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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쇼크 이후 세계의 변화 - 한국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오오마에 겐이치 지음, 박세정 옮김, 노규성 / 북스타(Bookstar) / 2020년 10월
평점 :
코로나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정확하게는 1990년대 말 ~ 2000년대 초 부터 이미 세계는 탈세계화, 디지털화 그리고 자국 우선주의 등으로 분열과 혼란의 징조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 골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 많은 분들이 예측하고 있답니다.
특히 코로나로 개인의 행동양식이나 정부의 역할 그리고 국가 간 질서 등 사회, 경제, 외교 전반에 걸친 대변혁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산업의 확대와 더불어 '탈세계화'와 '디지털화'가 뉴노멀로 자리 잡을 전망이고, 이는 우리 경제에 상당한 도전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코로나 쇼크 이후 세계의 변화>에서는 VUCA로 대변되는 불확실성이 가중된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세계 경제의 동향'과 '세계 정세의 변화' 그리고 '21세기 세계의 바람직한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저자가 일본을 대표하는 전설적인 컨설턴트로 평가받는 분이니 만큼 전체적인 논의의 중심을 일본에 두고, 진행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즉, 미, 중 대립을 비롯한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세계 경제가 동시에 하락하는 가운데, 서방 국가의 경제의 장기정체가 지속되는 현재 상태를 '일본화(재패니피케이션; Japanification)'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기 대책을 위한 금리 인하와 금융 완화로 서구 중앙은행들 역시 금융 완화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일본은행화'를 지적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금융완화로 인한 유동성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 또한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상장사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등 실물 경제 측면에서는 주가가 상승할 이유가 없어 언제 하락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기도 합니다.
세계 정세의 경우, 한마디로 "분열하는 세계"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자국 제일주의'와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의 대두로 중우정치(衆愚政治)가 확대됨에 따라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에서 블렉시트 찬성파인 보수당이 압승하면서 EU의 분열과 영국의 분열 위험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과 분열의 세계상을 극복할 21세기 세계의 바람직한 모습으로 저자가 꺼내든 카드는 바로 "분단"에서 "연대"로의 촉구입니다. 1990년대 초 미소 냉전 종식 이후 대략 30년 간의 글로벌 연대와 공조를 모색해 오던 세계 각국은 다시금 분열의 조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기능을 상실해 버린 국제회의와 국제기구들, 파리 기후 협정(이산화탄소 배출)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 기축통화로서의 미국 달러의 문제점 등을 통해 분열의 조짐을 암시한 저자는 이를 타계하기 위해 다시 한번 국민이나 국가 단위를 초월해 전 지구적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간 협력과 공조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함을 역설합니다.
그 와중에 '잃어 버린 20년의 일본'을 돌아보며, 열등감 덩어리가 되어 버렸음을 고백하며, 이를 타계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강대국과 인접하고 있는 '퀄리티 국가'들을 참고하여 전략을 수립하며, 지방과 기업은 세계 각국으로 부터 부를 유치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함을 역설합니다.
일본의 경우, 중국을 활용하여 '퀄리티 국가'를 지향할 것을 제안합니다. '미국'과 인접한 캐나다와 '독일'과 인접한 스위스, 덴마크, 스웨덴이 각각 미국과 독일을 최대한 활용하여 경제적 번영을 이룩하고 있으며, 스웨덴 국적 기업이면서 독일을 최대 시장으로 하고 있는 H&M의 경우를 그 예로 들고 있답니다.
경제 규모가 큰 대국 근처에서 그를 활용해 경제적으로 번영하고 있는 퀄리티 국가가 세계 곳곳에 이미 여럿 존재함에 따라, 우리나라 또한 유사한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특히 권말 부록 형식으로 수록된 "한국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서는 코로나 이후의 디지털 대전환과 비대면의 부상 그리고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서의 "한국판 뉴딜" 사업의 소개와 성공 방정식 등을 소개합니다.
한국판 뉴딜은 코로나 위기 대응을 넘어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국가 혁신 전략이며, 종합 기획안입니다. 코로나 위기 대응에서 확인했듯 속도만큼 중요한 것은 정확한 방향과 변화를 수용하는 자세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성숙한 시민의식과 정확한 판단, 그리고 잘 짜여진 시스템이 만나면 엄청난 시너지가 발생한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킨지 출신의 세계적 경영 컨설턴트인 저자가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경제, 정치, 사회의 변화와 지속 가능한 세계를 재 창조하기 위한 인류의 도전과제를 객관적 자료 분석을 통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책으로 평가합니다. 특히 [특집, 한국판]에서 설명하는 '한국형 뉴딜' 사업과 이를 둘러싼 우리나라의 미래 대응 전략은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칼럼으로 기억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