의 변화와 현 상황을 저출산, 저성장 그리고 저고용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틀에서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낙수효과와 관련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미심장한 발언과 함께 본 서평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과거엔 유리잔이 흘러넘치면 가난한 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유리잔이 가득 차면 마술처럼 잔이 더 커져버린다."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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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의 원칙 - 최고의 기업에서 배우는 인재경영 전략
신현만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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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과 개인의 창의성과 아이디어 융합이 요구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당연히 글로벌 기업들의 인재 유치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재는 기업의 자산이자 새로운 부를 창출할 동량(棟梁) 이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갖춘 인재 확보는 곧 기업의 생존과 직결됩니다. 우리나라와 다방면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중국은 전 세계에서 첨단 분야의 인재를 영업하기 위해 기존 연봉이 4~5배 이상을 제시하는 등 국가간 인재모시기 경쟁이 치열한 요즘입니다.

2000년대 들어와 기존의 은행, 금융, 에너지 등 전통산업이 쇠퇴하고, IT, 반도체, 전자 등의 소프트파워로 무장한 새로운 유형의 기업들이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이름으로 시가총액 Top10 안으로 진입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넷플릭스, 구글, 아마존, 애플 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그렇다면 기존의 대량생산 기반의 산업경제 시대를 지난 현 시점에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주목받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앞서 나가는 기업들은 어떤 식으로 인재를 얻고 관리하고 있을까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사장의 원칙>의 저자인 '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기업들은 불활기에 활로를 열어줄 사람, 성장 정체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길을 제시하는 사람, 경쟁의 판도를 바꾸는 법을 아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성장의 정체를 벗어나는데 필요한 것은 기술, 설비, 상품, 마케팅, 영업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경험이 많은 경영자들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인재투자'라고 확신합니다." (p. 7)

본서에서는 이러한 인재관리와 인재경영에 성공한 넷플릭스, 구글, 아마존, 지멘스, 애플, P&G 등 글로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사례를 통해 한국사회와 기업의 제2의 성장엔진이 될 혁신적이고 새로운 인재 관리기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먼저 우리가 잘 아는 넷플릭스의 경우 어떻게 초고속 성장을 이루게 된 것일까요? "A급 인재를 채용하고 파워풀한 성과를 내는 조직문화를 만든 덕분"이라는 겁니다. 평범한 수준의 직원에 비해 뛰어난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컨설턴트는 1,200%나 생산성이 앞선다는 연구결과도 이를 뒷받침해 줍니다. 물론 넷플릭스 직원들은 성과와 책임만 완수한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대우와 자유를 누리고 있습니다. 인사고과, 휴가, 근무기간 같은 제재없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유롭게 업무를 본다는 말이죠.

그리고 '직원들간의 협력'을 가장 높이 평가하며, 우수한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이야 말로 회사 생활의 만족도를 높이고, 지속적으로 A급 인재를 끌어들이는 원동력이라 이야기합니다. 즉, 누구와 일하느냐와 어떻게 함께 일하느냐에 집중하는 것이 넷플릭스 인재경영에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라 할 것입니다.

아마존 또한 인재 경영에 심혈을 기울이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CEO인 제프베조스는 "완벽한 직원이 회사를 그만 두는 것 보다 처음부터 잘못된 사람을 채용했을 때의 부작용이 더욱 감당하기 힘들어진다"고 하면서 "조직문화에 적합한 사람만 선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즉 '직원이 곧 회사'라는 이야기입니다. 초창기와는 달리 현재는 '기준평가관' 제도를 통해 입사 대상자들 중 '기준'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는 채용거부권을 행사하여 철저하고 면밀한 면접을 통해 아마존의 조직 문화에 맞는 인재들만 채용하기로 유명합니다.

본서는 아래의 4개의 장으로 논의를 이어갑니다.

1. 100조 기업을 일군 사장들의 인재경영 기법

2. 되는 기업, 되는 사장의 인재관리는 어떻게 다른가

3. 기업가치 100배 키우는 조직문화

4. 인재경영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오류

1~3장까지는 인재 경영/관리에 성공한 글로벌 기업과 개인의 스토리텔링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4장은 본서의 키포인트가 되는 장으로 저자의 연륜과 경험이 묻어나는 통찰이 빛나는 순간이라 봅니다.

인재경영에서 반드시 피해야할 오류를 "결정, 채용기준, 리크루트, 지속성, 선점, 관점, 양성, 극복, 경영체제" 라는 9가지로 분류하고, 중국 병법서와 세종의 3단계 인재 검증법 그리고 중국 황제들의 인재관리 비법인 유소의 '인물지' 등을 통해 인재를 알아보는 법, 등용하는 법, 협업하는 법 그리고 조직문화에 적응토록 하는 법 등의 인재 관리 전략을 제시합니다.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인 한비자(韓非子)가 말한 일류 리더의 조건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삼류 리더는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고, 이류 리더는 남의 힘을 이용하며, 일류 리더는 남의 지혜를 사용한다 !"

성장의 정체로 고민하는 리더들과 기업가치 제고를 고민하는 경영자, 임원 그리고 인사담당자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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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와 있다 - 기술은 인간관계를 어떻게 바꾸는가
피터 루빈 지음, 이한음 옮김 / 더난출판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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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SF 영화의 단골 소재였던 가상 현실(VR)은 더 이상 화면 속에서만 볼 수 있던 환상만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연구실에만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가상현실은 기술의 진화와 더불어 우리네 일상으로 침투하여 대중화의 물꼬를 트고 있습니다.

사실 최근까지만해도 가상현실(VR)이니 증강현실(AR)이니 하는 기술은 커다란 헤드셋을 쓰고, 가상의 공간이나 현실에 가상을 덧댄 3D 오락 게임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시각적으로는 어느 정도 현장감이 있지만, 인간의 오감 특히 촉각에서 오는 몰입감이 크게 떨어져 100% 몰입에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단지 조금 현장감있는 영상 정도라고 할까요....


그러나 오늘 소개해 드리는 <미래는 와 있다>에서는 VR 기술의 최근의 눈부신 성과와 더불어 모든 기존 산업을 뒤엎을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360도 시야의 움직임에 따라 그대로 펼쳐지는 현장감과 손이나 몸에 스치거나 부딪히는 그대로의 느낌, 더 나아가 같은 가상 공간을 공유하여 나의 분신인 아바타가 서로를 알아보고, 함께 대화하고, 감정을 나누는 경지에 이르게 되면 영화에서나 본 듯한 가상과 현실의 구분이 모호한 미래가 더는 미래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

엔터테인먼터 산업? 화면 영상 속으로 들어가 연예인들을 만나고, 그들이 당신이라는 존재를 감지해 반응하기까지 한다면 그 이후에도 영상만 보는 것에 만족할 수 있을까요? 여행 ? 가상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는 멋진 휴양지를 거니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더 이상 휴가철에 바닷가로 가는 비행기 표를 사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겠죠. 교육? 교실을 벗어나지 않고도, 미술 시간에 학생들을 루브로 박물관까지 데려갈 수 있다면? 부동산 회사를 방문한 고객은 VR을 통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집들을 둘러 볼 수도 있답니다.

<미래는 와 있다>의 저자인 피터 루빈은 세계적 과학기술 잡지인 "와이어드"의 문화 부분 총괄 편집장인 까닭에 앞서 말씀드린 최근 기술이 반영된 수 많은 VR 경험을 할 수 있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그는 "VR은 우리들이 생각하고 있는 그 이상의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이뤄냈으며, 가까운 시기에 그것도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놀라운 VR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단언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VR 경험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바로 현존감(Presence)이라고 하는 뇌의 매커니즘이 그것입니다. 현존감이란 가상으로 겪고 있는 것을 뇌가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여 몸에 그에 맞게 반응하도록 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즉, 뇌가 가상 경험에 속아 그 경험이 실제인양 몸이 반응하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VR 헤드셋을 쓰고, 고층건물 옥상의 가장자리에 서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인데 누군가 "한 발 내디뎌보라"고 한다면 과연 선뜻 그렇게 할 수 있을 까요? 이성적으로는 괜찮을 것을 알지만, 뇌의 다른 부분에서는 실제로 까마득한 고층 건물 꼭대기 가장자리에 서 있다고 판단하고 생존을 위해 "절대 그럴 수 없음"을 명령하게 됩니다.

당연히 교감신경계가 발동하고, 심박수가 올라가며, 손바닥에 땀이 날 수도 있겠죠. 바로 이것이 VR경험의 핵심인 현존감이며, 그 중에서도 최근 가장 큰 성장을 거듭한 '촉감현존감(Tactile Presence)' 이야말로 몰입을 강화시키는 중요 변수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따른 한가지 중요한 요소는 바로 "친밀감과 공감" 입니다.

저자는 몰입된 가상세계에서 사람들과의 친밀감과 유대감 그리고 공감을 통해 인간의 상호작용을 새롭게 변화시키며,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제약을 없앰으로써 경험을 선택하는 양상 그리고 우리가 삶을 공유하는 양상까지도 바뀔 수 있다고 진단합니다. 열악한 환경의 난민촌 소녀의 눈으로 바라본 가상현실 경험을 통해 오히려 기존 보다 기부액이 몇 배 더 늘었다거나, 가상공간에서의 만남 클럽을 통해 실제 결혼에 성공한 커플의 사례는 이런 새로운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곧 머지않은 미래에 펼쳐질 전주곡에 불과합니다. 일하고 여가를 즐기고, 감정을 느끼는 방식 그리고 특히 현실 세계에서 서로 관계를 맺는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친밀감, 신뢰, 사랑, 자신감, 감흥 같은 것을 느낄려면 다른 누군가(상대방) 가 필요했지만, 가상현실(VR)을 통해 우리는 이제 인류 역사상 최초로 그런 느낌들을 혼자서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기술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여전히 인간으로 남을 수 있을까요?

가상현실의 기술적인 측면과 더불어 사회학적이고 문화사적인 통찰이 깃든 책이라 평가합니다. 저자의 경험을 빗댄 스토리텔링 식의 전개가 보는 이들에게 재미와 통찰을 한 번에 선사합니다. 많은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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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반전의 조건 - 대전환기의 위험과 대응
김동원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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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국경제는 지난 해에 이어 빨간 불로 시작했습니다. 거의 모든 경제 지표들은 위험수위에 와 있고, 특히 우리나라는 OECD 평균을 밑도는 심각한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에 발목이 잡혀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내수 소비의 원동력인 인구의 감소와 저출산, 고령화는 경제 활력을 떨어뜨린지 오래되어 보입니다.

전기를 산업동력으로 전환하는데 앞장 선 미국이 산업혁명의 기틀을 마련한 대영제국으로 부터 패권을 가져온 지 100년만에 중국이 다시 미국의 패권을 노리는 '세기적 전환기' 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디지털 전환, 세계 정치경제 체계 측면에서는 세계주의의 후퇴를 의미합니다. 이는 곧, 생산활동의 중심이 기계에서 데이터로 바뀌는 디지털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2020년대 중국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통해 G1에 도전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정치, 안보, 문화적으로는 미국과 수출,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우리나라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 중 무역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조만간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벌어지리라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한국경제, 반전의 조건>의 김동원 교수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저성장 엔진에 고령화라는 무거운 짐을 싣고 선원들이 보수와 진보로 편을 갈라 싸우고 있는 한국을 향해 대전환시대의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여기서 갈수록 분명해질 2가지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저성장과 고령화의 함정에 직면한 한국경제가 미, 중 무역전쟁이라는 뜻밖의 복병을 만났으며, 이것이 심각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과,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에 따라 한국경제의 미래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p.6)

그래서 본서의 주요 내용은 미, 중 패권전쟁의 양상을 띤 무역전쟁을 둘러싼 세기적 대전환의 시대가 한국경제에 미칠 위험과 그런 위협에도 불구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중국의 4차 산업혁명 대비 국가 전략이라 할 수 있는 '중국제조 2025'를 자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와 불공정 무역의 원천으로 간주하는 미국은 궁극적으로 미래 첨단산업에 있어 중국의 도전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 중 무역 분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물론 오바마 행정부 시기인 2010년 이후부터 아시아. 태평양 중시 정책인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전략' 또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으나, 트럼트 대통령 취임이후 부터 좀더 노골적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중국 압박 수단을 관세에서 글로벌 공급사슬의 차단으로 바꾸면서, 미국과 중국 간의 일대일 대결을 시장경제 블록과 국가자본주의 체제의 비시장경제 블록간의 대결로 전환하여, 비슷한 손해를 보는 시장경제블록의 단합과 공동대응을 호소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 또한 주목해야할 내용입니다. 한국을 포함해 캐나다, 멕시코, 일본, EU를 대중국 무역응징의 블록에 편입시켜 미국 중심의 연합세력을 편성하여 세계 무역시장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장기 전략의 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입니다.

그렇다면 저자가 전망하는 미, 중 무역전쟁의 판세는 어떻게 될까요?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승리가 확실해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현재와 같이 미국의 글로벌 공급사슬의 압박을 지속하기 어려워지는 반면, 국가자본주의를 혁신하는 대신 중국경제의 취약 부문을 개선하고 효율성을 제고함을로써 오히려 미국에 대한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특히 미국 대기업의 반발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는 지속적인 입장을 견지할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더 나아가 미국과 중국의 대결은 군사적 대치 국면까지 포함한 신냉전체계의 갈등까지 가중되어 더욱 복잡하고 불활실한 장기전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곧,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맞물려 세계경제의 장기침체를 가져올 위험성까지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죠.

당연히 한국의 입장에서 수출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의 위기는 한국경제의 위기입니다. IMF의 예측에 의하면, 무역마찰로 인한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은 2019년 최소 0.56%에 달할 것이며, 이는 우리나라 성장률이 중국의 성장률 감소로 인하여 2019년 최소 0.25% 저하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다른 위기는 '중국제조 2025'의 추진으로 중국의 수입대체 산업이 급속하게 발전하여 조만간 기술 수준에서 한국의제조업을 추월함으로써 한국으로 부터 수입했던 중간재의 범위가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디스플레이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는 한국기업들이 밀려나고 있으며, 대중국 수출의 1/3을 차지하는 반도체와 자동차 분야가 그 다음 타깃이 될 전망입니다.

이러한 외부적 악재와 더불어 장기 저성장 시대의 기록적으로 낮은 실업률과 악화되고 있는 고용상황, 역동성을 잃은 경제여건 등은 산업생산 구조의 심각한 왜곡을 불러왔으며, 특히 반도체, 전자부품을 제외하면 제조업은 지난 5년간 생산활동의 감소를 이어왔습니다. 당연히 제조업의 대외 경쟁력 저하는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제조업 경쟁력 저하의 원인으로 투자 침체 보다 주목해야 할 양상은 대규모 기업의 진입이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조 신생기업의 감소와 소멸기업의 정체로 제조업의 역동성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제조업체 수의 감소와 더불어 제조업의 고용이 감소하는 이른바 "경제의 조로화" 현상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대내외적인 암울한 '한국경제의 반전의 조건' 은 무엇일까요?

2011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7%에서 2012년 2.3%로 급격한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2011년 9월 유럽 재정위기가 발생하고 그 여파로 2012년 세계 경제가 큰폭으로 침체된 바로 그 시점입니다. 현재 국제 경제 여건이 2012년의 데자뷔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합니다.

금융측면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이로인한 금리역전으로 인한 대외불균형 압력이 크게 높아질 수 있으며, 2017~8년 대중국 수출과 반도체 호황에 의지해왔던 한국경제는 2019년 중국과 세계 경제의 위축과 함께 국제 금융자금의 이동으로 인한 금융충격까지 직면함으로써 실물과 금융, 주식시장과 부동산, 국내와 해외에 결쳐 그야말로 '퍼펙트스톰(Perfect Storm)'에 노출될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장기간의 경기 침체를 겪은 이후라 2012년의 그것 보다 더 큰 충격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정책을 뛰어 넘을 총체적인 위기 대응 전략이 반드시 준비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저자에 의하면 우선 경제 생태계를 개선하여 기업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구조 개혁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이뤄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저상장 추세에도 불구하고 성장잠재력을 최대한 제고하기 위해서는 역동적인 경제활동을 촉진하는 경제 시스템과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는 조언입니다.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폭 넓은 상품 생산역량을 가진 한국 경제는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을 아우러고, 섬유제품에서 반도체까지 모든 공산품을 수출하는 '다차원의 허브경제'의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허브경제의 장점을 경쟁력으로 한국경제의 성공 경험을 다른 개도국에 이전하는 동시에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글로벌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합니다. 이렇듯 경제 생태계를 혁신하고 일관된 정책을 지속으로 추진하여 강한 경제력을 끌어올리면서, 이와 함께 고령사회에 대비한 튼튼한 사회안전망 확충의 필요성을 제시합니다.

기존 우리 사회는 앞서가는 경쟁자를 따라 잡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고압력 사회'(압축성장시대)를 경험했습니다. 이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방면의 대전환이 진행되는 지금,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콘텐츠로 경쟁해야 하는 시대로 진입했습니다. 이에 따라 자유롭고 유연한 사고가 만들어지는 사회, 즉, '저압력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는 점 또한 잊지말아야 할 것입니다.

한국 경제의 대, 내외적 현 상황과 반전의 기회를 엿보시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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